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있기까지 누군가의 희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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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지 작가는 어릴 때 별명이 ‘하마’였습니다. 그때는 그 별명이 싫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도 친숙해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자신과 닮은 하마 캐릭터를 만들어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목으로 쓰기에는 다소 긴 <여공 조윤자, 한윤희, 박현숙-누군가의 맏딸, 큰누나 그리고 아내였던> 역시 하마들이 등장합니다. 그림 배경에는 ‘성실하게 일하고 열심히 배워서 조국번영에 헌신하자’라고 적혀 있습니다. 1970년대 노동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호입니다.
하마 캐릭터로 변신한 주인공들은 당시 부산 신암의 신발공장 노동자들입니다. 1970~80년대 일명 ‘공순이’라 불렸던 이들은 사실 부산 경제의 중추를 담당한 산업발전의 주역이었습니다. 그녀들이 공장에서 번 돈으로 가족들이 먹고살았고 동생들이 학교에 다녔으니 집안의 기둥이었던 셈입니다. 교복 입은 친구들이 부러워서 가족 뒷바라지를 다 끝낸 후에 검정고시를 준비했다는 여공들. 우리 또한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녀들의 수고를 기억하려는 작가의 마음이 갸륵합니다.
조정육 미술평론가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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