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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세대 사라진 포스트제너레이션 사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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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인 교육과 노령 연금은 1880년대 독일에서 처음 도입됐다. 이때부터 모든 사람의 인생은 단순한 단계들이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형태로 조직됐다. 모두가 정해진 연령대에 놀고 배우고 일하고 은퇴하는 이른바 순차적 인생 모형(Sequential model of life)을 살게 된 것이다. 이 모형은 대를 이어가며 성공적으로 안착됐고 모두가 이 궤적이 성공적으로 반복되길 기대해왔다.
순차적 인생 모형의 최대 장점은 예측 능력에 있다. 사람들을 나이에 따라 서로 다른 인구 집단들로 단순명료하게 분류해주기 때문이다. 수동적 인구 집단은 일을 하지 않고 학업에 종사하거나 은퇴 후의 삶을 누리는 연령이다. 노동을 하는 능동적 인구 집단은 전통적으로 학교를 졸업한 남성이 해당됐다. 세상의 모든 규칙은 이 순차적 인생 모형으로 설계됐고 1940년대에는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이 인생 모형에 따른 삶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순차적 인생 모형의 종말
하지만 인구통계학적 변화로 순차적 인생 모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책 ‘100세 인생’의 저자 앤드류 스콧·린다 그래튼 영국 런던경영대학원 교수는 3단계의 순차적 인생 모형이 아니라 다단계의 인생 모형을 예측했다. 미국 와튼스쿨의 마우로 기옌 교수는 ‘퍼레니얼(perennial)의 등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즉 자신이 태어난 시대로 정의되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이 일하고 배우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통해 정의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순차적 인생 모형에서 스스로 해방된 사람들이고 세대구분론을 파괴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나이와 세대 구분이 사라진 포스트제너레이션 사회(postgenerational society)로의 대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면 포스트제너레이션 사회에서 조직은 어떻게 변화할까? 작업 현장의 혁신에 관심이 많은 독일 BMW그룹의 정책을 예로 들 수 있다. BMW의 작업 현장에선 많게는 다섯 세대에 걸친 사람들이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여러 세대가 함께 일하면 임금·복지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갈등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분명한 이점이 있다. 나이든 직원일수록 작업 속도는 느리지만 노련함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사실 나이와 업무수행 능력 사이의 상관관계는 직선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자들은 인간의 창의성이 20대에 정점을 찍은 뒤 50대에 또다시 정점에 이른다는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경력을 시작할 무렵에는 인지능력에만 의존해 일을 처리하다가 점차 뇌의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하면 경험을 활용해 보완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BMW는 연령대에 따라 능력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착안했고 여러 세대를 같은 작업 현장에 투입한 결과 업무수행 속도가 더 빠르고 실수는 더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50세 이후 대학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포스트제너레이션 사회가 만들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로 구분해 살펴보자. 첫 번째,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증가다. 2000년 처음으로 건강수명이 계산된 이후 건강수명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미국의 기준으로 보면 60세 남성은 15.6년 동안, 여성은 17.1년 동안 건강한 삶을 누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동일한 현상이다. 때문에 65세 은퇴를 기정사실로 설정했던 순차적 인생 모형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해 의문점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두 번째는 정부 정책의 변화다. 최근 대다수 유럽 국가에서 친노인 정책에 대한 지지가 줄어들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점차 확대되고 있고 나이와 관련된 정책 선호가 많은 나라에서 조정되고 있다. 순차적 인생 모형을 기준으로 설정됐던 모든 제도들이 다시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세 번째, 가족 구성원이 달라지고 있다. 1970년대는 핵가족의 전성기였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순차적 인생 모형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었다. 부모와 몇 명의 자녀로 이뤄진 핵가족이 대부분 선진국의 표준이었다. 미국을 예로 들면 1970년대 전체 가구 중 40%가 부부와 18세 미만 자녀로 이뤄졌지만 2021년 그 비율은 18%로 떨어졌다. 전통적인 핵가족은 점점 줄어들고 한부모가구, 무자녀가구, 1인가구 등 다양한 형태의 가구가 더 많아졌다.
네 번째, 학습 패러다임의 변화다. 최근 기술 변화 때문에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것은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쓸모없거나 낡은 것으로 변해가고 있다. 현재 알고 있는 지식으로는 노동 시장에서 더 이상 경쟁력이 없게 된 것이다.
때문에 직업을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앞으로 사람들은 평생 동안 네다섯 가지 경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직업 훈련과 교육을 필요로 한다. 2018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는 ‘50세 이후에 대학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이들은 뉴노멀일까?’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들이 뉴노멀인 시대가 멀지 않은 것이다.

이동우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 특임교수로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2022’ 등의 책을 썼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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