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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일자리 해소에 필요한 것은? 16개 지자체별 맞춤형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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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빈 일자리 해소방안 발표… 구인·구직 매칭도 집중
정부가 지역 노동시장을 가장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역의 빈 일자리와 구인난 해소를 위해 지역별 맞춤형 지원대책에 나섰다. 정부는 10월 16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제3차 빈 일자리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빈 일자리란 비어 있거나 한 달 안에 새로 채용될 수 있는 일자리를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8월 기준으로 빈 일자리 수는 22만 1000여 명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월 18만여 명에 비해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2022년 8월에 비해서는 3000여 명 줄었다. 정부가 올해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빈 일자리 해소방안의 추진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빈 일자리가 생겨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일시적 요인으로는 수요와 공급이 들어맞지 않는 ‘부조화(미스매치)’를 들 수 있다. 3월과 7월 정부가 발표한 정책은 미스매치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그 후 뿌리산업·조선업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계속 커지던 빈 일자리 수 증가 추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계도 있었다. 지역 제조업 등 주요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일자리 미스매치는 지역마다 산업구조와 인구구조 등 노동시장의 특성이 달라 인력 부족의 원인도 다르다는 점에서 보다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문제다. 이에 정부도 지자체와 함께 지역별 맞춤형 지원대책을 만들었다. 이번 제3차 빈 일자리 해소방안은 지역별 산업 여건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주도하는 일자리 매칭 방안을 중앙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지자체가 업종 선정하고 필요한 지원 설계
이번 대책은 크게 세 가지 방안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지역별 맞춤형 빈 일자리 해소 프로젝트다. 지역 여건에 맞게 일자리 대책을 내놓는 이 방안은 두 가지 차원에서 진행된다. 지역에 인력이 유입되도록 하는 ‘지역인력 유입 프로젝트’가 첫 번째 트랙이다.
지역의 인구 유출 및 고령화 문제는 이제 고질적인 것이 됐다. 부족한 정주여건, 미흡한 복지·문화시설, 노후된 인프라 등을 피해 지역을 떠나는 인구가 늘어났다는 얘기다. 지방 소재 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꺼리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그나마 남은 근로자들의 연령대도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로 고령화율과 빈 일자리율은 대체로 비례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전국에서 세 번째로 고령화율이 높은 전북의 경우 빈 일자리율 순위에서도 세 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지역인력 유입 프로젝트는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먼저 지자체별로 지원이 꼭 필요한 업종 두세 개를 선정해 빈 일자리 해소 지원방안을 지자체가 직접 설계한다. 정부는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전국에서 빈 일자리율이 가장 높은 충북은 지원이 필요한 업종 세 가지로 식료품제조업, 보건복지업, 반도체부품업을 꼽았다. 주로 간편식을 만드는 충북 지역 식료품 제조업의 경우 관련 기업의 47.5%가 음성군과 진천군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은 인구 유출이 심각하고 고령화가 심화돼 있어 충분한 인력이 확보되지 못하는 곳이다. 게다가 대다수 기업이 소규모 영세기업으로 흩어져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충북의 지역 인력 유입 프로젝트에서는 고용센터나 지자체 일자리센터 등 관계기관과 협업체계를 구축해 충주시 등 인근 도시의 미취업자를 구인기업과 연계하고 통근차량과 기숙사 임차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 여성인력이 유입될 수 있게 근로시간단축제도나 유연화제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정년퇴직자를 1년 이상 계속 고용할 때는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지원 수준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는 최대 24개월에 걸쳐 월 30만 원을 지원받지만 최대 12개월에 걸쳐 월 8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각 지자체가 제안한 프로젝트는 마흔 개가 넘는다. 저마다 지역의 환경을 고려한 미스매치 해소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만이 있는 인천시에서는 운수업 프로젝트를 내세웠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공항이 정상화되면서 구인 수요가 증가했지만 낮은 임금과 부족한 정주여건으로 공항보안이나 하역 등 직무에서 인력이 잘 수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에서는 공항·항만 운송서비스 기업에 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람에게는 취업지원금을 확대 지급하고 교통비와 주거비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지역별 맞춤형 빈 일자리 해소 프로젝트의 첫 번째 트랙이 지역별 맞춤형 해소방안을 짜는 것이라면 두 번째 트랙은 ‘근로환경 개선 프로젝트’다. 이에 따르면 정부가 지역 중소기업의 근로환경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사업을 메뉴판 형태로 배포한다. 이 메뉴판을 보고 각 지자체가 지원이 필요한 사업을 선별해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처마다 지역 산업단지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제공할 수 있는 정책을 메뉴판에 제시한다. 산업부에서 산단에 아름다운 거리를 조성하고 청년문화센터를 만들 수 있게 지원하면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농업근로자를 위한 기숙사를 건립하게 돕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제안하는 또 다른 메뉴는 지역기업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스마트공장을 확대하고 인재연수원을 확충하는 등의 지원을, 농식품부에서는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육성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 각 지자체는 이를 보고 필요한 정책을 골라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인프라 확충하고 외국인력 확보도
이번 제3차 빈 일자리 해소방안은 일시적인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것뿐 아니라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지역 단위 고용서비스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것이다. 빈 일자리 핵심기업 5000개를 선정해 전국 고용센터의 신속취업지원 전담반을 통해 구인·구직이 잘 연결될 수 있게 집중 지원한다. 지역별 직업훈련도 강화하는데 대·중소기업 상생형 공동훈련센터를 20개 신설하는 것을 추진한다. 근로조건이 나아지도록 지원도 강화한다. 원청이 출연해 협력사의 근로복지를 지원하는 공동근로복지기금을 확대하고 2·3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상생연대 형성지원’도 신설한다.
저출산·고령화 추세는 단기간에 변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스매치를 장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지역의 외국인력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지역에 우수 외국인력이 취업하고 정주할 수 있도록 비자체계를 개선하고 필요 외국인력 할당량(쿼터)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지역과 때에 따라서는 단순외국인력, 숙련기능인력, 계절근로자가 필요한 경우가 각각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쿼터를 신속하고 유연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단지 인력을 끌어오는 데 그치지 않고 외국인의 정주여건도 개선해 사회통합에 이를 수 있게 한국어나 한국문화 교육 등의 사회통합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지역별 맞춤형 빈 일자리 해소 프로젝트는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특히 정부는 지역인력 유입 프로젝트를 실시하기 위해 12월까지 구체적 세부지원 내용을 지자체와 협의할 전망이다. 근로환경 개선 프로젝트도 사업별 여건에 맞춰 2024년 대상 선정기준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런 추진 과정은 일자리전담반을 통해 꾸준히 점검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역별 빈 일자리 대책이 업종별 대책과 함께 내실 있게 추진된다면 6대 국정 목표 중 하나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달성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역별 맞춤형 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남은 기간 동안 지자체와 긴밀히 협의해 이번 대책이 지역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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