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런 대한민국을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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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란다
새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분열과 갈등이 아닌 통합과 화해로 가는 길, 국민이 새 정부에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새 정부의 출발에 맞춰 청각장애인 앵커, 다둥이 아빠, 시니어 모델 등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한곳에 모았습니다.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 속에 진짜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 있지 않을까요?
“순국선열과 후손 합당하게 대우하는 나라 되길”
순국선열과 그의 후손들을 합당하게 대우하는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을 위한 정책은 애국지사 위주로 이뤄져왔습니다. 광복 이전에 목숨을 잃은 순국선열과 후손들에게는 정작 합당한 대우가 이뤄지지 않았고요. 현행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정책은 손자녀까지 적용되는데 일찍 목숨을 잃은 순국선열 후손은 이미 고손자녀까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그간 실질적인 보상을 받지 못한 채 독립운동으로 인해 피폐해진 집안을 추슬러야 했지요.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고 하는 이야기가 이 같은 현실에서 비롯된 겁니다.
국가보훈기본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가보훈대상자에게 희생과 공헌의 정도에 상응하는 예우 및 지원을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가를 위해 가장 큰 희생인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이야말로 가장 높은 수준의 보훈 대상이 돼야 하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순국선열을 기리는 공간은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 한편에 작게 자리 잡은 현충사가 유일합니다. 이념을 뛰어넘어 보훈은 국가정신의 기본이고 국민통합의 기반입니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순국선열에 대한 보훈이 제대로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노인도 직업인으로 당당하게 살 수 있어야”
2년 전 세계 최고령으로 미스유니버스대회에 나간 뒤로 제 건강의 비결을 묻는 해외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끊이질 않습니다. 주변엔 저처럼 80대에도 건강한 노년을 사는 이들이 많아요. 다만 체력과 능력, 의지가 있어도 일자리가 없는 게 문제죠.
많은 노인이 은퇴 후 할 일이 없어 우울해합니다. 그러니 새 정부는 경력과 경험은 물론 여유까지 겸비한 노인들이 직업인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노인이 일을 통해 삶에 활력을 얻고 이를 통해 건강까지 챙기면 국가적으로도 이득 아니겠어요?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노인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새 정부는 노인이 가진 잠재력을 잘 연구해 ‘노인의 힘’이 강한 나라를 만들어주세요.
“아빠들이 육아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새 정부는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넘어 아이를 낳고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저출생 문제 해결의 중요한 열쇠는 아빠 육아 참여도를 높이는 것이죠. 이를 위해 기업이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고 유연근무제를 적극 도입하도록 정부가 힘써주면 좋겠습니다.
참여기업엔 인센티브를 확대하되 육아휴직 근로자에 대한 불평등도 없애야 하고요. 더불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지원하고 부모가 아이와 함께할 시간을 보장하는 데에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육아 정책을 통해 청년들이 인생을 걸고 선택한 결혼과 출산이 옳은 선택이라고 느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십시오.
“제도권 밖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이 더 많아지길”
저와 같은 청소노동자나 플랫폼노동자 등 제도권 밖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이 많이 만들어지길 희망합니다. 기업에 소속되지 않은 노동자들은 아플 때도 쉴 수가 없습니다. 불가피하게 일을 못하게 되면 곧장 일자리를 잃게 되기 십상이고요. 프리랜서 노동자도 아플 땐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더불어 다양한 직업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타일공, 도배사, 용접공 등에 도전하는 청년이 늘고 있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편견은 여전합니다.
기업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에 다니지 않는 청년들도 사회의 당당한 노동자로 일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데 새 정부가 힘써주길 바랍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클 수 있게 어린이집 급식 지원금 인상을”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어린이집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라요.
어린이집을 운영하다 보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공공성·투명성을 다소 과하게 요구받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지자체의 관리 기준 및 자료 제출 등에 따르기 위해 시간을 보내다보면 외려 아이들을 위해 교구를 만들고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시간이 부족해지기도 하고요. 새 정부에선 이런 부분들이 개선되면 좋을 것 같아요.
더불어 원아들을 위한 급식비 인상도 절실해요. 3~5세 누리과정 아이들의 급식 지원금은 어린이집 원아들과 비교해 3~4배 많아요. 똑같이 소중한 아이들인 만큼 급식비 역시 비슷하게라도 지원이 이뤄지길 바라요.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히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어린이집의 어려움을 새 정부가 이해해 부모와 아이, 기관이 모두 행복한 내일이 오길 희망합니다.
