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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봉선화 ‘물봉선’의 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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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국의 산 개울가마다 홍자색 물봉선 천지다. 꽃색이 진해 가장 예쁠 때다.
물봉선은 봉선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이다. 주로 산골짜기의 계곡 주변이나 습지에서 무리 지어 자란다. 높이는 60㎝ 내외인데 큰 것은 1m까지도 자란다. 꽃줄기가 위쪽에서 고깔 모양 꽃통을 매달고 있는 독특한 구조다. 꽃잎은 석 장으로 진한 홍자색의 아래쪽 두 장은 곤충이 내려앉기 좋게 앞으로 나와 있다. 꿀주머니는 뒤로 길게 뻗어 있는데 끝이 돼지 꼬리처럼 동그랗게 말린 것이 재미있다.
얼핏 보면 그냥 홍자색이지만 꽃 안쪽을 들여다보면 화려하다. 흰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무늬가 있고 자주색 점이 점점이 박혀 있다. 산골에 사는 물봉선의 패션 감각이 남다르다.
물봉선은 화단에 심는 봉선화와 속(屬)이 같은 자매 식물이다. 봉선화는 어릴 때 손톱 물들인 추억의 꽃이지만 사실은 인도·동남아가 원산이다. 물봉선이 우리 고유의 봉선화라고 할 수 있다.
물봉선·봉선화의 속명(Impatiens)은 ‘참을 수 없다’는 뜻이다. 열매 꼬투리가 작은 자극에도 터지면서 씨앗이 튕겨 나간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이 종류 영어 이름이 ‘터치미낫(Touch me not)’인 것도 이 때문이다. 봉선화 열매는 타원형으로 크고 털이 있지만 물봉선 열매는 작은 강낭콩처럼 길쭉하고 털이 없이 매끈하다. 둘 다 자극을 주면 터지지만 물봉선이 훨씬
민감하다. 닿기도 전에 터져버리기도 한다. 마치 가까이 다가가면 ‘흥~’ 하고 돌아서버리는 도도한 아가씨 같다.
양손을 모아 씨앗을 잡으면 튕겨 나올 때 힘이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강하다. 이 강한 힘엔 씨앗이 좀 더 멀리 가기를 바라는, 자신으로부터 멀어져 새로운 양분이 있는 곳에 정착하라는 물봉선의 모정이 담겨 있다.

글·사진 김민철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일간지 기자. 저서로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문학 속에 핀 꽃들’, ‘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 등 다수가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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