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굽은 소나무일지라도
작성자 정보
- 공감 작성
- 작성일
본문
하늘을 찌를 듯 우람한 소나무의 자태를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거침없이 탄탄대로를 달려가는 사람을 보면 부러움과 허탈감으로 넋 놓고 바라보게 됩니다. 그런 사람의 인생은 마치 꿈틀거리는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적송 같습니다. 그런데 백범영의 <고송(古松)>은 잘생긴 나무들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용 같은 기상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습니다. 가느다란 줄기는 겨우겨우 나이테를 만들어온 듯 지난 세월이 위태로웠음을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무는 본분을 끝내 지켜내며 살아왔습니다. 풍상을 견디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소나무의 지조와 절개를 작가는 명나라 시인 고계(高啓)의 시를 적어 대신했습니다. ‘오래된 소나무 오직 한 그루/ 우뚝 섰으나 어찌 숲을 이룰꼬/ 작은 뜰 안에 있는 고독한 신세/ 오히려 세한(歲寒)의 마음을 드러내네.’ 승승장구하는 삶은 아니라도 인생이라는 세한을 견디며 사는 것만으로도 우리 모두는 적송처럼 멋진 사람들입니다.
조정육 미술평론
[자료제공 :(www.korea.kr)]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
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