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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무기력, 단순히 더위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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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소고기 수프
여름이 되면 유난히 피로를 많이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밤에 푹 자고 물도 자주 마시고 활동량이 많지 않은데도 아침부터 몸이 무겁고 머리가 멍한 느낌이 든다면 단순히 ‘더워서’만은 아닐 수 있어요.
이유는 바로 체온 조절과 혈류, 그리고 산소 공급의 불균형에서 찾을 수 있답니다. 우리 몸은 더운 날씨에 체온을 낮추기 위해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열을 바깥으로 내보냅니다. 땀을 흘리고 피부 쪽으로 혈류를 몰아주며 체온을 조절하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뇌, 심장, 위장 같은 주요 장기로 가는 혈류량은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혈압이 낮아지거나 소화불량,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 심한 경우 만성피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땀을 통해 배출되는 수분과 함께 철분, 전해질 등 미량의 영양소까지 손실되면 문제가 더 커집니다. 특히 철분은 몸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족해지면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지고 전신 세포가 필요한 만큼의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산소 부족 상태가 반복되면 피로가 쉽게 누적되고 집중력이나 기억력도 떨어지며 심하면 탈모나 불면 같은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어요.
많은 사람이 철분을 단순히 빈혈 예방에 필요한 영양소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철분은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철분은 혈액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근육에 산소를 저장하는 미오글로빈의 주요 구성 요소예요. 즉 철분이 부족하면 단지 피가 묽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전체가 산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죠.
또한 철분은 도파민,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 합성에도 관여합니다. 그래서 철분이 부족하면 집중력 저하, 우울감, 무기력감, 심리적 불안정까지 느낄 수 있어요. 실제로 경미한 철 결핍 환자 중에 기분 변화나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속되는 여름철 피로가 휴식이나 커피로 잠시 회복됐다가 다시 반복된다면 이제 ‘산소 대사와 철분 대사’를 돕는 식사를 챙겨보세요.
철분은 음식 속 존재 형태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헴 철(heme iron), 다른 하나는 비헴 철(non-heme iron)입니다. 헴 철은 주로 동물성 식품에 들어 있으며 흡수율이 높은 반면 비헴 철은 주로 채소나 곡물에 포함돼 있고 흡수율이 낮습니다. 따라서 피로가 누적되거나 철분 결핍이 우려된다면 헴 철이 풍부한 식품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것이 좋아요.
대표적인 헴 철 공급원이 바로 소고기입니다. 그중에서도 기름기가 적고 철분 함량이 높은 우둔살, 홍두깨살, 안심 같은 부위는 소화에도 부담이 적고 여름철에 특히 좋아요. 소고기에는 철분 외에도 비타민B12, 아연, 단백질이 풍부해서 혈액 생성은 물론 면역 기능 유지와 근육 회복에도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제철 식재료인 토마토를 함께 섭취하면 효과가 배가됩니다. 토마토에는 철분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C가 풍부하고 자외선과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해주는 항산화 물질 ‘라이코펜’도 들어 있어요. 특히 라이코펜은 익히면 체내 흡수율이 더 높아지는 특성이 있어 생으로 먹는 것보다 수프나 조림 형태로 조리해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소고기의 철분과 단백질, 토마토의 비타민C와 항산화 성분이 만나면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이 됩니다. 몸속 산소 대사와 세포 회복을 도와주는 과학적인 한 끼가 되는 셈이죠.
여름철 피로는 단순한 더위의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 몸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대사 효율이 떨어지고 산소 요구량은 늘어나며 작은 영양 불균형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그런 신호를 무시하고 커피나 당분으로만 버티다 보면 더 깊은 피로의 악순환에 빠지게 되죠.
이럴 때 필요한 건 특별한 약이나 보충제가 아니라 우리 몸의 생리를 이해한 ‘음식’일 수 있습니다. 소고기와 토마토처럼 평범해 보이는 식재료라도 제대로 조합하면 체내 균형을 회복시키는 든든한 힘이 돼줄 수 있어요.



이경미 가정의학과 전문의
차움 푸드테라피 ‘만성염증클리닉’ 및 차의과학대학교 교수로 약물·수술적 ‘치료’를 넘어 통합적인 ‘치유’를 돕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저서로는 ‘하루 한 끼 면역 밥상’ 등이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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