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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보느라 허리 휘는데 자식들 잔소리까지? 그럴 땐 이렇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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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육아 고민 해결 ‘조부모 교육’ 프로그램
“퇴근할 때까지만 아이를 봐줄 수 있느냐고 묻는데 선뜻 답을 못하겠어.”
60대 A씨는 얼마 전 둘째 아들의 부탁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3년 전부터 매년 한 명씩 태어난 손주들을 돌아가며 봐주느라 몸 이곳저곳이 망가진 탓에 더 이상 아이를 봐주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거절하고 싶지만 “형 아들은 계속 봐줬으면서 왜 우리 애는 안 봐주느냐”며 서운해 할 아들의 얼굴이 생각나 마음이 편치 않다.
A씨처럼 손주 돌봄에 스트레스를 받는 조부모가 적지 않다. 나이가 들면서 아픈 곳이 느는데 에너지 넘치는 아이까지 맡다 보면 힘에 부친다. 달라진 육아 방식도 넘어야 할 산이다. 40~50년 전 자식들 키울 때를 생각하며 손주를 돌보다가는 자녀들과 갈등을 빚기 쉽다.
그럼에도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는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보육·교육기관 이용 후 조부모가 돌봄을 전담하는 경우는 부모(90.3%) 다음으로 많은 8.5%였다. 직전 조사인 2018년의 7.4%와 비교하면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외는 친척, 이웃집, 도우미 등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세를 반영하듯 10여 년 전부터 부모가 아닌 조부모를 대상으로 한 육아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역 내 가족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이 주도하는 이 프로그램들은 돌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아이들과 즐겁게 놀아줄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조부모가 겪는 진짜 어려움은 무엇인지, 어떻게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 참가자들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참여하는지 궁금했다. 마침 서울 마포구 아현육아종합지원센터가 영유아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를 대상으로 ‘조부모 시리즈 교육’을 연다고 해 참관했다. 집 근처에 사는 시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며 네 살 아이를 키우는 터라 조부모들의 마음이 궁금했다.

조부모 교육 화두는 ‘자녀와의 관계 설정’
3회로 구성된 조부모 시리즈 교육의 첫 번째 순서인 ‘3대가 행복한 조부모 육아’ 수업이 6월 19일 아현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손주를 돌보며 겪을 수 있는 자녀와의 갈등을 비롯한 관계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정원은 15명이었지만 신청자가 많아 총 17명이 참가했다. 손주를 돌보는 60대 이상 할머니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할아버지 참가자도 맨 앞자리에서 필기를 준비하는 등 교육 시작 전부터 열의를 보였다. 이날 강사로 나선 임영주 임영주부모교육연구소 대표가 “조부모 교육은 절실한 분들이 많아 몰입도가 좋다”고 귀띔했다.
교육 내용은 어린아이들의 발달에 대한 이해, 육아관으로 인한 자녀와의 갈등 상황에서 부모가 취해야 할 자세와 마음가짐, 돌봄의 대가로 돌아오는 용돈에 관한 문제까지 다양했다. 특히나 자녀와의 관계 설정은 뜨거운 감자였다. 참가자들은 고민을 털어놓으며 자녀와의 유연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묻고 토론했다.
1주일에 세 번씩 요일을 정해 딸 집에 가서 6개월 된 손녀를 봐준다는 B씨는 “아이에게 다 해주는 게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 때문에 딸과 부딪히는 부분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예전에 아이 키울 땐 다 떠먹여줬는데 딸은 아이가 스스로 먹게끔 하자는 주의”라며 “어떤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물었다.

