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강사가 의상디자인을 공부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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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무기력한 시간이 찾아온다. 자신이 맡은 일에 열정을 쏟으며 최선을 다한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자기계발 강의로 유명한 강사 A도 그런 시간을 겪어야 했다. 25년 넘게 강의를 업으로 삼으며 명성을 누리던 A는 어느 날 문득 강사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되풀이되는 강의와 청중의 반응들, 새로운 기획을 해도 결국 같은 결론으로 끝나고 마는 강의 패턴이 지긋지긋해졌다. A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오랜 고심 끝에 찾은 해답은 이탈리아에 가서 의상디자인을 공부하는 것이었다. 의외의 결정에 주변의 반대가 이어졌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해서 무엇하냐, 현실에서 회피하려는 비겁한 행동 아니냐고 했다. 그에게 의상디자인은 하고 싶었지만 재능이 없어 포기한 애증의 꿈이었다. 노력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대상을 다시 만나면 그동안 놓치고 있던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국 A는 이탈리아로 떠나 3개월을 버텼다. 국내에서는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힘들었지만 그곳에서는 아무도 A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는 새로운 공부를 하며 무능력한 자신과 매일 마주해야 했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열등감과 소외감이었다. 이런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잠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을 줄이며 공부에 힘을 쏟았고 무사히 교육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그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공부를 이어가며 직접 디자인한 옷을 만들어 판매했고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썼다. 그 과정에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며 삶의 또 다른 영역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 새로운 콘텐츠에는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재촉하는 대신 부족한 자신을 사랑하며 공감해주라는 따뜻한 토닥임이 담겼다. 그 토닥임은 젊은 시절,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위로하며 달래주던 치유의 마음이기도 했다.
훗날 A는 이렇게 말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며 그동안 잊고 있던 초심을 찾을 수 있었어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 우왕좌왕하던 처음의 어수룩함으로 돌아가라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을 시작하며 품었던 간절함, 성장을 위해 쏟아부었던 열정이 초심의 진정한 뜻 아닐까요. 저는 디자인 공부를 하며 강의를 처음 시작하던 그때의 마음과 만날 수 있었어요. 너무 오래돼 잊고 있었던 첫 마음을 다시 찾은 거죠.”
그 마음을 만나면 죽은 나무에서 꽃이 피어나듯 다시 시작하고 싶은 열정이 움트게 된다. 어느 날 문득 무기력한 시기가 찾아오면 A처럼 피하거나 미루고 싶었던 불편한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멀리 가지 못한다면 그동안 내 취향이 아니라 읽지 않았던 책이나 영화, 재능이 없어 포기한 공부, 만나지 않았던 부류의 사람들을 가까이 두며 낯선 환경과 상황을 만들면 된다. 그곳에서 열린 마음으로 그동안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노력해보는 것이다. 적응하기 위해 애쓰는 마음에서 무기력을 이겨낼 새로운 힘은 만들어진다. 그 힘이 있어야 잊고 있던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
신기율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마인드풀링(Mindfuling) 대표이자 ‘마음 찻집’ 유튜브를 운영하며 한부모가정 모임인 ‘그루맘’ 교육센터장이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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