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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휩쓴 K-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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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임윤찬│유튜브

2022년 상반기 국제 음악콩쿠르에 입상한 우리나라 사람은 모두 37명이다. 클래식 음악인들을 후원해온 금호문화재단은 2022년 1~6월 세계 곳곳에서 열린 25개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임윤찬, 양인모, 최하영 등 37명의 우리나라 연주가가 입상했다고 발표했다. 실로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그중에서도 미국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유튜브로 퍼진 임윤찬의 수상 당시 연주 영상은 600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클래식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핀란드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리나라 연주가 최초로 1위를 차지한 첼리스트 최하영도 놀랄 만한 성적이었다. 그 밖에도 김가은(첼로, 미국 어빙클라인 콩쿠르 1위), 윤소희(비올라, 미국 워싱턴 콩쿠르 1위), 박하양(비올라, 일본 도쿄 콩쿠르 1위) 등도 탁월한 기량으로 우승했다. 이처럼 많은 우승자를 배출한 배경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그동안 연기된 세계대회가 한꺼번에 열린 영향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젊은 연주가들의 역량이 정점에 와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핀란드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유튜브

우리나라 연주가들이 강한 세 가지 이유
사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클래식은 그야말로 세계무대에서 변방이었다. 정명화(첼로), 정경화(바이올린), 정명훈(피아노)으로 이어지는 정트리오와 김대진(피아노) 등이 세계무대에 섰을 뿐이다. 정치적인 이유로 오랜 시간 금기어였던 작곡가 윤이상도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클래식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이른바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로 불리는 폴란드 쇼팽 콩쿠르에서 2005년 임동민·임동혁 형제가 공동 3위를 차지하고 2015년에는 조성진이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
역시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도 작곡 부문에서 조은화(2008년)·전민재(2009년), 성악 부문에서 홍혜란(2011년)·황수미(2014년), 바이올린 부문에서 임지영(2015년)이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도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당시인 18세 때 영국 리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2021년에는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고 피아니스트 서형민이 독일 베토벤 콩쿠르, 김수연이 캐나다 몬트리올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어떻게 그렇다면 우리나라 음악가들이 클래식의 본고장인 러시아와 유럽 무대에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면서 케이-클래식 바람을 몰고 왔을까? 어떻게 피아노를 비롯한 양악들을 귀신 같은 솜씨로 연주할 수 있게 됐을까? 이번에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입상한 임윤찬은 동네 피아노학원에서 피아노를 배웠다고 했다.
과연 그 원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불타는 교육열이 케이-클래식의 밑천이 되지 않았을까? 친구들이 학교를 마치고 태권도, 수영, 피아노를 배우러 학원에 갈 때 임윤찬 역시 관습적으로 피아노를 택한 것이다. 적어도 1980년대 말과 1990년대를 넘어오면서 이렇게 피아노를 시작한 어린이들은 부모의 교육열로 인한 조기교육의 혜택을 받은 셈이다.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리나라 연주가 최초로 1위를 차지한 첼리스트 최하영│유튜브

연습에 매달리는 근성이 만든 결과
두 번째는 기업의 메세나(예술 후원)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칫 피아노학원에서 끝날 영재들을 세계무대로 이끄는 데 공헌한 금호문화재단이 있다. 이 재단은 1998년부터 14세 이하 음악 영재들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금호영재콘서트를, 1999년부터는 15~25세 연주자를 위한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 시리즈를 열고 있다.
두 무대를 통해 배출된 유망주들이 세계무대를 휩쓸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손열음·김선욱·선우예권·임윤찬,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양인모, 임지영, 첼리스트 최하영·문태국, 플루티스트 조성현 등 현재까지 1000여 명이 넘는 실력파 연주가가 금호영재·영아티스트 무대를 통해 발굴됐다.
고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의 클래식 사랑에서 비롯된 금호문화재단의 클래식 음악인 지원이 없었다면 케이-클래식의 오늘도 없었다. 금호문화재단은 거장들을 초청해 마스터클래스(명인강좌)를 제공하고 젊은 연주가들에게 명품 고악기를 무상으로 지원하는가 하면 세계대회에 나가는 음악인들에게 항공권을 지원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다. 1992년 설립돼 불과 30년밖에 안 되는 짧은 역사를 가진 한국예술종합학교는 피아노·바이올린·첼로뿐만 아니라 성악과 현악 4중주, 작곡 등 분야에서 유능한 실력자를 배출했다.
박사학위가 없어도 실력만으로 채용된 첼리스트 정명화, 피아니스트 이경숙·김대진,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교수 등이 후학을 양성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박재홍은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한예종 출신의 국내파다. 세계적인 중견 연주가로 자리매김한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김선욱을 비롯한 많은 연주가가 한예종에서 실력을 갈고닦았다.
오늘날 눈부신 케이-클래식의 성과는 가정과 학교, 사회가 삼위일체가 되어 영재들을 지원한 결과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탁월한 재능을 바탕으로 끈질기게 연습에 매달리는 한국인의 근성이 만든 결과가 아닐까? 이 때문에 앞으로도 케이-클래식의 신화는 계속 쓰일 것이다.

오광수 대중문화평론가(시인)_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문화 분야에서 기자로 일했다. 저서로는 시집 , 에세이집 등이 있다. 현재는 문화 현장에서 일하면서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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