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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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도서 기획안을 내밀었다. ‘행운을 부르는 말습관’이라는 가제가 붙어 있었다. “작가님 글에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문장이 숨어 있거든요? 그 문장을 일상에 적용한다면 독자의 삶도 긍정적으로 변할 거라고 생각해요.” 편집자는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이라는 책을 추천하며 참고삼아 읽어보라고 말했다. 사는 일이 지겨워 들숨과 날숨 대신 한숨만 쉬며 살아가는 나에게 행운이 다 뭐고 긍정은 또 뭐란 말인가. 가당치도 않은 기획이라 생각했다. 길어도 너무 긴 참고 도서의 제목도 잊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책의 제목이 불현듯 떠올랐다. 이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이려나.
이 책의 저자인 ‘고이케 히로시’는 의류점을 개업했다가 경영난으로 사채에 손을 대 파산 지경에 이른다. 눈물을 흘리며 자신도 모르게 “포기하지 마” 하는 말을 중얼거리던 그때, 히로시의 눈앞에 ‘우주님’이 나타난다. 우주님은 말한다. 우주는 사람이 입 밖으로 표현한 말을 증폭시켜 현실로 나타낸다고, 그러니까 결과를 정하고 우주에 주문하라고, 해피엔딩을 설정하면 반드시 해피엔딩이 될 거라고 말이다. 히로시는 “십 년 만에 빚을 갚고 행복해졌습니다”라는 결과를 우주에 주문한 후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처리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주문을 실현했다. 그것도 주문했던 날짜보다 일 년 빠른, 구 년 후에 말이다.
자기계발서로 성공하는 사람은 저자 자신밖에 없다고 그 누가 말했던가. 결과를 주문하면 이루어진다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돈 주고 사서 보다니. 그의 성공에 일조한 듯싶어 입맛이 썼다. 그러나 에필로그에 쓰인 우주님의 말은 나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우주에 시간의 개념 따위는 없어. 굳이 말한다면 시간은 미래에서 과거로 흐른다고 말하는 쪽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 (중략) 과거의 네게 메시지를 보내봐. (중략)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 책의 도입부에서 자신도 모르게 “포기하지 마” 하고 중얼거리던 히로시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그 말의 정체는 지금의 히로시가 과거의 히로시에게 보낸 응원의 메시지였던 것이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스무 살 무렵 마음속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낭중지추야.” 그 순간 나는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 언젠가 세상에 드러날 수밖에 없을 거라는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진 것 하나 없이 그런 생각을 하는 스스로가 어처구니없었지만 그 믿음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그것은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보낸 응원일지도 모르겠다. 방황하고 있을 스무 살의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본다. “너는 낭중지추야.” 오호라, 그렇다면 육십 살의 나도 지금의 나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을 터. 눈을 감고 미래의 내가 보낸 메시지를 들어본다. 드… 들린다…! “한숨 좀 그만 쉬고 일이나 해, 자식아!”
이주윤
여러 작가의 문장을 따라 쓰다 보니 글쓰기를 업으로 삼게 됐다.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문해력’ 등의 책을 썼다.
새 책
소스 코드 : 더 비기닝
빌 게이츠(열린책들)
세계인의 삶을 바꾼 테크놀로지의 거인, 빌 게이츠의 첫 회고록이다. 정보기술(IT)업계의 최신 트렌드나 미래 예측 대신 회고록답게 어린 시절 빌 게이츠의 성장 스토리가 펼쳐진다. 어린 빌 게이츠가 소프트웨어라는 미개척 분야의 잠재력을 직감하고 운명의 단짝 폴 앨런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기 삶의 거의 모든 토대가 돼준 다양한 관계와 교훈, 경험을 차근하게 이야기한다.
이 세상의 모든 고래 이야기
마크 카워다인(알에이치코리아)
전 세계 포유류 중 가장 신비로운 동물, 고래에 관한 포괄적인 최신 정보를 담은 가이드북. 세계적인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의 새 책이다. 혹등고래부터 대왕고래, 제르베부리고래, 흰돌고래(벨루가), 양쯔강돌고래에 이르기까지 고래 90종에 관한 정밀한 컬러 일러스트와 사진, 상세한 설명이 담겨 있다. 고래에 관한 역사부터 일대기, 분포 지도, 먹이 활동, 행동이나 아종에 대한 정보 및 종의 보존에 관한 이야기도 볼 수 있다.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장류진(오리지널스)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흔든 작가 장류진의 첫 에세이다. 2008년 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떠났던 핀란드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친구 예진과 함께 15년 만에 다시 핀란드로 떠난 작가가 과거의 기억을 반추하고 새로운 장면으로 덧입히는 순간을 담았다. ‘왜 나에게 네가 소중할까?’, ‘나는 어떤 사람인 걸까?’, ‘도대체 나는 왜 이럴까?’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마흔에게
나태주(북폴리오)
시인 나태주가 만 80세를 맞아 자신의 절반 즈음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이야기를 엮은 산문집이다. 사회적 환경과 시대적 배경이 변해도 마흔이라는 나이는 인생의 전환기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이다. 그런 마흔에게 시인은 “조금씩만 더 살아보자”고 말한다. 고달픈 순간이 와도 크게 당황하거나 멈추지 말고 그저 조금씩만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격려를 건넨다.
강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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