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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류팬에게 ‘손맛’을 설명한다면? 우리도 잘 몰랐던 한류의 모든 것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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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한류문화사전 기획한 국립민속박물관 백민영 전문위원
‘한 끼 식사로 밥에 양조간장, 계란프라이, 참기름 등을 넣고 비벼 먹는 음식. 간장계란밥은 1980년대 이후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핵가족화와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중략) 한국인을 넘어 전 세계적 관심은 소셜미디어의 보급과 K-팝의 인기가 한몫을 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간장계란밥을 즐겨먹는다고 올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중략)’
‘한류문화사전’에 나온 ‘간장계란밥’에 대한 설명이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인도 몰랐을 간장계란밥의 유래부터 특징·의의까지 자세하게 소개했다. ‘한류문화사전’이 있었다고? 대부분 생소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민속박물관이 최근 한류문화사전(전2권)을 펴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류 전문 백과사전이다.
한류문화사전은 한국의 의식주·정서·호칭, K-팝·드라마·영화·웹툰 등을 표제어 453개, 사진 800장으로 풀어냈다. 2004년 ‘한국세시풍속사전’을 시작으로 20년간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시리즈를 내온 국립민속박물관이 2024년 말 펴낸 특별판이다. 민속학 전공자를 중심으로 인류학·역사학·대중문화평론가 등 국내외 전문가 129명이 편찬에 참여했다.
두 권의 실물사전은 공공기관용으로만 배포되지만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누리집에서 원문 PDF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5월부턴 웹 검색서비스가 개시돼 누리집에서 표제어를 입력하면 된다. 연내 영어 번역본을 필두로 중국어·스페인어도 나온다. 편찬을 기획한 백민영 민속연구과 전문위원은 “너무나 익숙한 우리 문화이기 때문에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막상 설명하려면 어려울 때가 있다. 잘못된 정보도 상당하다. 우리부터 제대로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속과 한류의 연관성이 쉽게 떠오르진 않는다.
민속박물관이 왜 한류문화사전을 내느냐고 할 순 있지만 한류 콘텐츠를 통해 본 우리 일상이 21세기 한국 민속이다. 민속이라고 하면 오래된 것으로만 여기는데 실은 우리의 일상이 쌓여 만들어진 문화다. 해외에서 한류를 접하는 방법은 단순히 미디어를 시청하는 것을 넘어 체험하며 공감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테면 K-팝을 접한 외국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입고 먹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는다. 더 나아가 그들이 한국문화에 대해 물었을 때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명확한 해설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으로 우리 일상을 조명함으로써 민속을 친근하게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유튜브나 포털 사이트만 검색해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류문화사전이 갖는 차별점은 뭔가?
한류를 보여주는 표제어들이 한국문화에서 왜 등장했고 어떻게 변화해왔으며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특히 분야별 전문가들이 연구 성과와 객관적 지표를 토대로 집필했다는 점에서 사전의 완결성·신뢰도가 높다. 대중문화는 고문헌과 같은 사료가 없어 사전으로 체계화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대신에 한류 문화실태조사 결과, 신문 보도 내용 등 객관적이며 수치화할 수 있는 ‘현상’을 주로 담고 가치 판단이 필요한 내용은 최소화했다.

대중문화는 근거 사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내용의 신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필자가 참고한 통계 결과, 신문 기사 등 모든 객관적 자료의 출처를 무조건 명기하도록 했다. 이후 교열·감수 과정에서도 출처가 명확한지 한 번 더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표제어 선별은 어떻게 이뤄졌나?
표제어는 일상문화와 대중문화로 구분했다. 일상문화는 음식, 패션, 주거, 장소, 사건 등의 범주로 나눴고 대중문화는 K-팝, 웹툰, 드라마 등의 범주로 나눠 선정했다. 민속박물관 사전편찬팀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예비 표제어 1000여 개를 정리한 뒤 전문위원들과 함께 적합성 등을 논의해 최종 표제어를 선정했다. 표제어 내용은 2024년 9월을 기준으로 담았다.

한류문화사전은 기존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시리즈에 실린 표제어라도 대중문화 관점에서 해설한다는 점이 다르다. “같은 표제어를 한류문화사전, 세시풍속사전, 민속신앙사전 등에서 각각 찾아보며 다양하게 접근하는 방법도 흥미롭다”는 게 백 위원의 이야기다. 예를 들어 한국의식주생활사전은 ‘한옥’을 ‘한국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한국인의 심성이 표현된 집’이라는 어원적 배경에 맞춰 설명한다. 한류문화사전에서는 ‘블랙핑크·샤이니가 등장하는 영상, 나영석 피디가 연출한 예능 방송 등에 배경으로 활용됐다’는 부연 설명이 눈에 띈다. 또 가족과 친족사전은 ‘오빠’를 가족 관계에서 쓰이는 호칭으로만 설명하지만 한류문화사전에서 ‘오빠’는 한류 팬덤에서 공동체적 친밀감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현상을 짚었다.

