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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핫플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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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1일 오후, 수은주가 곤두박질친 강추위에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는 활기가 넘쳤다.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든 외국인 관광객들이 먹거리 노점이 늘어선 명동 메인 거리를 가득 채웠다. 한국어보다 외국어가 훨씬 많이 들렸다.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입구에 울려퍼지는 ‘길거리 포교’ 스피커에서도 다양한 외국어가 번갈아 나왔다. 캐리어 바퀴 굴러가는 소리도 흔하게 들렸다. 명동역 개찰구 앞 캐리어 보관소는 일찌감치 만석이었다.
명동역 6번 출구로 나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제히 같은 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목적지는 아몬드와 땅콩 제품으로 알려진 바프(HBAF)의 대형 매장이었다. 귀여운 캐릭터들과 색색의 과자 박스가 가득 쌓인 매장에는 한국인보다 외국인들이 훨씬 많았다. 외국인들은 바구니에 과자를 쓸어담기에 바빴다. ‘와사비 김 맛’, ‘파래김 맛’, ‘인절미 맛’, ‘고구마말랭이 맛’, ‘단팥 맛’ 등 종류도 다양했다. 대만에서 왔다는 20대 남성은 영상통화로 친구에게 제품을 보여주면서 과자를 고르도록 했다. 그는 “한국에 가면 꼭 사야 한다고 들었다. 유튜브에서 봤던 것보다 종류가 훨씬 더 많다. 종류별로 다 사가고 싶다”면서 신기해했다.
명동이 ‘K-관광 1번지’의 명성을 되찾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타를 맞아 공실률이 50%에 달했던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힘입어 ‘K-푸드’, ‘K-화장품’, ‘K-팝’ 등을 내세운 ‘K-쇼핑 1번지’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먹거리 노점마다 대기줄이 이어지고 패션잡화점은 외국인 손님으로 넘친다.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은 직원들이 외국어로 고객을 맞는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캐리어를 들고 움직이는 관광객들이 쉴 수 있는 좌석까지 마련돼 있다. 20대 미국인 남성은 “미국에서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는 화장품이지만 한국에서 사는 것이 더 저렴하고 종류가 다양하다. 영어가 통하니 쇼핑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명동은 전통적으로 외국인이 줄 잇는 관광지이나 최근 관광 형태가 달라졌다. 과거 ‘외국인 단체 투어’ 형태로 명동을 찾았다면 요즘은 가족 등 개별 단위 관광객들로 쇼핑이 주목적이다. 국내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사용한 제품이나 인기 아이돌이 홍보하는 제품을 구입하거나 온라인 영상에서 본 K-푸드를 직접 먹어보기 위해서다. 30대 독일인 커플은 한국에서 유학 중인 친구가 제작한 ‘한국 제품 리뷰’ 유튜브 영상을 보고 명동에 왔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왔다는 20대 미국인과 일본 관광객도 명동 관광 목적을 “모자 쇼핑”, “액세서리 쇼핑”이라고 답했다.



가장 좋았던 방문지 1위는 ‘명동’
이러한 풍경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4 외래관광객조사 3분기 잠정치 보고서(2024 외래관광객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만 15세 미만·91일 이상 체류 여행객을 제외한 방한 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한국 방문 목적으로 ‘여가·위락·휴식’을 가장 많이(67.4%) 꼽았다. 가장 좋았던 방문지 1위는 2023년 3분기·2024년 3분기 모두 ‘명동(16.2%)’이었다.
한국여행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한국 콘텐츠를 접하고 나서(39.5%)’, ‘한국 전통문화를 접하고 나서(30.9%)’, ‘이동거리·비행시간이 적합해서(25.4%)’ 순이었다. 이들이 여행 전 한국에 관한 정보를 얻는 주요 경로는 ‘온라인’이다. 응답자들 중 69%는 ‘인터넷 사이트·애플리케이션’을, 50.2%는 ‘친지·친구·동료’를 한국 정보 매개체로 꼽았다.
여행 형태는 10명 중 8명이 ‘개별 여행(80.0%)’이라고 응답한 데 이어 ‘단체 여행(12.2%)’, ‘에어텔(7.8%)’ 순으로 나타났다. 여행 동반자로는 ‘친구(39.0%)’가 가장 많았고 ‘배우자·파트너(26.5%)’, ‘자녀(19.0%)’가 뒤를 이었다. 구체적인 여행 활동은 ‘쇼핑’, ‘식도락 관광’이 가장 많았고 쇼핑 품목(중복 응답)은 ‘향수, 화장품(67.0%)’, ‘식료품(58.4%)’, ‘의류(51.3%)’ 등으로 나타났다.
명동이 되찾은 활력은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결과에 따르면 명동은 외래관광객 증가에 따른 매출 상승 기대감으로 임대가격지수가 전 분기 대비 0.43% 올랐다.



