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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건 입에도 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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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하기 위해 돈을 주고 헬스장에서 비싼 회원권을 끊은 경험, 대부분 갖고 있을 것이다. 공부를 하려고 독서실이나 학원을 다닌 경험도 누구나 있다. 이런 시설에 등록하면 처음에는 의욕이 불타오른다. 힘이 빠질 때까지 운동하고 지칠 때까지 공부한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면 머리가, 몸이 아파서 앓게 된다. 공부나 운동은 ‘고생하는 일’이라는 방정식이 머리에 새겨진다. 저절로 공부나 운동이 하기 싫어진다. 아무리 좋은 약이 입에 쓰다지만 쓴 것을 먹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정신심리 치료법 중에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라는 것이 있다. 우리는 특정 상황에 처하면 생각하고(인지) 느끼고(감정) 반응을 보인다(행동). 차를 운전하다 큰 교통사고를 당해 차만 보더라도 피하게 되는 공포증을 앓게 됐다고 가정해보자.
‘차는 위험하다(인지)→차는 무섭다(감정)→저 멀리서 차만 보여도 피하게 된다(행동).’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면 불안을 낮춰주는 약물을 복용함과 동시에 인지행동치료를 받아야 한다.
인지행동치료에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그중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 ‘홍수법’이다. 말 그대로 두려워 하는 자극을 단번에 쏟아붓는 방법이다. 차 사고 이후 차만 봐도 두려워 하는 사람을 강제로 차에 태우거나, 차가 많은 곳으로 데려가서 적응하게 만드는 것이다. ‘해병대 캠프’도 이와 유사한 방식인데 극도의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가함으로써 정신과 육체를 더 강인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오늘날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대개 극단적 노출을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극복하기보다 오히려 정신적 트라우마가 만들어져 더 큰 공포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소수에게만 효과적일 뿐이다. 단번에 과도한 자극을 가해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홍수법과 달리 한 걸음씩 바꿔가는 방법이 있다. ‘체계적 탈감작법(일명 계단식 노출법)’이다.
‘차 그림이나 일러스트를 먼저 보여준다→참을 만하다→차 사진을 보여준다→괜찮다→멀리서 차를 본다→안전하다는 생각을 한다→점점 다가간다→차를 탄다→운전을 한다.’
이렇게 서서히 접근하는 방식으로 행동과 인식을 수정해나간다. 마찬가지로 공부도 운동도 단계적으로 천천히 해야 한다. 오늘 처음으로 헬스장에 가 고강도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해보자.
‘1시간 운동(행동 변화)→고통스럽다(감정 변화)→운동은 힘들다(인지)→운동을 피하게 된다(행동 변화).’
이처럼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면 본래 의도와는 반대로 하기 싫어진다. 그러니 운동이든 공부든 하고 나서는 반드시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
‘5분 운동(행동 변화)→상쾌하고 기분이 좋다(감정 변화)→운동은 즐겁다(인지)→10분 운동(행동 변화).’
이렇게 선순환이 돼야 한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듯 우리의 삶과 건강 또한 한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천 리 길도 가볍게, 기분 좋은 한 걸음부터다.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빛나는 외모만큼 눈부신 마음을 가진 의사.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서 2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작가이기도 하다. 〈히틀러의 주치의〉를 비롯해 7권의 책을 썼다. 의사가 아니라 작가로 돈을 벌어서 환자 한 명당 진료를 30분씩 보는 게 꿈이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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