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넘실대는 봄날이 가면 세계 정상들이 이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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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보문관광단지
주소 경북 경주시 신평동 | 문의 (054)745-7601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경북 경주시의 중심에서 동쪽으로 10여㎞ 정도 떨어진 곳엔 보문관광단지가 있다. 보문관광단지는 2015년 열린 관광지 1호 중 하나이자 ‘경북 1호 열린 관광지’로 선정된 우리나라 최초 관광단지다. 올해는 보문관광단지가 열린 관광지에 선정된 지 10주년이자 관광단지로 지정된 지 50주년 되는 해다. 그리고 또 하나, 국가적 행사인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보문관광단지 일대에서 열린다. APEC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보문관광단지로 떠났다.
우리나라 1호 ‘관광단지’
1년 중 보문관광단지의 극성수기는 보문호 둘레길에 벚꽃이 만발하는 시기다. 전국에서 찾아온 마라토너들이 벚꽃 아래서 ‘감성 러닝’을 하고 나들이객들이 따스한 봄볕 아래서 봄 소풍을 즐긴다. 아련한 추억 속 봄나들이의 한 장면처럼 놀이공원 앞 솜사탕 장수, 풍선 장수도 봄 풍경을 거든다.
봄뿐 아니라 연간 6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보문관광단지는 1975년에 국내 최초 관광단지로 지정돼 1979년에 종합 관광휴양지로 개장하며 관광산업과 여가문화의 시작을 알린 곳이다. 보문관광단지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물레방아’ 광장 앞에 가면 ‘대한민국 관광의 역사, 이곳에서 시작되다’라고 적힌 기념비가 있다.
관광단지가 조성될 당시 들어선 물레방아는 ‘삐삐’나 휴대전화 등 마땅히 연락할 방법이 없던 시절 경주 시민들의 약속 장소로 유명했다. 가까이 있는 보문호를 중심으로 둘레길을 따라 호텔과 리조트 등 레저 및 휴양 시설, 테마 관광 시설, 상업 시설, 국제회의장 등이 속속 들어서며 ‘경주 관광 1번지’가 됐다.
다 같이 돌자, 보문호 둘레길
보문관광단지 내에 조성된 165만 2900㎡(50만 평) 규모의 거대한 인공호수인 보문호 둘레길(보문호 순환탐방로)을 한 바퀴 걷는 것만으로도 보문관광단지를 야무지게 둘러볼 수 있다. 둘레길은 총 8㎞로 볼거리에 현혹(?)되지 않고 걷기만 할 경우 두 시간 정도 걸린다. 둘레길은 경사나 계단이 거의 없어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완보가 가능하다. 경주 시민들에겐 산책로로 인기다. 호수를 곁에 두고 걷기에 어느 지점에서든 탁 트인 호수 전망과 만난다.
어느 곳이나 출발점을 삼아도 한 바퀴 완주가 가능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경주동궁원’에서 출발하는 게 편하다. 경주동궁원에서 300m쯤 걷다보면 보문호 둘레길 진입로이자 경관 교량인 ‘물너울교’와 만난다. 물너울교는 북천(알천)에서 형산강(서천)을 따라 펼쳐진 경주 시가지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포인트다. ‘달’ 형상을 모티프로 한 아치형 다리 디자인은 신라 경덕왕 때 ‘제망매가’를 지은 월명사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낮에는 초록의 숲이, 밤에는 야경이 아름다워 ‘형산강팔경’ 중 하나로 꼽힌다. 물너울교 시작점엔 소공원인 물너울공원이 있다. 알·별·하트 모양 등 다양한 조명이 호반의 밤을 수놓는다.
천천히 거닐다보면 시선을 고정시키는 이국적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보문 콜로세움’이다. 천년 고도에 로마의 원형경기장인 ‘콜로세움’을 재현한 건물이 다소 이질적으로 보이는데 누리소통망(SNS)을 이용하는 젊은층 사이에선 이미 보문관광단지의 ‘인생샷’ 포토존으로 유명하다. 음식점, 카페, 키덜트뮤지엄 등 상점과 편의시설이 입점해 있는 복합 상가 건물이어서 잠시 들러 쉬었다 가도 좋다. 자동차 동호인이라면 지나치지 못할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도 근처에 있다. 클래식카와 캠핑카, 명품 스포츠카, 영화 속 클래식카 등을 전시해놓은 박물관에선 자동차에 푹 빠져볼 수 있다.