편찬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대중문화 표제어 관련 사진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더라. 연예인 소속사, 콘텐츠 제작사 측과 일일이 연락해 허가받은 사진만 쓸 수 있었다. 사진 한 장 값이 전체 예산을 넘는 경우도 많아 포기한 사진도 많다. 아쉬운 점이라면 2024년 9월 기준으로 내용을 정리했기 때문에 이후에 주목받은 현상은 포함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2024년 말 블랙핑크의 로제가 부른 ‘APT.’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제작 시기상 ‘아파트’ 표제어에 로제의 얘기를 넣지 못했다.

문화는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다. 과거에는 납득된 내용이 현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는 없었나?
틀렸다기보다는 인식이 달라지는 부분들이 생긴다. 20년 전에 나온 한국세시풍속사전의 ‘복달임(삼복에 몸을 보하는 음식을 먹고 시원한 물가를 찾아가 더위를 이기는 일)’이라는 표제어에 사내아이들이 계곡에서 옷을 벗은 채 물장구치는 사진이 실렸다. 하나의 놀이로 봤기 때문에 당시에는 문제될 게 없는 사진이었는데 지난해 가을쯤 ‘성인지감수성 차원에서 좋지 않다’는 민원을 받아 사진을 교체했다. 한류문화사전 표제어 선정 때도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이고 필요하다면 개정·증보 작업을 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표제어를 꼽는다면?
‘가래떡’이 떠오른다. 과거에는 외국인들이 떡의 끈적끈적한 식감을 싫어한다고 알려졌는데 최근에는 떡볶이, 소떡소떡, 꿀떡이 해외에서 인기라고 한다. 문득 우리는 가래떡을 언제부터 먹기 시작한 것인지 궁금해져 세시풍속사전, 식생활사전을 찾아본 기억이 난다. 말 그대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전’이 아닌가(웃음). ‘달고나’도 재밌다. 한때 불량식품이라고 눈총받던 달고나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계기로 글로벌 위상을 자랑하는 K-푸드가 됐다. 그런 흐름을 보면서 우리 민속이 살아있음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표제어가 될 수 있는 단어는 여전히 많을 것 같다.
무궁무진하다. 그것을 어떻게 더 쉽고 재밌게 해설할 수 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한복 입는 방법, 젓가락 사용법처럼 글로만 보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영상이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보급할 계획이다.

백 위원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사전 편찬 작업을 멈추지 않는 데 대해 “민속을 전승하고 보존해야 하는 사명감”이라고 말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한국문화 콘텐츠 생산 자료, 학생·연구자 교육자료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누리집 이용자 수는 2022년부터 연 300만 명을 넘어섰다. 언어별 웹서비스로 인한 해외 유입자는 700% 늘었다. 한류문화사전이 한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근하 기자

한류문화사전으로 본 일상·대중문화

기생충
취업을 위한 가족 사기극이라는 코디미 장르를 잘 소화했으며 한국 사회의 불평등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효과적으로 담아냈다. 또한 계급 상승에 대한 욕망과 계급 불평등의 관계를 지하에서 반지하, 그리고 지상으로 구획된 건축구조와 냄새의 문제로 해석한 수작으로 평가된다. (중략) 미국에서 ‘기생충’을 리메이크한 드라마 제작이 결정되고 영화 속에 등장한 음식인 ‘짜파구리’가 해외시장에서 큰 관심을 얻는 등 ‘기생충’은 한류 콘텐츠로서 한국 영화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손맛
한식은 ‘비빔’, ‘무침’과 같이 갖은양념의 혼합과 융합으로 맛을 내기 때문에 특히 손맛이 음식맛의 결정체가 되기도 한다. (중략) 오랜 경험과 연습 끝에 얻어낸 요리하는 사람의 기술이라는 점에서 장기 지향적인 한국문화와 관련이 있다. 서양문화권에서는 레시피만 있으면 누구나 같은 맛을 낸다고 생각하지만 한식에서는 같은 재료라도 장기간의 경험으로 훈련된 요리하는 사람의 손맛이 음식 맛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의미로는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이다. 낚싯대를 잡고 있을 때, 물고기가 입질을 하거나 물고 당기는 힘이 손에 전해지는 느낌을 뜻한다. 손맛을 통해 한국인의 언어유희를 살펴볼 수 있다.

치맥
2010년대 초반에 등장한 신조어다. 드라마, 먹방 등에 자주 노출되면서 일상에 자리 잡아 2012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chimaek’이 올랐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2013)’의 주인공이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과 맥주를 같이 먹으며 “눈 오는 날에는 치맥이 딱인데”라고 말하는 장면은 중화권 한류 열풍을 이끌었다. (중략) 미디어에서 노출되는 치맥은 일을 마친 직장인들이 피로를 달래거나 실연의 상처를 잊기 위해 먹는 술자리에 등장하는 음식 중 하나였다. 이는 국적을 뛰어넘는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치맥은 음식이 단지 맛만이 아니라 먹는 분위기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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