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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라진 축사 AI가 지킨다 두 시간 작업이 10분이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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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으로 간 AI
카메라 앞으로 돼지 수십 마리가 지나가자 화면의 숫자가 쉴 새 없이 바뀐다. ‘124번 5.4㎏, 125번 3.1㎏, 135번 4.7㎏…’. 특정 구간을 통과한 돼지(개체)의 몸무게와 건강 상태가 실시간으로 표기된다. 이 광경은 인공지능(AI)이 의료·금융·물류를 넘어 축산 등 1차 산업현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기반 축산 데이터 분석 기업 인트플로우는 ‘비접촉 체중 측정·건강 관리 기술’을 구현해 축산 농장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고도화된 ‘다수 개체 추적 기술’과 50여 종의 ‘체중 연관 변수’를 결합하고 동물의 형태·자세·특성을 반영해 사람이 놓치기 쉬운 순간까지 정확히 포착한다. 인력 절벽에 몰린 축산업을 AI가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인트플로우는 2019년 기술 연구개발을 시작해 2023년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현재 150여 농가에 적용 중이다. 농촌 인구감소와 고령화, 만성적 폐사 문제를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풀어내는 AI 확산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는다. 이 기술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인간안보’ 분야 혁신상을 수상했다.
인트플로우가 지향하는 AI체계는 24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현장 작업자에게 축산 전문가 수준의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전광명 대표를 만나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AI의 가능성과 그로 인한 변화를 들어봤다.

AI라고 하면 바이오나 헬스케어를 떠올리기 쉬운데 어떻게 축산업에 적용할 생각을 했나?
처음부터 축산업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 초기에는 영상·음성 분석 기술을 활용해 차량 통행량이나 인원 집계 같은 일반적인 AI 사업을 했다. 그러나 당시 AI 성능이 기대만큼 나오질 않았다.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성능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날것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하는 것은 개인정보 침해 등 법적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하면서도 수요가 있는 시장을 찾아야 했다. 창업 후 6개월 동안 공단을 돌며 사업 아이템을 찾던 중 우연히 양돈 농장을 소개받았다. 그곳에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와 데이터 수집 가능성을 동시에 발견한 것이 인트플로우의 출발점이 됐다.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문제’는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나?
해마다 많은 돼지가 죽어 나가는데 결국 원인은 질병이었다. 왜 질병이 반복되는지 들여다보니 온·습도나 사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관리를 더 철저히 하려면 인력이 필요한데 축산업은 외국인노동자 위주로 운영되고 농촌 고령화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원래 이 정도 폐사는 당연하다”는 식으로 돼지를 키워온 농장이 적지 않았다.

인트플로우가 개발한 기술의 핵심이 궁금하다.
농가에서 가장 필요했던 것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돼지의 행동을 정확히 읽는 것, 둘째는 체중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다. 체중을 알면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언제 출하해야 할지와 상품성까지 판단할 수 있다. 이 정보를 비접촉 방식으로 파악하고 비용까지 합리적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문제는 선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의 경험으로 아픈 돼지를 한눈에 알아보고 체중을 가늠하지만 그 ‘감’을 기술로 수치화하기가 어려웠다. 사람도 체중계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수치가 바뀌는데 계속 움직이는 돼지의 무게를 카메라만으로 잡아낸다는 건 더욱 까다로운 일이다. 참고할 논문이나 표준도 마땅치 않아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스스로 검증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데이터를 꾸준히 쌓고 여러 농장과의 접점을 넓히면서 알고리즘을 개선해나갔다. 베타테스트와 현장 적용을 거쳐 농가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준까지 끌어올린 끝에 상용화에 성공했다.