2024년 9월에 개장한 ‘관광역사공원’은 보문관광단지의 역사와 대한민국 관광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
‘보문호 수상공연장’에서 ‘보문호반광장’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보문호 둘레길 산책의 백미로 꼽힌다. 벚나무가 걷는 내내 함께한다. 벚꽃이 지면 신록이 대신한다. 밤이면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산책의 맛을 더한다. 길을 걷다보면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풍경이 좌우로 펼쳐진다. 호수엔 오리배가 두둥실 떠다니고 고개를 돌리면 나무 그늘 아래에서 간식을 나눠 먹는 가족들의 풍경이 봄날처럼 평온하고 따스하게 느껴진다. 이쯤에서 다리가 뻐근해진다면 자전거나 전동바이크를 타는 것도 방법이다.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핀 ‘호반1교’를 지나 ‘물향내쉼터’로 향하는 길은 보문호 둘레길에서 최고 전망을 선물하는 곳이다. 눈앞으로는 드넓은 호수가, 양옆으론 벚꽃이 줄지어 인사를 건넨다. 벚꽃이 져도 아쉬워할 것 없다. 민들레, 데이지 등 형형색색의 봄꽃들이 채우기 시작하는 곳이니.
미국 CNN에 소개된 ‘보문정’, ‘경주동궁원’도
미국 CNN 방송에 ‘한국의 비경’ 중 하나로 소개된 ‘보문정’, 사계절 즐길 수 있는 ‘경주동궁원’, 테마파크 ‘경주월드’ 등 주요 시설도 보문호 둘레길과 가까이 있다. 팔각 정자와 연못 주변을 벚나무와 단풍나무가 두르고 있는 보문정은 여름에는 연못이 수련으로 물들어 절경을 뽐낸다. 봄엔 특히 수양버들처럼 축 늘어진 수양벚꽃을 볼 수 있다. 4월 첫 주 내린 봄비로 벚꽃은 많이 졌지만 겨울 설경까지 아름다워 사시사철 사진 동호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경주동궁원도 들러볼 만하다. ‘삼국유사’ 속에 기록된 ‘동궁’과 ‘월지’를 현대적으로 재현해놓은 이색 정원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문무왕은 별궁이었던 동궁에 커다란 연못을 파 화려한 꽃과 나무를 심고 새와 짐승을 들여와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었다. 말하자면 우리나라 최초의 식물원인 셈이다. 식물원과 새 테마파크인 ‘버드파크’가 나란히 있다. 약 4000㎡(1200평) 규모의 신라 한옥 구조로 크게 본관과 2관으로 이뤄진 식물원은 힐링을 제공하는 식물들이 반긴다. 새둥지 형태의 버드파크에선 펭귄, 앵무새, 플라밍고 등 250종의 조류와 교감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해가 진 뒤 조명이 하나둘 켜지면 보문관광단지 인근 국제회의 복합지구 내 ‘화백컨벤션센터’에도 불이 들어온다. 11월 ‘2025 APEC 정상회의’ 주회의장으로 활용될 건물 주변엔 APEC 성공 개최에 대한 염원을 담은 현수막이 봄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박근희 객원기자
가까이 있는 열린 관광지
대구 비슬산군립공원
대구 달성군에 있는 비슬산군립공원은 2021년에 열린 관광지로 선정됐다. 비슬산군립공원이 자리한 비슬산은 대구 지역에선 ‘북 팔공, 남 비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북쪽 경계에 있는 팔공산과 함께 대구 양대 산으로 꼽힌다. 산 정상의 바위 모양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 ‘비슬(琵瑟)’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해발 1084m의 산은 4월이면 대견사부터 대견봉까지 참꽃(진달래)이 물들인다. 자연휴양림 공영주차장에서 정상부인 참꽃군락지까지 휠체어 리프트가 탑재된 장애인 전용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 참꽃군락지 조망대까지는 전용 통행로를 통해 휠체어로 탐방이 가능하다. 비슬산 내 불교 유산을 품은 대견사, 유가사, 소재사 등 사찰도 들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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