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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올라가도 실질소득은 왜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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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과
실질소득 증가율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내년에 1%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0.9%로 소폭 상향 조정한 데 이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6%를 제시했습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비슷한 전망치를 내놓고 있습니다. 8월 3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내외 41개 기관은 내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1.8%(전년 대비)로 집계했습니다. 정부 전망치도 비슷합니다. 올해는 0.9%, 내년엔 1.8%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는 1% 성장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내년엔 1%대, 내후년엔 2%를 기록하면서 점차 높아질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죠.
한편 올해 실질소득 증가율은 0%라고 합니다. 올해 2분기 가구당 소득이 지난해 동기보다 2.1% 늘었지만 실질소득은 0%로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집계(통계청) 또한 발표됐죠.
이쯤 되니 조금 헷갈립니다. 올해 경제는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요? 또한 내년엔 얼마나 나아진다는 뜻일까요?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는 것은 어떤 의미고 실질소득이 늘거나 줄어드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오늘은 경제성장률과 실질소득 증가율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경제성장률, 한 나라 1년 경제활동 총량의 비교
먼저 경제성장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경제성장률이란 한 나라 전체가 1년 동안 생산·소비·투자한 ‘경제활동의 총량’, 즉 GDP가 작년보다 얼마나 늘었는지를 퍼센트(%)로 나타낸 것입니다. 가령 작년 A 나라의 GDP가 1000조 원이었고 올해는 1010조 원이 됐다면 이 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가 됩니다.
이 수치를 현재 우리나라 GDP에 한 번 대입해볼까요?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약 2292조 2024억 원입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은 0.9% 정도라고 했으니 예측대로 성장한다면 올해 우리나라의 GDP는 2312조 원 정도가 되겠네요. 또한 정부가 전망한 대로 내년에 1.8% 성장한다면 2026년 GDP는 2354조 원 정도가 됩니다. 올해 우리나라는 지난해보다 20조 원, 내년엔 올해보다 40조 원 정도 더 벌 것 같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 같은 수치를 놓고 해석은 엇갈립니다. 일각에선 그래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0.9%)보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1.6~1.8%)가 높아졌으니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조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최악을 지나면서 다시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그러나 반대쪽에선 2022년부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아 ‘저성장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모두 2%로 올해 경제성장률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이 5년째 이어지는 것은 196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리들의 ‘체감소득’, 실질소득 증가율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이렇게 비교하다보면 실질소득 증가율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득, 즉 우리가 벌어들이는 돈은 보통 ‘명목소득’과 ‘실질소득’으로 나뉩니다. 명목소득이란 한 가계가 실제로 벌어들인 돈을 뜻합니다. 직장인이라면 월급일 테고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사업 수익이겠죠. 여기엔 정부에서 받는 보조금이나 각종 투자를 통해 얻은 이자·배당금 등도 모두 포함됩니다. 실질소득은 여기에서 물가상승분을 뺀 것입니다. 예컨대 월급이 작년보다 2% 올랐는데 물가가 2% 상승했다면 실질소득 증가율은 0%가 되는 거겠죠. 번 돈이 늘어도 물가 때문에 살 수 있는 물건이나 서비스의 양이 늘지 않았으니 실질적으로 우리가 체감하는 소득은 제자리라는 얘기입니다. 결국 실질소득은 우리가 실제로 매일 현실에서 느끼는 소득의 양이겠죠.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소득 증가율은 0%였습니다. 실질소득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매 분기 증가 추세였는데 그 흐름이 멈췄다고 하네요. 소득은 늘었어도 물가상승분 때문에 체감소득이 전혀 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버는 돈이 늘어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생활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얘기기도 하죠.
소비심리가 얼어붙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통계청 조사에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3만 6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8% 증가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 2분기(1.2%)보다 낮은 증가율입니다. 2020년 가격에 고정해서 계산한 실질지출은 전년보다 1.2% 줄었습니다.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적인 지출이 감소했다는 뜻입니다.
경제성장률을 완성하는 커다란 한 축이 가계 소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체감소득이 늘지 않고 소비 지출이 사실상 감소하게 되면 성장곡선은 완만한 회복세를 그리기보다는 정체에서 침체로 꺾이는 L자형 저성장형 곡선에 더 가까운 모양이 됩니다. 나라 경제 전체가 겨우 플러스를 그려도 국민 체감경기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부는 이에 실질소득 증가율이 0%대에 고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한 산업 지원책을 쓰겠다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민·관 공동펀드 등을 활용해 첨단산업에 수백 조 원의 예산을 쓰겠다고 말한 것도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입니다. 부디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물가상승률을 뛰어넘어 실질적인 ‘플러스 성장 시대’로 향해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송혜진 조선일보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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