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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 속 세 개의 별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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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이 한창이다. 6~8월 보라색 또는 흰색으로 피는 여러해살이풀인데 예쁜 꽃이 많은 ‘미녀군단’ 초롱꽃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도라지꽃은 밭에서 재배한다. 별처럼 다섯 갈래로 갈라진 통꽃이 기품이 있으면서도 아름답다.
흰색과 보라색 사이에 중간색 같은 교잡이 없다는 것도 특이하다.
일제강점기 언론인 문일평은 책 ‘화하만필(花下漫筆·꽃밭 속의 생각)’에서 “도라지꽃 잎과 꽃의 자태가 모두 청초하면서도 어여쁘기만 하다. 다른 꽃에 비해 고요히 고립을 지키고 있는 그 모습은 마치 적막한 빈산에 수도하는 여승이 혼자 서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도라지꽃을 가만히 보면 세 개의 별이 있다. 하나는 개화 직전 도라지꽃이다. 바람을 불어넣은 풍선처럼 오각형으로 부풀어 오른다. 그 모양이 별같이 생겼다. 둘째는 다섯 갈래의 꽃잎이 활짝 펼쳐지면 영락없는 별 모양이다. 셋째는 꽃이 벌어지고 나면 꽃잎 안에 또 별이 있다. 꽃 안쪽에 조그만 암술머리가 다섯 갈래 별 모양으로 갈라진 채 뾰족히 내밀고 있다.
홍민정 작가의 장편동화 ‘모두 웃는 장례식’에 나오는 할머니는 암세포가 온몸으로 퍼지자 “나 죽은 뒤에 우르르 몰려와서 울고불고한들 무슨 소용이야”라며 자신의 75번째 생일에 생전 장례식을 치르겠다고 한다. 네 명의 자식이 갈등을 겪으면서 어머니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생전 장례식을 준비하는 과정 등이 담담하게 담겨 있다. 동화에서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도라지꽃이다. 시장에서 할머니한테 한복 만드는 법을 배운 아주머니가 지어온 한복 치마에도 도라지꽃이 선명하게 수놓여있다.
손녀 친구들이 할머니에게 주는 꽃다발에도 도라지꽃이 들어 있다. 생전 장례식이라는 소재를 너무 가볍게도, 너무 무겁게도 다루지 않은 것이 이 동화의 미덕이다.

글·사진 김민철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일간지 기자. 저서로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문학 속에 핀 꽃들’, ‘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 등 다수가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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