“기본 수어 교육으로 장애인·비장애인 이해 폭 넓혔으면”
청각장애인이 극장에 가서 영화를 선택할 때 자막 유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한국 영화는 자막 삽입이 필수가 아니다보니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 쉽지 않아요. 개봉하기만 고대해온 영화인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일이 많죠. 어떤 영화든 자막과 함께 관람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이르는 보청기 구매비용뿐만 아니라 보청기 배터리 유지비용 등 청각장애인 보조기구에 대한 지원이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주기적으로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거든요.
나아가 언어치료 관련 지원책도 다양해졌으면 하고, 기본적인 수어 교육을 의무화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하고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봅니다.
“청년이 미래를 꿈꾸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청년들은 지쳐 있습니다. 주거불안, 취업난, 불공정한 경쟁 등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품기도 전에 우리는 거대한 짐 앞에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마주하며 새 정부에 절실한 바람을 전하고자 합니다.
새 정부는 청년을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봐주기 바랍니다. 단기적인 지원금 중심의 일회성 방안이 아닌 기업이 단단해지고 실력과 노력, 기술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구조적 개혁에 나서주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청년 개개인의 성취와 삶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보다 실질적인 정책에 힘써주길 바랍니다.
청년이 미래를 꿈꾸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을, 국민 모두와 함께 만들어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전통이 지속가능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 마련을”
다양한 매체에서 전통주가 소개되고 체험 기회도 확대되면서 전통주 업계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과 유입이 증가하고 있지만 업계에 장기적으로 종사하는 청년은 드뭅니다. 이는 업계 내에서 커리어를 설계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전통주 커리어트랙’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단일 교육기관보다 대학별 산학협력 중심으로 전통주 교육뿐 아니라 기획, 마케팅, 디자인, 연구, 유통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실무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합니다.
또한 아이디어 실현과 취·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턴십, 파일럿 플랫폼 등 실질적인 지원도 병행돼야 합니다. 청년들의 새로운 시각, 다양한 시도는 전통주 업계의 다각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어르신들이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는 토대를”
전 세계적으로 치매 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선 치매전단계(경도인지장애) 유병률 또한 증가 추세를 보입니다. 정신적·신체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나이지만 60세가 넘으면 은퇴 후 마땅히 할 게 없어 사람·사회와 단절돼가는 어르신을 많이 봅니다. 은퇴 후에도 다시 사회의 한 부분에 소속돼 하루를 재미있고 알차게 보내는 어르신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그러러면 단순직에 그치는 노인 일자리가 아니라 그동안의 경륜을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일의 영역이 더 넓어져야 합니다. 어르신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어주면 경도인지장애 유병률도 줄이고 치매로의 이환율을 낮출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다양한 교육
받을 수 있게 교육체계 개선을”
국가가 책임지는 ‘돌봄’의 다양한 형태에 대한 고민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저마다 다른 아이들을 일률적인 형태로 돌보거나 가르치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돌봄교실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돌봄의 운영 방식이나 지향하는 가치를 깊이 있게 다룰 때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이들이 아이답게 자랄 수 있는 교육 환경이 갖춰지면 좋겠습니다. 현재 입시 교육체계가 계속된다면 아이들이 과연 좋은 성장 단계를 밟아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어요. 아이들이 발달시기별로 놀이활동을 누릴 수 있는 교육체계 개선에 대한 바람을 전해봅니다.
덧붙여 느린 학습자(경계성 지능인)의 기준을 명확히 해서 더 많은 아이가 지원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학교 밖에서도 안전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주세요.
“시골에 살아도
다자녀 혜택 누릴 수 있기를”
경남 하동군에서 7남매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자녀가족을 위한 정책에 관심이 많은데 늘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통·문화·공공시설 할인 등의 정책은 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져 시골에 사는 저희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다자녀가족은 자차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데 보건소 등 다자녀용 주차 공간이 있었으면 합니다. 제일 아쉬운 점은 도시가 아닌 시골에는 소아청소년과가 없다는 점입니다. 보건소나 지역 의료원에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우선 배정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해 지역에 사는 아이들이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막내는 선천성 심장 질환을 갖고 태어나 현재도 세 달 넘게 중환자실에 입원 중입니다. 모든 아픈 아이가 적절한 치료를 받고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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