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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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 편안해지고 위안을 준다. 왕열의 <유토피아-동행>이 그렇다. 이 그림은 내용을 분석하기도 전에 먼저 색깔부터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킨다. 코발트블루 같은 청색과 계곡 사이사이에서 피어나는 흰 운무가 몽환적이면서도 신비스럽다. 어쩌다 올려다본 가을 하늘 혹은 어느 여행잡지에서 본 깊은 바다의 산호초가 저 색깔이었을까? 인공이라고는 전혀 가미되지 않은 화면은 사람의 발길이 한 번도 닿지 않은 태초의 원시림을 보는 듯하다. 민들레 홀씨 같은 백학들은 나비처럼 가벼운 날갯짓으로 하늘을 날아간다. 구름도 피어오르고 새들도 날아가지만 그림 속 세상은 고요하기만 하다. 그림 중앙에 멈춰 선 말조차도 깊은 명상에 빠져 있다. 이곳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삶에 지친 사람들의 영혼을 정화해주는 가상공간이자 유토피아다. 유토피아는 실재하지 않는 허구의 세계다. 사람들은 마음이 정처없이 떠돌 때면 유토피아와 무릉도원에 들어가 쉬면서 지난한 세월을 견뎌왔다. 그곳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됐으니 그림이야말로 지친 영혼들을 유토피아로 안내하는 전령사다.
조정육 미술평론가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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