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스드메 가격 공개 어떻게 생각하나요?

소위 ‘깜깜이 스드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로 불리던 결혼 시장이 1월 27일부터 변화를 맞이해요. 결혼 관련 서비스 가격은 업체마다 천차만별이었고 직접 방문해 상담하지 않으면 정확한 가격을 알기 어려웠죠. 간단한 옵션을 추가했을 뿐인데도 예상보다 훨씬 높은 계산서를 받는 경우도 흔했어요. 업계는 출혈경쟁을 막는다는 이유로 가격 공유를 금지해왔는데요.
이제 소비자가 피해를 보지 않고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결혼 서비스 업계에도 가격표시제가 도입돼요. 결혼식장과 결혼준비대행업체는 앞으로 서비스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해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나 이미 결혼식을 준비해 본 MZ세대는 이번 가격 공개 정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MZ세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어요.

참가자
나오오(30세, 사무직)
곰곰(34세, 자영업자)
유진(36세, 사무직)
포텐(31세, 엔지니어)
J(35세, 사무직)
Haleyy(28세, 사무직)
위즈덤리(32세, 출판편집자)

Q. 결혼 관련 업체의 가격이 공개되면 예비부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J, 나오오, 유진, 위즈덤리, Haleyy
가격 공개 정책은 예비부부에게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신혼부부 대부분 한정된 예산으로 결혼식 준비를 하는데 기존에는 결혼 비용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업체들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다 보니 결혼한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듣는 것이 전부였어요. 가격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발품 파느라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는 일이 줄어들겠죠. 처음부터 정확한 예산을 세우고 그 안에서 선택할 수 있다면 예비부부들이 훨씬 쉽고 효율적으로 결혼을 준비할 수 있을 거예요.

포텐
“현실적으로 결혼식 준비는 신부 쪽 의견이 많이 반영되잖아요. 저는 남들이 하는 방식대로 하는 게 가장 실용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신부 입장은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가격이 투명해진다고 하더라도 결혼식 비용이 줄어든다거나 실제 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없을 것 같아요.”

곰곰
가격 공개는 소비자들에게 기본적인 선택권을 제공하는 필수 요소이자 권리라고 생각해요. 다른 업계에서는 가격 공개가 당연한데 그동안 웨딩업계만 소비자가 ‘을’의 입장에 있었던 건 문제가 있다고 봐요. 사실 이제야 바뀌는 게 의아할 정도예요.

Q. 업체의 가격 공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포텐
최근 미용실에서 겪은 일을 예시로 들 수 있겠네요. 누리집에는 리프펌 시술이 7만 원이라고 돼 있어서 방문했는데 상담 후에는 추가로 단백질 앰플과 다운펌 등을 권해 최종 가격이 5만 원 이상 더 늘어나더라고요. 이처럼 결혼식장이나 대행업체도 추가 옵션이 계속 붙어서 최종 비용이 커진다면 정책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요?

J, Haleyy
결혼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결국 추가 옵션들이거든요. 가장 비싼 것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서 결국 소비자가 원치 않아도 그 흐름에 따라갈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되면 가격 공개가 이뤄진다고 해도 실제 부담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유진
“직접 업체를 찾아가는 경우, 웨딩플래너나 결혼박람회를 통하는 경우 모두 가격과 혜택이 달라요. 게다가 패키지 조합도 너무 다양해서 헷갈릴 때가 많아요. 가격 공개가 이뤄진다 해도 이런 부분까지 함께 정리되지 않으면 오히려 혼란만 더 커질 듯해요.”

위즈덤리
“가격 공개로 인해 오히려 기존보다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봐요. 정가제를 도입하면 그걸 빌미로 그동안 적용되던 할인이나 혜택이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요. 아니면 애초에 기본 가격을 높게 책정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Q. 결혼 준비 과정에서 가격 공개 외에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J
“결혼 준비를 하다보면 신랑이 결정할 문제까지 전부 신부에게 연락하더라고요. 친구들도 비슷한 불만을 토로했어요. 신부에게만 모든 책임을 지게 하는 결혼 문화가 줄어들었으면 좋겠어요.”

유진, 곰곰
“예식장에서 케이터링이나 답례품처럼 필수 조건을 계약 조건으로 거는 경우가 있어요. 하객 답례품을 고를 때 예식장에서 파는 와인만 구매하게 하는데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할 수 밖에 없어요. 서비스 내용이나 계약 조건까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위즈덤리
비용뿐만 아니라 예식장의 예약 가능 시간도 함께 공개되면 좋겠어요. 시간표가 투명하게 제공된다면 괜히 헛걸음하거나 불필요한 상담을 받을 일이 없을 테니까요. 예식 일정을 잡는 일은 결혼 준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데 대부분 방문 예약을 해야 해서 번거로워요.

나오오, Haleyy
이해하기 힘든 관행이 많아요. 웨딩촬영을 할 때 사진 작가를 위해 별도로 간식이나 점심을 챙겨줘야 한다는 식의 강요를 받았어요. 비용도 부담스럽지만 신경 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어요. 이런 관행들도 개선됐으면 좋겠어요.

*어피티는 MZ 맞춤형 경제 콘텐츠를 뉴스레터에 담아 매일 아침 50만 구독자에게 보내는 MZ세대 대표 경제 미디어입니다.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