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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속 벽 뚫은 보라매 세계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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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가 장거리 초음속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와 일본 열도에 인접한 극동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태평양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함이라는 게 배치 이유다. 여기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 또한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의 지상 공격 능력을 확보할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이하 KF-21)’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KF-21은 2022년 7월 19일 시제기 1호기가 시험비행에 처음 성공한 데 이어 지난 6월 28일 마지막 6호기까지 성공을 이뤄냈다. 지난 1월 17일에는 1호기가 음속의 벽을 뚫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항공기가 초음속 비행에 성공한 것은 KF-21이 처음이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의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초음속 전투기엔 과연 어떤 기술이 적용됐을까?

4.5세대 한국형 전투기, 최대 속도 마하 1.81
사람처럼 전투기도 적용 기술에 따라 세대(1~5)가 나뉜다. 1세대는 1940~1950년대 중반에 사용된 F-86이나 MIG-15 등의 아음속(마하 1 미만) 전투기로 레이더가 없다. 2세대는 초음속 비행 성능을 갖추기 시작한 1950~1960년대의 F-104와 MIG-21 등의 전투기를 말한다.
3세대는 F-4와 MIG-23 등 1960~1970년대에 쓰인 전투기다. 레이더와 미사일로 장거리 교전 능력을 갖췄다. 4세대는 1970~1990년대의 F-15나 F-16 같은 초음속 전투기다. 뛰어난 레이더와 컴퓨터 성능을 보유했다. 적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는 F-22, F-35 등의 스텔스기는 5세대로 분류된다. 2005년 이후 현재까지 쓰이고 있다.
숫자가 커질수록 전투기 성능이 뛰어나다. KF-21은 ‘4.5세대 전투기’다. 4세대와 5세대의 중간 수준으로 4세대보다 성능이 좋고 특정 부분에서 성능이 5세대 스텔스기에 준한다. 세계적으로 4.5세대 이상 초음속 전투기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뿐이다. 만약 실전에서 한 세대 이상 차이가 나는 전투기와 싸울 경우 정상적 대응이 거의 불가능하다.
KF-21은 국산화율 65%를 목표로 하는 한국형 전투기다. ‘국산화율 65%’는 실전용 전투기에 들어가는 부품의 절반 이상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뜻이다. 한국형 전투기는 ‘한국이 주도해 개발한 전투기’를 의미한다. 2003년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음속 비행에 성공한 바 있지만 T-50은 미국과 기술 협력으로 개발된 기종이다. KF-21이 처음으로 국내 기술로 음속을 돌파한 항공기인 이유다.
KF-21에는 4대 핵심장비가 탑재돼 있다.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 적외선 탐지·추적 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EO TGP), 통합 전자전 장비(EW Suite)가 그것이다. ‘전투기의 눈’으로 불리는 AESA 레이더는 하나의 안테나로만 작동하는 기존 기계식 레이더와 달리 1000여 개의 소형 송수신 모듈을 독립적으로 움직여 목표물을 탐지한다. 정보처리 속도도 1000배 이상 빠르고 동시에 20개 목표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IRST는 조종사의 가시거리 밖에 있는 적 전투기의 엔진에서 나오는 열을 추적해 적의 위협을 감지한다. 적이 쏜 미사일도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 EO TGP는 광학 영상과 레이더로 표적을 추적하는 장치다. 지상 표적을 주야 상관없이 탐지할 수 있다. EW Suite는 전투기를 위협하는 적의 레이더를 미리 탐지·분석하고 공격을 막는 통합 전자전 장비다. 이들 핵심 장비는 전투기가 모든 방위의 탐지능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2032년까지 KF-21 120대 배치 계획
KF-21의 속도는 엄청 빠르다. 최고 속도가 마하 1.81(시속 2200㎞)로 음속의 1.8배, 항속거리는 2900㎞에 달한다. 비행체가 공기 중에서 비행할 때 마하수 1.0을 넘는 경우, 즉 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경우를 초음속 비행이라고 한다. 음속이 초당 343m일 경우 마하 1.0은 시속 1235㎞다.
항공기가 음속을 넘어서면 공기저항으로 날개 등 기체에 강한 충격파가 발생한다. 이 충격파로 기체 주변의 공기 흐름도 불안정해져 항공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F-21이 충격파를 극복하고 정상 비행을 했다는 것은 기체의 구조적 안전성을 입증한 것이나 다름없다.
KF-21은 여러 시험 과정을 거친 후 최종 개발된다. 1800여 회의 추가 시험비행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 전투기 특성을 검증하고, 공중 급유 시험도 한다. 또 2026년까지 공대공(空對空), 2028년까지 공대지(空對地) 무장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KF-21의 최종 목표는 완벽한 스텔스 기능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6세대 자동전투 체계를 탑재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일본, 이탈리아가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KF-21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공동개발 중이다. 2015~2026년 인도네시아와 함께 추진하는 ‘체계 개발’에 8조 1000억 원이 투입됐다. 이중 인도네시아가 1조 6000억 원을 부담한다. 그 대가로 인도네시아는 KF-21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넘겨받는다. 2026~2028년에는 7000억 원을 들여 한국 단독으로 무장시험을 한다. 우리 공군은 개발이 완료되는 2026~2028년 40대를 초도 배치하고 2032년까지 80대를 추가해 총 120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최근 KF-21의 몸값이 뛰고 있다. 지난 4월 폴란드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KF-21의 공동개발 참여 의사를 보인 데다 필리핀, 태국, 이라크 등이 KF-21 도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KF-21이 본격적으로 양산되면 도입할 나라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산 항공기 개발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KF-21. 외국산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개발한 전투기가 우리 하늘을 온전하게 지켜줄 그날까지 KF-21의 모든 진행이 잘되길 응원한다.


김형자
편집장 출신으로 과학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과학 칼럼니스트. <구멍으로 발견한 과학>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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