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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오늘 챗GPT에게 무엇을 물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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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세상에 처음 공개된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는 초기에는 보고서 작성, 이메일 초안, 코드 작성 등 업무 효율화 도구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지금 챗GPT가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은 “여드름 진정에 얼음을 대는 게 효과가 있나요?”,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요?”, “아이와 함께할 문화 활동으로 뭐가 있을까요?”와 같은 일상적 대화인 것으로 조사됐다. 출시 3년 만에 전 세계 성인 인구의 10%가 쓰는 서비스로 성장한 챗GPT는 이미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인간의 판단과 선택을 돕는 새로운 일상 도구로 자리 잡았다.
최근 오픈AI와 하버드대, 듀크대 등 공동 연구진이 약 150만 명의 챗GPT 사용자 대화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연구는 2024년 5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전 세계 7억 명의 사용자 중 표본을 추출해 약 110만 건의 대화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는 단일 챗봇을 대상으로 한 연구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연구에 따르면 챗GPT 사용자 중 73%는 AI를 직장보다 일상에서 더 자주 활용하고 있었다. 2024년 6월까지만 해도 비업무 목적의 사용 비중이 53%였지만 불과 1년 만에 20%포인트(P) 늘어난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가정 내 생산성(Home Productivity)’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백색가전이 가사노동의 효율을 높였듯 챗GPT가 의사결정과 문제 해결을 가정과 학습, 취미 영역으로까지 확장시켰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대화 내용을 주제별로 분류했는데 전체 메시지의 약 80%가 실용적 가이드, 정보 탐색, 글쓰기 등 세 가지에 집중됐다. 실용적 가이드는 학습·과외·생활 팁·창의적 아이디어 제안 등 맞춤형 조언을 포함하고 정보 탐색은 사람이나 제품, 레시피처럼 기존 검색엔진이 제공하던 사실 확인을 대체하는 성격이 강하다. 글쓰기는 이메일 작성, 보고서 정리, 번역, 요약 등 디지털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내는 요청으로 업무와 관련된 활용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업무용 메시지의 40%가 글쓰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가운데 3분의 2가 새로운 글을 작성해달라는 요청이 아니라 사용자가 제공한 글을 수정하거나 번역·요약·비평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는 챗GPT가 단순 창작 도구라기보다는 인간이 만든 결과물을 개선하는 편집 파트너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시에서 조언 요청으로… 달라진 대화 방식
대화 방식도 달라졌다. 연구진은 사용자와 챗GPT의 대화를 질문(Asking), 작업(Doing), 표현(Expressing)으로 분류했는데 질문이 49%, 작업이 40%, 표현이 11%를 차지했다. 질문은 정보나 조언을 구해 더 나은 판단이나 결정을 내리기 위한 대화, 작업은 이메일·보고서·코드 등 사용자가 요청한 결과물을 AI가 만들어내는 대화를 말한다. 표현은 정보나 결과를 요구하지 않고 감정이나 의견을 드러내는 대화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작업 비중이 더 컸지만 이제는 “이 보고서를 작성해줘” 같은 지시형 요청보다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같은 조언 요청이 앞섰다. 연구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질문 비중은 51.6%로 늘고 작업은 34.6%로 줄었으며 표현은 13.8%를 차지했다. 고학력자와 전문직일수록 질문 빈도가 높아 챗GPT를 사고와 판단을 돕는 ‘조언자’로 활용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특히 관리자·연구원·엔지니어 집단은 글쓰기와 의사결정 지원에서 챗GPT를 적극 활용했다.
사용자층의 변화도 뚜렷하다. 출시 초기 전엔 사용자의 80%가 남성이었으나 2025년 들어 여성 사용자 비중이 52%로 역전했다. 연령별로는 26세 이하 청년층이 전체 사용량의 절반을 차지하며 젊을수록 사용 빈도가 높았다. 또 최근 1년간 저·중소득 국가에서 채택 속도가 빠르게 늘면서 초기 미국과 유럽 중심이던 서비스가 이제는 글로벌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연구진은 챗GPT가 지식 노동에서 ‘작은 판단 차이를 크게 증폭시키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노동부의 직무 분류체계에 따라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업무 관련 대화의 81%가 정보 수집·해석·기록, 의사결정·문제 해결·창의적 사고에 집중됐다. 산업과 직군을 막론하고 비슷한 패턴이 나타났으며 이는 챗GPT가 특정 직업군의 한정된 도구가 아니라 지식 노동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범용 파트너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챗GPT는 보고서를 대신 써주거나 이메일을 정리해주는 ‘업무 보조 도구’의 자리를 넘어섰다. 이제는 식사 메뉴를 정하거나 자녀 교육을 고민하고 취미와 건강 관리까지 돕는 일상 속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탁기나 스마트폰이 그랬듯이 챗GPT 역시 어느새 생활의 일부가 돼 우리의 사고와 선택을 뒷받침하는 보이지 않는 기반 기술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원호섭
과학이 좋아 마블 영화를 챙겨보는 공대 졸업한 기자. ‘과학 그거 어디에 써먹나요’, ‘10대가 알아야 할 미래기술10’ 등을 썼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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