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 달 ‘문화’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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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있는 날’ 10주년 페스타… 특별 프로그램·할인쿠폰 배포
“저기 봐요. 벌써 내 팬이라고 하잖아요. 기분이 끝내줘요~”
10월 6일 해 질 무렵의 서울 청계광장에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휘황찬란한 조명 아래 신나는 연주가 이어지고 관객의 환호가 쏟아졌다. 무대의 주인공은 백발의 예술가들이었다. 이 날 무대에 오른 이근식(63) 씨는 팬이 생겼다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매달 마지막 주와 그 주 수요일은 다양한 문화 혜택이 주어지는 ‘문화가 있는 날’이다. 올해로 딱 10년이 됐다. 문화가 있는 날 10주년을 기념해 10월 한 달 동안 전국 곳곳에서 문화행사가 열린다. 그중 하나가 이날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실버마이크’다.
실버마이크는 실버세대의 문화활동 증진을 목표로 만 60세 이상 실버예술가들이 거리공연을 이어가는 사업이다. 수도권, 강원권, 경상권, 전라권, 충청권, 제주에서 심사를 거쳐 선발된 실버예술가들은 각지에서 저마다의 예술적 기량을 펼치고 있다. 수도권 실버마이크를 주관한 기획사 청류의 임종현 팀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 실버예술가들이 돌아왔다는 뜻의 ‘back’,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예술인들의 무한한 가치라는 뜻을 접목해 ‘실버 IS 1∞’이라고 콘셉트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60대 예술가들의 향연… 실버마이크 현장
이날 공연은 오후 6시부터 두 시간 동안 열렸다. 리허설 때부터 자리를 잡고 구경하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60대 출연자, 전통 가곡, 화려한 드레스의 출연진은 낯설었지만 그들의 열정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실버마이크 멤버들의 사연도 흥미로웠다. 60대 다섯 명이 결성한 ‘6대4’ 밴드의 리더 석동희(68) 씨는 “우리의 재능을 모아 앞으로 40년을 더 재밌게 살아보려 한다”고 했다. 석 씨는 코로나19 시절 작곡했다는 ‘난감한 세상’이라는 곡을 이날 공개하면서 “작은 연습실을 벗어나 야외공연을 하니 신난다. 마스크에 가려졌던 관객들의 표정도 볼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대학원 선후배로 구성된 ‘실버 미녀 트리오’의 멤버 최안나(61) 씨는 “젊었을 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도 연주를 했는데 나이가 드니 불러주질 않더라. 실버마이크 덕분에 내 찬란한 과거를 다시 꺼내보일 수 있게 됐다”면서 “관객을 내려다보는 무대도 좋았지만 관객과 같은 눈높이에서 호흡하는 무대도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합창단 ‘조이아’의 멤버 김정진(65) 씨는 “나이 든 사람들의 무대가 생긴 것만도 감사한데 주최 측에서 악기, 음향장비를 다 챙겨주니 예술가로서 대우받는 느낌이 든다. 덕분에 예쁜 드레스도 입어본다”면서 감동을 전했다. 색소폰 연주가 찰리박(68) 씨는 “무대에 서고 싶은 욕심에 여기까지 왔다. 더 많은 실버예술가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대의 열정 덕분인지 시간이 흐를수록 관객이 늘었다. 당초 마련된 객석이 부족했다. 퇴근길에 멈춰선 직장인, 여행 중인 외국인, 산책 나온 동네주민 등 무대와 객석의 구분 없이 함께 즐기는 분위기였다. 임종현 팀장은 “실버예술가를 선발하는 평가지표는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력이다. 양질의 무대가 관객의 호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버예술가들과 청년예술가들의 합동공연도 예정돼 있다. 10월 21일 ‘문화가 있는 날 10주년 페스타’의 일환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된다. 문화가 있는 날은 나이든 예술가들에게 무대를 마련해주는 것만이 아니다. 문화가 있는 날을 넘어 문화가 있는 삶을 만들자는 취지다.
문화가 있는 날은 크게 ‘기획 사업’과 ‘문화 혜택 서비스’로 구분할 수 있다. 기획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보조 사업, 지역문화진흥원 주관 사업, 문화기반시설 지원 사업이다. 문화 혜택 서비스는 국민이 참여하고 체감하는 문화생활이다. 해당 기간 동안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 국립 문화시설을 무료로 관람하거나 관람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4대 고궁과 종묘, 조선왕릉은 무료 개방된다.
전국 약 800개 지역 도서관에서는 평소보다 2배로 도서를 빌릴 수 있으며 130여 개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에선 북콘서트, 문화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전국 주요 영화관에서 영화(오후 5~9시 상영)를 7000원에 볼 수도 있다. 프로야구, 프로농구는 50% 현장 할인된 가격으로 지정구역에서 관람할 수 있다. 홈플러스 문화특강 수강료는 50% 할인된다.
광화문 일대서 10주년 페스타
특히 올해 10월은 10주년을 기념해 ‘문화가 있는 날 10주년 페스타’가 열린다. ‘맨날 만날 문화가 있는 날’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특별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3일간의 특별한 행복’이 열린다. 그동안 문화가 있는 날 현장을 찾아 즐긴 국민의 사진과 영상을 관람하고 여러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이다. 10월 21~22일 ‘2023 청춘마이크 페스티벌’에도 참가해보자. ‘청춘마이크’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청년예술가 2632개 팀을 지원, 1만 3302회 공연을 선보인 ‘문화가 있는 날’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도 10월 매일 오전 10시에 ‘맨날만날 문화쿠폰’ 1000장이 선착순 제공된다. 인터파크 누리집 내 ‘문화가 있는 날 10주년 이벤트 페이지’에 접속하면 ID당 1일 1회 1매를 선택할 수 있다. 공연, 전시, 스포츠 관람권을 구매할 때 이 쿠폰을 적용하면 3000원 또는 5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이근하 기자
박스기사
문화가 있는 날 10주년
매달 마지막 수요일과 그 주간은 문화가 있는 날…
온 국민이 문화가 있는 삶으로!
‘문화가 있는 날’은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2014년 1월 29일 처음 시행됐다. 국민 누구나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포함한 그 주간에는 전국 2000여 개 이상 문화시설 할인 및 무료 관람, 야간 개방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개인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서 출발한 문화가 있는 날은 민간단체와 협력해 기획사업을 시행하고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 문화생태계를 만드는 등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2014년 첫 시행 때는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예술의 장으로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2015년에는 참여형·체감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2016년에는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문화를 쉽게 누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소외계층의 문화복지를 확대했다. 근거 규정인 ‘문화기본법’도 명문화했다. 또 청년예술가들의 공연을 지원하는 ‘청춘마이크’ 사업을 시작해 그해에만 995회를 운영했다. 2017년부터는 문화가 있는 날이 주중으로 확대됐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만 해당하던 날이 ‘문화가 있는 날 및 그 주간’으로 넓혀졌다. 이에 따라 매달 2400여 개 지역문화거점에서 총 3만 건에 달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2018년에는 지역별 문화 격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지역 기반 자생적 활동을 지원하고 생활밀착형 문화기반 시설을 확충했다. 2019년에는 현장 맞춤형 프로그램이 확대 운영됐고 ‘청년문화우리’, ‘동네책방 문화사랑방’이 신설됐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됐다. 2021년에는 시·도 지역문화협력위원회가 설치됐으며 온라인 문화예술 활동 활성화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2022년에는 실버마이크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문화가 있는 날은 인지도·참여율 측면에서 성장세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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