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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트업이 모이는 창업허브 한국, ‘K-스카우터’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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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문 창업진흥원장김용문 창업진흥원장

글로벌 창업생태계, 국경이 사라진다

전 세계 최고의 창업생태계로 일컫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인력 절반(약 57%)은 이민자다. 미국 전역으로 확대해도 이민자가 기업규모 1조 원 이상 스타트업의 창업자 55%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등 소위 빅테크 기업으로 불리는 기업의 창업자나 수장 중에도 이민자 출신이 상당수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유럽은 어떠할까? 글로벌 창업 허브로 유명한 프랑스 파리의 ‘Station F’에는 78개국에서 온 1000 여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으며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도 해외 창업자의 비자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최대 4년의 체류기간을 보장하는 ‘프렌치 테크 비자’ 제도를 운영하는 등 해외 스타트업 유치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영국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국가 경제성장을 주도할 혁신 비즈니스 기반의 해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영주권 취득 지원, 가족동반 체류 등 기존 비자보다 확대된 혜택을 제공하는 ‘혁신가 비자’를 2019년에 신설했다. 특히, 기업통상부가 운영하는 GEP(Global Entrepreneur Programme)는 ‘혁신가 비자’와 연계해 혁신적인 해외 스타트업의 자국 내 글로벌 본사 설립과 성장을 지원하며 영국의 대표적인 인바운드(In-bound)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GEP는 스타트업 설립, 운영 그리고 엑시트(Exit) 경험이 풍부한 기업가들로 구성된 ‘딜 메이커(Deal Makers)’가 해외 스타트업 유치 전략가로서 활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참여 스타트업들이 영국으로 본사를 이전하는데 필요한 비자부터 설립 및 스케일업을 위한 멘토링, 네트워킹 등을 종합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스타트업을 미래 경쟁력으로 삼고 있는 선진 국가들은 해외 스타트업이나 인재에 대한 개방도가 높고 이와 더불어 이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 삼아 창업생태계의 국경을 과감히 무너뜨리고 있다.

글로벌 창업허브 스타트업 코리아, 지금은?

우리나라도 앞서 살펴본 국가들처럼 해외 창업가의 신속한 국내 정착과 안정적인 창업활동 지원을 위해 기술창업비자의 발급요건을 지속 완화하는 한편 기술창업비자 취득에 필요한 교육 등을 지원하는 OASIS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해외 창업가는 어느 정도일까? 2023년 6월말 기준 기술창업(D-8-4) 체류자격으로 등록한 외국인은 118명이다. 이는 전체 등록외국인 127만명 중 0.009% 수준이며, 창업비자가 신설된 2013년 이래 취득자는 계속 증가해 왔지만 그 절대적 규모와 비중은 여전히 낮다.

* 지역별 등록 외국인 현황(법무부) 자료를 연도별로 재구성 ** 막대그래프 내 수치는 기술창업비자(D-8-4) 등록외국인 수* 지역별 등록 외국인 현황(법무부) 자료를 연도별로 재구성
**막대그래프 내 수치는 기술창업비자(D-8-4) 등록외국인 수
이를 방증하는 결과로 2022년 프랑스 경영대학원 INSEAD가 발표한 ‘세계 인재 경쟁력 지수(Global Talent Competitiveness Index)’에서 한국은 133개국 중 종합순위 27위를 차지한 반면 세부 평가영역 중 인재 유치 매력도 수준은 55위, 그 중에서도 해외 비즈니스 및 인재에 대한 외부 개방도는 75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 보고서에서는 해외 비즈니스 및 인재에 대한 대외 개방도 향상을 한국의 핵심 과제로 꼽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에 용이한 전략적 위치에 있으며 뛰어난 ICT 환경은 물론 최근에는 K-pop, K-beauty, K-contents 등의 한류열풍에 힘입어 전 세계를 매료시키는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또한 전 세계 6위의 혁신역량과 기업가정신 지수 9위, 글로벌 창업생태계 12위 도시인 서울이 위치한 한국은 우수한 창업환경과 더불어 정부의 탄탄한 창업정책과 적극적인 지원 기조로 해외 창업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가올 것임에 틀림없다.

