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K-APEC 전 세계에 글로벌 리더십 확인시킬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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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미 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
10월 31일~11월 1일 경주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협력체인 APEC의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회의로 해당 연도에 지속적으로 개최된 각종 회의와 행사의 논의를 한데 모으는 자리이기도 하다.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국가는 그해 APEC의 의장 역할을 맡아 고위관리회의(SOM), 분야별 장관회의 및 고위급대화, 기업인자문회의(ABAC) 등에서 의장 임무를 수행한다. 한국이 APEC 의장국이 된 것은 2005년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그간 경주를 비롯해 서울, 인천, 부산, 제주 등지에서는 각종 회의가 개최돼 2025 APEC 정상회의 주제 및 중점과제인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 : 연결, 혁신, 번영’을 구체화하고 발전시켜왔다. 이 중에서도 고위관리회의는 APEC 회원 간 협력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장이다. 8월까지 한 차례 비공식고위관리회의(ISOM)와 세 차례 고위관리회의가 열렸는데 7월 26일부터 8월 15일까지 진행된 제3차 고위관리회의(SOM3)에서는 1·2차 회의에서 쌓아온 논의를 10월 정상회의 성과로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 회의를 이끈 것이 윤성미 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이다.
윤 의장이 맡은 역할은 단지 고위관리회의를 주재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APEC의 수많은 회의를 관리하면서 APEC 정상회의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조율한다.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로 다양한 국제기구를 통해 다자외교를 펼쳐온 윤 의장의 경력과 맞닿아 있는 일이다. 윤 의장에게서 이번 APEC 정상회의의 개최 의의와 논의될 의제, 준비 상황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들어봤다.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의가 있나?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APEC 의장국으로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아·태 지역 21개 회원을 선도하며 협력을 견인하는 모습은 국제사회에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 회복을 알리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APEC 정상회의와 같은 대규모 정상급 행사를 개최하면서 우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적 혜택도 있다. APEC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 이상, 교역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역경제협력체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글로벌 투자를 활성화하고 우리 기업들의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해 경제회복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 정상회의는 경주에서 개최되지만 다양한 장관회의 및 고위급대화가 경주, 인천, 부산, 제주 등 각지에서 분산 개최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의제는 무엇인가?
2025 APEC의 주제 및 중점과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이다. 이를 바탕으로 아·태 지역의 공동 번영을 위한 비전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경제협력 활성화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정상회의 핵심 성과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전환과 인구구조 변화 등 미래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
정부가 강조한 AI 협력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 의제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의 핵심 성과로서 ‘AI 협력’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 의제에 대한 정상 간 합의문서 도출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술을 아·태 지역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을 모색하는 것, 저출생·고령화로 대변되는 인구구조 변화를 위기로 두지 않고 성장의 기회로 전환하도록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정부가 AI 관련 성과물로 제시한 ‘APEC AI 이니셔티브’에는 세 가지 과제가 담겨 있다. 성공적인 AI 전환을 위한 전략적 방향 제시, 공공·기업·노동자·소비자 등 모든 계층의 AI 역량 강화, 지속가능하고 견고한 AI 인프라 투자 생태계 조성이라는 상호 보완적 과제다.
인구 분야에서는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를 성과물로 준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 시스템 구축, 보건 및 돌봄 서비스 증진, 인적자원 이동성 제고,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 제도화되고 지속적인 협력 강화를 주요 요소로 하면서 고용, 교육, 재정, 금융 등 제반 분야에서 인구 변화에 대응하고 모든 세대와 사람들의 경제적 참여를 촉진해 인구 변화를 성장의 기회로 전환하려 한다. 그중에서도 미래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청년세대의 목소리도 적극 담아내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 어떤 협의체들이 열렸나?
APEC 정상회의와 각료회의 주요 의제에 대해 실질적인 협의와 결정을 이끄는 핵심 협의체인 고위관리회의를 꼽을 수 있다. 세 차례 열린 고위관리회의 기간에는 무역투자위원회, 경제기술협력운영위원회 등 APEC 내 분야별 주요 위원회와 다양한 실무 그룹, 워크숍 등 회의들이 진행됐다. 14개 분야별 장관회의·고위급대화가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 회의들은 APEC 내 각 분야에서 실질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기회며 정상회의 성과를 뒷받침할 요소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들 협의체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나?
고위관리회의를 통해 정상회의 성과를 구체화해나가면서 정상회의 일정이나 의제 등도 APEC 회원들과 공유하고 협의했다. 성공적인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회원들의 협조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장관회의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5월 제주에서 개최된 통상장관회의에서는 최근 첨예한 쟁점인 무역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일부 우려도 생겨났지만 결국 이견을 극복하고 합의문을 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디지털·AI, 식량안보, 여성, 고용, 에너지, 교육 등 분야별 장관회의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해 정상회의를 향한 준비를 다지고 있다.