“아이 문제는 부모 결정 존중해야”
임 대표는 B씨의 질문에 “손주는 내 아이의 아이이지 내 아이가 아니다”라며 “아이에 대한 책임이 자녀에게 있는 만큼 결정권이 있는 자녀의 말을 존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인스턴트를 아이에게 먹인다든지, 신발을 너무 많이 사준다든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손주는 내 아이가 아니고 자녀도 그렇게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테니 하고픈 말이 있어도 속으로 삼키는 게 좋다”고 했다.
부모들이 민감해하는 ‘영상 콘텐츠 시청 시간’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임 대표는 “부모들이 없을 때 손주가 텔레비전을 정해진 시간보다 더 보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엄마한테 이를 거야!’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고자질”이라며 “결정권은 엄마, 아빠에게 있으니 이따 함께 이야기해보고 결정하자’고 말하라”고 조언했다. 무조건 못하게 하거나 이른다고 겁주면 손주와의 관계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손주 앞에서 자녀를 “야”, “너”라고 부르는 일도 삼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손주 이름을 넣어서 ‘OO 엄마야’, ‘OO 아빠야’라고 부르는 것이 좋다”며 “자녀들도 존중받는 느낌이 들고 아이도 자기 이름을 불러주면 소속감을 느끼고 자존감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가 아이 키우는 걸 보면 마음에 안 드는 게 많지만 이럴 때 자녀보다 더 어른인 부모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며 “어려운 일이지만 서로 마음 다치지 않게 대화하고 존중하면 3대가 화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돌봄 시작 전 충분한 대화와 협의 필요”
임 대표는 이제 막 손주 돌봄을 시작한 경우라면 먼저 자녀와 솔직한 대화를 나누기를 추천했다. 묵은 갈등을 해소하지 않은 상황에서 손주를 양육할 경우 자녀들이 “나한테는 만날 혼내고 소리 지르더니 손주한테는 잘하네”라거나 “나한테 그러더니 애한테도 그러네”라는 볼멘소리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땐 부모도 서운한 감정이 생겨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임 대표는 자녀에게 “혹시 엄마(또는 아빠)한테 자랄 때 서운한 점이 있었다면 이야기해줘”라고 묻고 이야기를 들을 때는 변명하지 말고 잘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자녀 입장에선 이해를 받았다는 마음이 들고 상처를 치유한 토대 위에선 서로를 위하는 마음가짐이 더 잘 싹을 틔울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더불어 아이를 맡아주기로 했다면 기간을 꼭 협의하라고 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둔다고 하면 관계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돌봐주는 대가로 자녀가 돈을 주겠다고 하면 마음 편히 받아 스스로를 돌보는 데 쓰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임 대표는 마지막으로 “현대식 육아와 맞지 않다고 위축되지 말라”며 “단지 시대가 변했을 뿐 우리가 옳지 않았다는 생각보다는 적극적으로 자녀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내 정서적 곳간이 비지 않는지 잘 살펴라”라고 했다. “자신의 몸을 아끼고 할 수 있는 선만큼만 해야 짜증내지 않고 행복하게 육아를 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날 교육에선 아이들이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등 훈육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조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가 떼를 쓸 때 아이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도 상황을 가라앉힐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현실적인 육아 팁도 소개됐다.

필기는 기본, 초롱초롱 눈 빛내며 수강
참가자들은 한 시간가량 이어진 교육에도 지루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 대부분 필기를 해가며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유일한 남성 참여자도 노트 두 쪽을 빼곡히 채울 정도로 열심히 내용을 받아 적었다.
9개월 된 둘째 아이를 품에 안고 강의 내내 서서 교육을 들은 윤정원 씨는 “일이 있을 땐 지방에 계신 부모님이 한 번씩 올라와서 봐주시는데 양육관 문제로 부딪힐 때가 종종 있다”며 “조부모 교육이지만 부모인 내게도 도움이 많이 됐다. 부모님께도 교육 내용을 전해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두 아이를 가진 딸과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해 자주 들러 아이들을 봐준다는 60대 여성은 “딸이랑 갈등이 있을 땐 그냥 딸 말을 들어줬는데 그게 맞다니 마음이 놓인다”며 “나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머지 두 차례의 교육은 ‘손자녀와 책이랑 놀자!’, ‘그림책 힐링 테라피’란 주제로 진행됐다. ‘손자녀와 책이랑 놀자!’ 시간에는 손주와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조부모를 위한 연령별 그림책 추천, 그림책을 활용한 만들기 놀이 실습 등이 이뤄졌다. ‘그림책 힐링 테라피’ 교육은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바람개비 등을 종이로 접으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치유하는 시간이었다.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한 서자연 아현육아종합지원센터 양육지원팀장은 “조부모들 가운데는 자녀와의 갈등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상호작용하고 함께 놀이하는 데 대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며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가 늘고 있어 올해는 여러 고민을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한 시리즈로 묶어 교육을 진행했다”고 했다.
조부모 교육은 전국 각지에서 시행 중이다. 교육 진행 유무나 일정은 지역별 육아종합지원센터나 가족센터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이 양육 정보, 각종 놀이법 등은 각 지역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진행하는 ‘공통 부모교육’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 공통 부모교육 일정 및 교육 내용은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 누리집(central.childcare.go.kr)에서 일자·지역별로 확인 가능하다.

고유선 기자


육아 부담 절반으로 뚝! ‘공동육아나눔터’
“함께 아이 돌보고 장난감도 무료로 빌려요”
가족센터가 운영하는 공동육아나눔터는 이웃과 소통하며 육아부담을 덜 수 있는 공간이다. 가족센터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고 여성가족부가 운영비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는 놀이공간에 더해 보호자와 아이가 함께하는 프로그램,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춘 교육 콘텐츠도 제공한다. 장난감이나 교구 등 성장 발달을 돕는 물품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이용 대상은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의 부모 및 조부모 등 양육자다. 지역별로 지원 대상 연령 및 운영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가족센터 누리집(familynet.or.kr)에서 지역별 공동육아나눔터 정보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온라인으로도 프로그램 신청이 가능하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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