이제 이 같은 우리의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글로벌 창업허브로 도약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인재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영국은 GEP, 한국에는 ‘K-스카우터’가 있다

최근 정부는 글로벌 창업대국 실현을 비전으로 한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국내 및 아시아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해외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한 ‘K-스카우터 프로젝트’ 도입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영국 GEP의 딜 메이커처럼 해외기업 발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 구성된 ‘K-스카우터’를 발족해 유망한 해외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기술이전, 네트워킹, 투자유치, 세제혜택 등을 종합적인 컨설팅을 통해 국내 정착과 성장을 지원하는 한국형 GEP를 도입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코리아

‘K-스카우터 프로젝트’가 우리나라 대표적인 인바운드 프로그램인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OASIS 프로그램’과 함께 유기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면 대한민국의 상징적인 인바운드(In-bound) 정책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그간 해외진출 즉, 아웃바운드(Out-bound)에 강점을 가지고 추진하던 글로벌 정책을 인바운드까지 확장해 글로벌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창업생태계의 국경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가 해외 스타트업에게 더 매력적인 창업생태계로 거듭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K-스카우터 프로젝트’를 필두로 펼쳐나갈 글로벌 창업허브로의 부상은 국내 시장을 해외 유망 스타트업이 모이는 글로벌 스타트업의 장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국내 창업생태계로 들어오는 문을 활짝 열어야 할 때인 것이다.

한국 진출의 첫 관문 ‘창업비자’, 그 빗장을 열자!

해외 스타트업이 국내로 들어올 때 가장 먼저 통과해야 하는 관문은 비자취득이다. 따라서 ‘K-스카우터 프로젝트’의 매력도를 높이려면 해외 스타트업에 비자취득이라는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례로 영국은 ‘혁신가 비자’를 활용해 해외 스타트업의 자국 진출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영국 비자는 통상적으로 내무부에서 관리하며 승인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나 GEP를 통한 ‘혁신가 비자’는 소관부처인 기업통상부가 비자 승인·처리 업무를 위임받아 프로그램 내에서 해외 스타트업의 비자취득을 지원하고 있다. GEP에 참여한 해외 스타트업에게 원활한 비자발급을 지원함으로써 온전히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영국 정부의 배려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국내에서는 안산시의 다문화마을특구 비자발급 특례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안산시는 2009년 원곡동 일대를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하고 외국인음식점 특화사업 등을 추진했다. 2012년 외국인 조리사 고용추천서 발급제도를 시행해 특구 내 음식점에 한해 본래 비자발급보다 완화된 요건을 적용해 해외 요리사를 원활히 초청할 수 있도록 특례를 적용한 바 있다. 즉, 특구 관할 지자체장의 고용추천서를 받은 사업장의 경우 외국인 요리사 초청 시에 사업장이 충족해야 하는 비자발급 적용기준인 면적, 부가세, 고용인원을 기존보다 완화해 적용한 것이다.

이처럼 ‘K-스카우터 프로젝트’ 도입 시에도 기술창업비자의 승인·처리 업무를 위임할 기관을 지정해 프로그램 내에서 비자취득을 일괄 지원하도록 설계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K-스카우터 프로젝트’를 통한 기술창업비자 발급에 대해서는 지정기관이 업무를 위임받아 승인·처리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K-스카우터’를 활용해 비자취득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지원책을 더한다면 해외 유망 스타트업의 국내시장 진출을 이끌 강력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세계 각국은 디지털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우수 인재와 유망 스타트업의 글로벌 유치 경쟁에 가세할 것이며 이들의 국가 간 이동은 더욱 역동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이러한 대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글로벌 창업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K-스카우터 프로젝트’와 같은 매력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K-스카우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비자취득 지원과 함께 인센티브 제도 확충, 외국인 고용환경 개선 등 범정부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유기적이고 유연한 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전 세계의 유망한 스타트업이 모여드는 글로벌 창업허브 ‘스타트업 코리아’, 그 문을 ‘K-스카우터 프로젝트’가 활짝 열어가기를 기대한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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