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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서 수거한 폐플라스틱 지역 어르신 손 거쳐 새활용 제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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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ESG센터를 아십니까?
평일 오전 10시, 인천 미추홀구 ‘우리동네ESG센터(이하 센터)’ 작업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백발의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한쪽에선 페트병 플라스틱 병뚜껑을 열어 분리하고 다른 쪽에선 뚜껑을 제거한 병을 세척하느라 바빴다. 그 옆엔 페트병 300여 개는 거뜬히 꽂을 수 있는 건조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20여 평(약 66㎡) 남짓한 이 공간에서 직원들은 지역에서 수거한 투명 페트병을 내부 기준에 맞게 분해·세척·건조하는 작업을 한다. 가공된 플라스틱은 장난감 제조업체나 아웃도어 브랜드 등 재활용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팔려 조끼, 장갑, 열쇠고리 장식품 등으로 새활용된다.
직원 수는 모두 10명. 연령은 6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2인 1조로 5개 팀을 이뤄 일한다. 작업 시간은 하루 3시간씩. 한 달 30시간 기본, 월급은 33만 원이다. 월급은 센터 작업으로 발생하는 월 170만 원 정도의 수익금에 정부에서 지원하는 센터 사업비를 1대 1 비율로 매칭해 지급한다.
센터는 다양한 노인 일자리 사업을 기획하고 지원하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주요 사업이다. 플라스틱, 커피 찌꺼기 등 새활용 가능한 폐자원을 지역 내에서 수거하고 가공해 자원 순환을 촉진하고 노인 일자리를 창출한다. 2022년 부산 금정구를 시작으로 2023년 부산 동구, 2024년 인천 미추홀구와 부산 해운대구, 2025년 부산 영도구에 차례로 문을 열었다. 2025년 6월 현재 전국에 총 5개 센터가 운영 중이다.



지역서 수거한 페트병 가공해 새활용 원료로
작업장 한쪽에서 70대와 80대로 이뤄진 한 팀이 분주히 페트병의 플라스틱 뚜껑을 분리하고 있었다. 새활용을 위한 첫 단계다. 일일이 뚜껑을 돌려 제거해야 해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이 작업에도 밑작업이 있다. 미추홀구 관내에서 수거한 재활용품 가운데 병, 캔 등 기타 물품들이 섞여 있어 분리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그 후엔 페트병에 붙은 라벨을 벗긴다. 재활용 분리배출 기준에 따르면 페트병을 버릴 때 상표, 성분표 등이 기재된 라벨을 떼야 하지만 대부분 그대로 버리는 경우가 많다.
병에서 제거한 플라스틱 뚜껑도 추후 가공을 위해 색깔별로 분리한다.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이지만 이들은 힘든 내색 없이 플라스틱 뚜껑이 가득한 바구니를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아 웃으며 작업을 이어갔다. 작업자 중 한 명인 송병천 씨는 “6개월 가까이 이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페트병으로 보람 있는 일을 하니 힘든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작업한 것들이 공장에 들어가서 옷, 모자 같은 제품이 된다니 신기하고 재밌다”고 말했다. 이 센터에는 미추홀구 관내에 설치된 258개 분리수거대와 31개 투명 페트병 무인수거기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이 들어온다. 이 작업에도 노인공익활동사업에 참여한 노인들이 투입된다.
분해 작업 이후엔 세척이 기다린다. 한 직원이 싱크대 앞에 서서 페트병에 물을 담고 흔들어 씻길 반복했다. 앉아서 할 수 없는 일이라 다른 일보다 힘들어 보였지만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그는 “병 안에 담배꽁초가 있을 때도 있다. 여기서 다 제거하고 씻어서 내보낸다. 제품 만들 걸 생각해서 최고로 깨끗하게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수조에 물을 받아 1차 세척을 한 후 수돗물을 틀어 2차 세척을 했다. 그는 “우리 세금으로 이뤄지는 작업인 만큼 물도 아끼고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하며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척을 마친 페트병은 건조대로 향한다. 건조대에 꽂힌 병들을 살펴보니 티끌 한 점 없이 깨끗했다. 건조가 끝난 페트병은 압축기를 이용해 7~10㎏ 단위로 압축하고 묶는다. 압축기 옆으로는 출고를 기다리는 압축 페트병들이 산처럼 높이 쌓여 있었다. 이 페트병들은 1㎏당 360원 정도에 판매된다. 한 달 출고 물량은 5톤 정도다.