카메라만으로 측정한 체중의 정확성은 어느 정도인가?
확신을 얻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공인 인증을 받을 방법도 국가표준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기준을 만들어야 했다. 농촌진흥청과 함께 2년에 걸쳐 검증체계를 마련했고 최근에는 개체 체중 선별 정확도에서 ‘최종 오차 4.2%’라는 공식 성적서를 받았다. 실제 체중계와 일대일로 비교했을 때 4.2%의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물론 고객 입장에서는 오차가 0%이길 바라겠지만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3자가 검증한 기준을 처음으로 마련했다는 것, 기술이 계속 고도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너희가 주장하는 수치를 어떻게 믿느냐”는 반응이 많았지만 이제는 객관적 데이터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

AI 기술에 대한 농장주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공짜로 준다 해도 안 쓰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웃음). 반면에 농장을 물려받은 젊은 후계농들의 반응은 뜨겁다. 평소에도 휴대전화와 컴퓨터로 농장을 관리하는 농장주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한다. AI 기술은 농장의 일자리 이미지를 바꾸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매일 농장에 들어가 냄새를 견디며 순찰하던 일이 사무실 모니터링으로 대체되고 냄새와 고된 육체노동이 줄어든다면 ‘나도 농장에서 일해볼까?’하고 관심을 가지는 청년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AI 기술 적용의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가장 빠르게 나타난 효과는 노동시간 감축이다. 예전에는 돼지 체중을 재는 데만 두 시간이 걸렸다면 지금은 10분 남짓이면 끝난다. 약 95%의 시간이 줄어든 셈이다. 또 데이터가 자동으로 기록되다 보니 이를 기반으로 출하 시점을 판단할 수 있어 돼지 등급을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과거에는 전문가가 눈으로 보고 “이때 출하해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이제는 카메라가 설치된 구간을 돼지가 지나갈 때마다 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에 농가가 객관적인 수치까지 참고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총 마릿수와 재고 현황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비접촉 관리 방식이 돼지에게 주는 이점도 있나?
돼지 입장에선 사람을 덜 만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완화뿐 아니라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사료차 기사나 수의사처럼 농장을 오가는 사람의 신발에 묻는 분변만으로도 한 농장이, 지역 전체가 초토화될 수 있다. AI 카메라가 이런 감염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앞으로 이 기술을 다른 분야로도 확장시킬 수 있을까?
데이터 구축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가축의 질병 예찰이나 감염병 차단으로 확장시키기 위한 기본적인 연구를 진행 중이다. 활동량·식사 시간·기침 여부 등을 카메라로 관찰하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배설물 상태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은 현장 데이터와 수의학 교과서에 실린 기존 지식을 어떻게 엮어 체계적인 데이터로 만들 것인지가 향후 과제 중 하나다.

이근하 기자

AI·딥테크 기업 키워라!
넥스트 유니콘기업 만든다… 6000억 규모 15개 펀드 조성
정부가 인공지능(AI)·딥테크 유니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총 60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 15개를 조성한다. 모태펀드가 3100억 원을 출자하고 민간 자금을 더하는 방식이다. ‘2025년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 사업을 통해 선정된 운용사는 2025년 안에 펀드 결성을 완료하고 투자를 시작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국내 유망 벤처·스타트업이 창업 단계에서 스케일업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대규모 투자를 집중 지원하고 창업초기 소형 펀드도 함께 마련해 창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방침이다.
AI·딥테크 전문 기술인력이 창업한 기업을 대상으로 초기 투자를 지원하는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 스타트업 펀드’는 9개 펀드, 2600억 원 규모로 선정됐다. 산업·연구 경력을 갖춘 전문 인력이 창업한 유망 스타트업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AI·딥테크 기업에 평균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 스케일업 펀드’는 2개 펀드, 3100억 원 규모다. 중기부 지원사업 참여 기업 가운데 공공기관이 추천한 우수 성과기업이 집중 투자받을 수 있도록 연계할 계획이다.
‘창업초기 소형 펀드’는 4개 펀드, 201억 원 규모로 선정돼 AI·딥테크뿐만 아니라 일반 초기 기업에도 투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내 1호 유니콘기업인 쿠팡도 정부의 스케일업 펀드에 750억원을 출자했다. 쿠팡은 그동안 축적해온 AI 기술 노하우를 토대로 국내 AI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후배 기업의 성장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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