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속에서도 빛난다, 미나리아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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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공원,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 국립중앙박물관,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의 공통점은? 조경가 정영선(조경설계 서안 대표)이 설계한 정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설계한 정원엔 특징이 있다. 편안하고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미를 준다. 그의 정원 설계 기본 정신이 ‘검이불루(儉而不陋,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다)’라는 것을 알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우리 꽃과 나무를 많이 볼 수 있다는 점도 그가 설계한 정원의 특징이다.
정 대표는 정원을 조성할 때 꼭 심는 식물이 있다. 그는 “약간 축축한 곳이 있으면 기를 쓰고 미나리아재비를 심는다”고 했다. 미나리아재비가 그의 시그니처 식물인 셈이다.
미나리아재비는 요즘엔 흔한 꽃이 아니다. 더구나 화단에 심는 식물도 아니다. 그는 “전엔 미나리아재비가 개울가, 논둑에 흔했는데 지금은 농약 뿌리고 잡초라고 뽑아내서 거의 다 없어졌다”며 “그 꽃이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기를 쓰고 심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나리아재비를 따로 구할 곳도 없어서 자신의 집 정원에 기르면서 필요할 때 갖다 쓴다고 했다.
미나리아재비 꽃은 참 예쁘다. 밝은 노란색 꽃잎이 에나멜을 발라놓은 듯 반짝이는 모습이 정말 독특해서 금방 구분할 수 있다. 꽃잎이 반짝이면 곤충이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으니 꽃가루받이에 유리할 것이다. 뿌리잎은 잎자루가 길고 3~5갈래로 깊게 갈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미나리아재비는 과(科) 이름이기도 한데 우리나라에만 100여 종 이상의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다. 익숙한 봄꽃인 복수초, 변산바람꽃, 노루귀, 할미꽃, 매발톱, 동의나물 등이 모두 미나리아재빗과 식물이다. 대부분 미모가 출중한 것은 미나리아재비 집안이기 때문일 것이다.
글·사진 김민철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일간지 기자. 저서로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문학 속에 핀 꽃들’, ‘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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