APEC 정상회의는 어떤 행사들이 중심으로 진행되는가?
APEC 정상회의 주간은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다.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최종고위관리회의(CSOM)가 10월 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열리고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AMM)가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차례로 열린다. 그리고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이 기간 동안 민간 기업의 정상 자문기구인 ABAC, 세계적 기업인이 대거 참석하는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대표 경제인 행사로 개최된다. ‘정상-ABAC와의 대화’를 통해서는 기업인들이 정상들에게 직접 현안과 정책 제안을 전달하는 자리도 마련될 예정이다. 이러한 경제인 행사들은 우리 기업들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투자 활성화에 기여하는 실질적 경제적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의 인프라 등 전반적인 준비 상황은 어떠한가?
정부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APEC 준비위원회와 조현 외교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을 중심으로 정상회의를 준비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적극적으로 소통·협력하고 있다.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9월 중순 이전까지 회의장, 숙소, 미디어센터 등 제반 인프라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남은 기간 동안 중요한 손님들을 모시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정부, 지자체, 민간이 원팀을 유지하면서 준비해나갈 것이다.
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서 경주의 의미는 무엇인가?
경주는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동시에 관광, 에너지, 스마트 모빌리티 등 첨단산업과 국제 교류를 통해 현대적 발전을 이어가고 있는 도시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가장 한국적인 정체성을 보유한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함으로써 K-컬처의 뿌리와 미래 지향적 비전을 함께 보여줄 것이다. 기초 지자체로서는 최초로 대규모 국제 행사를 개최한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실현하는 동시에 APEC이 지향하는 포용적 성장을 구현하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 K-컬처에 대한 세계적 인기가 K-APEC으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을까?
문화 콘텐츠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핵심적인 경제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지난 8월 경주에서 APEC 최초로 개최된 문화산업고위급대화에서는 21개 회원 대표들이 모여 문화산업을 역내 경제협력 주요 분야 중 하나로 논의했다. 그러면서 문화 강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한류의 뿌리인 경주에서 최고의 문화적 품격으로 외빈들을 맞이하고 연결, 혁신, 번영의 가치를 문화 속에서 구현해 K-컬처의 성공을 K-APEC으로 이어나가겠다.
이번 APEC 정상회의가 이전의 정상회의에 비해 두드러질 부분은 무엇일까?
글로벌 불확실성이 본격화되면서 큰 도전 요인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전례 없이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 개최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21개 회원을 이끌며 소통과 협력 의지를 천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APEC 정상회의가 이러한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한다면 APEC의 위상과 적실성도 공고해지는 한편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져 아·태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의 환영과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효정 기자
‘APEC 2025 코리아’ 주제·중점과제
연결, 혁신, 번영 통해
푸트라자야 비전 2040 실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 코리아의 주제 및 중점과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이다. 이는 2020년 APEC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푸트라자야 비전 2040에 바탕을 두고 있다.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은 2040년까지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며 회복력 있고 평화로운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실현해 모든 사람과 미래세대의 번영을 도모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APEC에서도 한국은 연결, 혁신, 번영이라는 세 가지 중점과제를 통해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다짐은 APEC 정상회의 공식 엠블럼에 잘 나타나 있다. 엠블럼은 꽃에서 꽃으로 이동하며 생태계 번영에 기여하는 나비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나비가 APEC 회원들을 연결하고 궁극적으로 아시아·태평양 번영에 기여하는 모습을 상징한다. 또 나비의 날갯짓은 혁신과 변화를 의미하며 이는 더 큰 번영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엠블럼의 오른쪽 얼굴무늬 수막새는 한국문화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면서 신라 천년의 미소로 APEC 회원들의 한국 방문을 환영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과 APEC 정상회의
‘지속가능 성장’ 위한 여정… 2005년 부산에서 개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1989년 밥 호크 당시 호주 총리가 서울 연설에서 설립을 공식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1989년에는 12개 회원 간 장관급 회의로 처음 출범했는데 1993년 APEC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한국은 1991년 서울에서 제3차 APEC 장관회의를 개최했는데 이 회의에서 채택된 APEC 서울 선언은 APEC의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2005년에는 부산에서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이 회의에서는 1994년 무역자유화에 대한 목표를 담아 채택된 ‘보고르 목표’에 대한 중간 점검을 완료하고 보고르 목표 달성을 위해 APEC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부산 로드맵을 수립했다. 그로부터 20년 만에 의장국을 수임하며 정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밝히고 있다. 특히 푸트라자야 비전 2040 실현을 위해 무역과 투자, 혁신과 디지털화, 강력하고 균형 잡힌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하며 포용적인 성장이라는 세 가지 경제 동력에 중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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