환경 지키고 노인 일자리 제공
센터의 활동은 환경적으로 의미가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은 연 85.1㎏으로 38개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양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세계적으로 매년 800만 톤이 바다로 유입돼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 폐기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문제도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폐플라스틱을 다시 활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센터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총 3만 375㎏의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순도 높은 플라스틱 새활용 원료를 생산했다. 2023년 5월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다 쓴 페트병을 재활용해 제품을 만들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kg당 1.09kg씩 줄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전국 센터에서 3년 동안 줄인 온실가스의 양은 3만 3109kg이다. 이는 산림청 탄소나무 계산기로 나무 1만 1919그루를 심은 효과다.
노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 2024년까지 전국 센터에서 활동한 누적 시니어 인력은 총 2002명이다. 현재 미추홀구 센터엔 총 19명이 근무하고 있다. 작업자 10명 이외에도 교육장을 맡은 시니어 9명이 유치원·어린이집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원 재활용 체험과 환경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 시니어 양성 교육을 거친 이들로 아이들 교육에 필요한 손유희(다양한 손동작을 통해 감정이나 사물, 자연현상 등을 표현하는 일종의 율동), 동화 구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작업자인 송 씨는 “평생 주부로 살다 처음 일하는데 돈도 벌고 사람들도 만나니까 너무 좋다”며 “집에서도 내가 나가서 신나게 일하니 좋아한다”고 말했다. 정만득 씨는 “혼자 사는데 이렇게 나와서 오전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내 볼일도 볼 수 있어 좋다”며 “내년에도 시간만 맞으면 계속 일하고 싶다”고 했다.
미추홀구 센터는 건물 자체도 자원순환으로 만들어졌다. 골목 안쪽에 위치해 쓸모를 못 찾고 있던 옛 숭의어린이도서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새롭게 부활한 것이다.
센터는 2023년 8월 보건복지부의 전국화 사업으로 선정됐다. 사업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센터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공간을 제공하고 행정 업무 등 운영을 총괄한다. 사업비를 지원하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라 센터 설립에는 지자체의 의지가 그만큼 중요하다. 이미 4곳의 센터를 운영 중인 부산은 2026년까지 16개 구·군에 센터 1곳씩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고유선 기자



노인 일자리 사회·경제적 효과
일자리 참여자가 병원비도 덜 들어
“자신감 얻고 대인관계 좋아졌다” 90%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2022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실태조사(2023년 발간)’와 ‘노인 일자리 사업의 효과 분석(2021년 발간)’ 보고서 등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 참여자의 91%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90%에 달했다. 삶에 목표가 생겼고 더 오래 일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는 참여자도 있었다. 참여자의 89%는 일자리 참여로 동료가 생겨 외로움을 덜었다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개선에 만족했다. 사회적 관계 만족도를 수치로 환산한 점수도 일자리 사업 참여 전후 3.79점에서 3.9점으로 0.11점 증가했다. 우울 수준은 2.04점에서 1.72점으로 0.32점 감소했다.
경제적 효과도 있었다. 사업에 참여한 노인 가구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약 17만 원 늘었으며 상대적 빈곤율은 6.2%포인트(P) 낮아졌다.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스스로 경제적 상태가 좋다고 인식한 비율도 15.6%에서 30.5%로 14.9%P 높아졌다.
보건의료비 감소 효과도 나타났다. 1인당 월평균 의료비를 비교하면 노인 일자리 참여자가 월 20만 2824원으로 미 참여자의 월 27만 3323원보다 7만 499원 적었다. 보고서가 발간된 2022년 당시의 노인 일자리 참여자 88만 1535명을 여기에 대입해 환산하면 연간 약 7457억 원의 의료비를 절감한 셈이다.
정부는 2025년에도 우리동네ESG센터를 포함해 전국에 109만 8000개의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 사회활동을 통해 노인들이 활동적이고 생산적인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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