낮에는 한국의 멋, 밤에는 한국의 맛
명동 다음으로 ‘가장 좋았던 방문지’로는 경복궁이 꼽혔다. 1월 12일 경복궁 일대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한국에 오면 꼭 한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기를 증명하듯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뒤 좁은 골목에는 한복 대여점이 즐비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집계한 2024년 궁궐·조선왕릉 방문객 수(11월 기준)는 1489만 명에 이른다. 이 중 외국인 방문객은 약 20%인 299만 명으로 2023년 대비 49% 늘었다.
호주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한복을 차려입고 광화문을 지나 삼청동으로 이동했다. 그에게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묻자 “너무 평화로워!”라고 답한 뒤 “처음 온 한국에 대해 좋은 느낌만 갖고 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K-팝에 맞춰 ‘릴스(쇼트폼)’를 촬영하는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만날 수 있었다. 베트남에서 왔다는 그는 “NCT 콘서트를 보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경복궁까지 오게 됐다. 너무 추워서 머리가 아프지만 이것도 추억이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20대 중반의 인도네시아 관광객은 “한복을 입었으니 명동까지 걸어갈 계획이다. 한국에 도착한 순간부터 모든 순간이 특별했는데 지금이 최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K-드라마로 접한 한국의 ‘진짜 모습’이 궁금해 일주일 동안 부산, 서울을 여행했다고 한다. 그는 “기대했던 것보다 만족스럽고 기회가 된다면 또 오고 싶다. 경복궁 건너 서촌마을에서 먹은 치킨과 삼겹살의 맛도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저녁이 가까워질수록 경복궁역 2번 출구 앞으로 이어지는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조명이 반짝였다. 저렴한 가격으로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는 국숫집, 경남 통영시에서 당일 공수해 판매하는 해산물 식당, 항아리 숙성 곱창 가게, 냄새로 먼저 발목을 잡는 쪽갈빗집 등에 대기줄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길거리 간식을 맛보며 저녁식사 장소를 고민하는 외국인들은 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흥미로운지 그마저도 사진에 담느라 바빴다. 낮에는 한국의 멋을, 밤에는 한국의 맛을 찾아 관광객들이 이곳으로 몰려드는 이유가 있었다.

이근하 기자

방한 관광객이 사랑하는
핫플레이스 5
‘2024년 외래관광객조사 3분기 잠정치 보고서(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좋아하는 ‘핫플레이스 톱5’는 ▲명동(16.2%) ▲경복궁(7.8%) ▲홍대(7.5%) ▲강남(4.5%) ▲해운대관광특구(2.9%)다. ‘핫플 톱5’에서도 특히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곳은 어디일까?



1. 명동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8번 출구 방향으로 나와 도보로 5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는 늘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이삭토스트’ 가게로 소위 ‘웨이팅 맛집’이다. 특유의 소스를 바른 식빵 사이에 채워지는 햄과 치즈 그리고 채소까지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에 한국인도 외국인도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명동의 필수 먹거리다. 외국인 입맛을 저격하는 김과 라면, 기념품까지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슈퍼마켓 ‘하모니마트 명동역점’도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외국어 응대가 가능한 직원들이 있다는 점도 관광객에겐 매력적이다. 명동성당부터 남대문로에 이르는 크고 작은 골목에 늘어선 상점들을 둘러보는 재미로 명동을 찾는 외국인도 많다.



2. 경복궁
경복궁 인근에 자리한 ‘삼청동수제비’ 가게 앞은 날씨와 관계없이 대기행렬로 가득하다. 항아리에 담겨 나오는 수제비와 감자전이 일품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일부러 찾아오는 외국인이 많다. 한복 입은 외국인들이 주로 향하는 곳은 경복궁 서쪽의 ‘서촌마을’이다. 오랜 시간을 품은 구옥과 상점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미로 같은 골목길을 제대로 누비려면 발길따라 마음따라 걷는 편이 좋다. 이 동네 자연을 만끽하려는 외국인은 주로 경복궁 동쪽 ‘창덕궁’으로 간다.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하고 곳곳에 정자와 샘이 있어 자연 그대로를 눈에 담을 수 있다.



3. 홍대(입구)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4번 출구와 연결되는 복합 쇼핑몰 ‘AK프라자’에는 한국인도 외국인도 많다. 다양한 의류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디저트 카페, 식당도 있어 쇼핑과 식사 모두 가능하다. 2022년 12월 처음 문을 연 라면 특화 편의점 ‘라면 라이브러리 1호점’은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 230여종 라면을 모아둔 매장으로 즉석에서 라면을 조리할 수 있어 호응도가 높다. 볼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전 세계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난타’를 관람하는 ‘홍대난타극장’은 홍대거리 중심부에 위치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4. 강남(강남역)
강남역은 동쪽으로는 잠실, 서쪽으로는 사당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핵심지다. 서울의 활기를 찾아온 외국인이라면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를 따라나와 9호선 신논현역 방향으로 주로 걷는다. 특히 강남역은 2014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을 계기로 외국인들이 부쩍 늘었다. 강남역에서 조금 더 움직이면 코엑스가 자리한 삼성동 일대가 나온다. 국제 교류의 메카로 상징되는 코엑스 건물 외벽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의 미디어아트도 볼거리다.



5. 해운대관광특구
부산 해운대구 우동·중동, 송정동·재송동 센텀시티 지역을 해운대관광특구라 칭한다. 여름이면 국적을 막론하고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동백섬과 달맞이 언덕으로, 문화 감상을 원한다면 ‘영화의 전당’과 ‘씨라이프부산아쿠아리움’이 제격이다. 해 진 뒤의 해운대구 남로 문화광장은 먹거리 상점으로 가득하다. 흥이 오른 외국인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대표 관광 코스로 해운대 해변열차가 있다. 해운대 미포~청사포~송정을 왕복 운행하는 열차로 그 안에서 바라보는 해안절경을 놓쳐선 안된다.

자료 대한민국 구석구석·사진 뉴시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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