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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유명 작가가 누리소통망(SNS)에 프로필 사진을 올리며 투정 섞인 글을 썼다. 저자 의견은 크게 존중받지 못하고 출판사 의견대로 사진을 선정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유명 작가도 상황이 저러할진대 나 같은 조무래기는 오죽하겠는가. 몇 달 전, 어린이 성교육 책을 만들자는 출판사의 제안을 수락했다. 전에는 없던 새로운 책을 만들고 싶은 욕망에 불타올랐다. 열심히 작업한 샘플 원고와 그림을 출판사에 보냈다. 그러나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니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는 출판사의 요구에 맥이 다 빠졌다. 문득 궁금해졌다. 이다지도 고루한 출판 시장에서 ‘걸스 토크’는 어떻게 출간될 수 있었던 것일까?
이 책의 저자인 ‘이다’는 일러스트레이터 겸 작가로 자신의 특기를 십분 살려 그림과 손글씨로 책 한 권을 빼곡히 채웠다. 그림일기처럼 쓰인 작품 속에는 저자가 사춘기 시절에 겪었던 이차성징과 그에 따른 심리가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다. 이 책의 주요 독자인 청소년들은 겨드랑이털을 숨기려 안간힘을 쓰는, 팬티에 말라붙은 핏자국을 대변으로 오인한, 버섯을 먹으며 키스의 느낌을 상상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이다. 어른이 읽기에도 손색이 없다. 사전을 넘기며 야한 단어를 찾는 장면에서 과거의 내가 떠올라 웃음이 피식 새어나왔으니 말이다.
일부 학부모 단체는 이 책이 불만이다. 부적절한 성적 표현이 담겨 있기 때문이란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아이가 생기는 과정을, 이성 친구가 성관계를 요구할 때 대처하는 방법을, 자위를 주제로 청소년기 자녀와 허물없이 대화할 수 있는지 말이다. “우리 함께 궁금해하고, 말하고, 나누면 좋겠어. 내가 어릴 때 필요하던 것이 그거야. 내가 어떤지, 내가 왜 이러는지, 나의 몸이 왜 그런 건지, 나만 속 썩이며 생각했던 것들. 그런 것들을 환하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답답하고 외로운 소녀들에겐 위로와 즐거움이 되리라 믿어.” 사춘기를 거친 사람이라면 이 작품이 청소년에게 진솔한 친구가 돼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의 훌륭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저자가 지닌 그대로의 감성을 편집자가 받아들이고 편집자의 기획안을 윗선이 받아들여 이처럼 파격적인 책이 완성된 것 자체가 기적이다. 샘플 원고를 출판사의 입맛에 맞게 수정하는 입장에서 부러울 따름이다. 자본이 튼튼하지 못한 출판사는 책 한 권만 실패해도 휘청거린다는 사실을 안다. 편집자도 직장인이기에 튀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는 사실도 안다. 그 결과 트집 잡힐 만한 책을 만들지 않으려는 사실 역시 잘 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집을 부려봤자 “우리가 출판을 하려는 거지 예술을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라는 쓴소리만 들을 테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걸스 토크’는 예술이다.

이주윤
여러 작가의 문장을 따라 쓰다 보니 글쓰기를 업으로 삼게 됐다.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문해력’ 등의 책을 썼다.

새 책



생명의 아픔
박경리(다산책방)
‘살아 있다는 것은 아름답다. 그래서 고통까지 껴안는 것인지 모른다.’ 생명의 고귀함을 우선하고 그 안에서 문학의 정신을 길어내는 박경리 작가가 생태와 환경에 관해 발표한 에세이를 엮은 책이다. 특히 이 책에는 박 작가가 작고하기 이전에 쓴 마지막 산문 ‘물질의 위험한 힘’이 새롭게 수록됐다. 자본주의로 압도된 현대사회에서 잃어버린 공생의 정신과 합리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는 그의 문제의식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시대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관점을 제시한다.



당신에게는 몇 번의 월요일이 남아 있는가
조디 웰먼(토네이도)
바쁜 하루, 반복되는 일상, 끝없는 루틴. 일주일의 시작인 월요일은 늘 버티고 넘겨야 할 날로 여겨진다. 하지만 남은 월요일이 이제 1000번도 채 남지 않았다면? 당연하게만 여겼던 하루, 무심코 흘려보낸 순간들이 더없이 소중한 시간으로 바뀔 수 있다. 이 책은 죽음을 성찰함으로써 인생을 더 활력 넘치고 의미 있게, 후회 없는 인생을 만드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에디터의 기록법
김지원 외(휴머니스트)
‘에디터의 기록법’은 빅이슈, 어피티, 뉴닉, 폴인, 캐릿 등 우리가 매일 즐겨 읽는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의 기록 노하우와 철학을 담았다. 어떤 이들은 디지털 도구만 사용하고 어떤 이들은 꼭 종이에 손글씨로 기록을 남겨야 한다. 또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쌓아놓는 이도 있고 기록하고 싶은 것만 남기는 이도 있다. 에디터 10인의 다양한 기록 세계를 통해 나만의 기록법을 찾다보면 기록의 즐거움을 재발견할 수 있다.



여행의 위로
이해솔(이타북스)
꿈을 찾아 일상에 매진하던 저자는 실패와 좌절 끝에 빙하와 오로라가 있는 북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더 이상 실패와 좌절이 나를 죽이게 둘 수 없다’는 생각 하나로 떠난 북유럽에서 저자는 꿈보다 소중한 것을 찾게 된다. 소중한 것을 잊은 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선물하는 북유럽 여행기다.

강정미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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