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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난임치료 기술 세계 최고 아이들 웃음소리로 세상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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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치료의 권위자’ 궁미경 대구차병원 원장
난임치료의 권위자인 궁미경 대구차병원 원장에게는 아주 오래된 습관이 있다. 누구나 긴장할 수밖에 없는 곳, 수술대 위에 누운 환자에게 다가가 두 손을 잡고 기도하는 일이다. ‘부디 이 간절한 사람에게 건강하고 아름다운 아이가 찾아오길’ 기도하는 궁 원장 앞에서 끝내 울음을 터트리는 환자들이 많다.
언제부터 환자를 위한 기도를 하게 됐는지 묻는 질문에 궁 원장은 고민 끝에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매번 환자들과 똑같이 간절한 마음이다 보니 저도 모르게 기도하게 된 것 같다”고 답했다. 매년 수천 명의 환자가 궁 원장을 찾아와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이유에는 그간의 성과나 믿을 만한 의료환경도 있겠지만 이런 따뜻한 마음이 클 것이다.
더 많은 아이를 보고 싶다는 마음은 서울에서 전국 각지의 난임환자를 만나던 궁 원장을 연고도 없던 대구로 이끌었다. 궁 원장은 “어렵게 서울까지 올라와 진료를 보던 환자들 때문에 마음이 쓰이던 차에 대구에 내려올 기회를 얻게 됐고 어렵지 않게 결심했다”고 말했다. 궁 원장의 배우자이자 역시 난임전문의인 강인수 대구차병원 교수도 함께였다.
그렇게 3년이 지났다. 남들은 은퇴할 나이에 대구에서 진료를 시작한 궁 원장과 강 교수를 찾아 대구차병원에 온 환자 수만 20만 명이다. 추세가 반등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인 출생률이 병원 내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아이 한 명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는 곳, 난임병원 안에서 궁 원장을 만나 우리나라 난임치료 현황과 난임지원 문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궁 원장을 두고 ‘난임치료의 대모’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왜 그런 얘기가 나올까 스스로도 의아하다. 내가 한국에 돌아와 난임환자를 보기 시작한 것이 1991년인데 그때만 하더라도 여자 의사, 그것도 난임전문의는 드물었다. 그래서 그런 별명이 붙은 게 아닐까.

지금까지 몇 명의 환자를 만났나?
사실 제대로 헤아려본 적이 없다. 2016년 한 언론에서 시험관아기 시술 건수가 3만 건이 넘는다고 짚어준 적이 있는데 그로부터 8년이 지났으니 아마 4만 건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30년 전과 지금의 난임치료 환경이 무척 다를 텐데.
같은 점부터 얘기하자면 아이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다른 점은 기술이다. 배양기술이 달라졌고 장비가 달라졌으며 착상전유전검사(PGT) 같은 검사가 일반화됐다. 예전에는 체외수정시술의 임신 성공률이 20~30%였다면 지금은 50~60% 정도 된다.

배양기술의 발전이 난임극복에 어떤 도움을 주나?
결정적이다. 난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상당히 많은 수가 난소기능부전, 즉 난소의 나이가 많아서 생기는 난임이 많다. 여성의 난소가 배출할 수 있는 난자는 전 생애에 걸쳐서 한정돼 있는데 난소기능이 떨어질수록, 흔히 말하는 조기폐경이 가까워질수록 배출되는 난소의 질, 나아가 수정란의 질은 좋지 않다. 우리가 생물 시간에 배운 것처럼 수정란은 세포분열을 하면서 성장한다. 4세포기, 8세포기로 분열되다가 포배기가 돼 착상하게 되는데 이 상태에 이르지도 못하는 수정란이 많아 임신이 안되는 것이다.
배양기술이 발전했다는 것은 포배기 배아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다는 것이다. 또 예전에는 배아를 냉동시켰다가 해동하면 소실되거나 수정란의 질이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냉동배아를 이식했을 때 임신성공률이 더 높다.

왜 그런가?
난자를 채취해 수정란을 만들어 배양시킨 후 곧바로 이식하는 경우에는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 맞았던 여성호르몬 주사 등으로 인해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의 여성호르몬에 노출되기 때문에 착상력이 떨어진다. 몸 상태가 안정적인 상황에서 신선배아와 질적 차이가 없는 냉동배아를 이식하면 성공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우리 연구로는 10% 정도 차이가 난다. 거기에서 PGT를 하면 성공률이 10% 더 높아진다.

PGT란 무엇인가?
염색체 이상이 있는 등의 이상 수정란을 착상 전에 미리 걸러내는 검사를 하는 것이다. 여성의 나이가 많거나 습관성 유산을 하는 환자들 중에는 수정란에 염색체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걸 미리 걸러내 건강한 수정란을 이식하는 것이다. 21번 염색체가 세 개면 발병하는 다운증후군을 미리 검사할 수도 있기 때문에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체외수정시술 등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의 장애 발생 확률이 높다는 주장이 나온다.
체외수정시술이 상용화된 지 40년이 지났다. 특히 유럽 등지에서는 오랜 시간 매우 많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추적조사가 이뤄졌다. 결과는 명확하다. 별 차이 없다.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고 이를 맹신하는 환자들도 많다.
간절한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해하지만 간절할수록 난임전문의를 믿고 따라야 한다. 왜냐하면 난임의 원인마다 해결할 수 있는 치료 기술이 개발돼 있는데 환자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모든 난임전문의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이런 문제를 맞닥뜨리고 해결하는 것을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과제로 생각한다. 나는 환자를 만날 때마다 생각한다. ‘무슨 문제가 있을까? 내가 반드시 해결하고 말테다!’

전투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 같다.
맞다. 여기에 오는 환자들은 모두 어떻게 해서든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환자들이다. 거기에 방법을 알려주고 해답을 만들어주는 것이 내 역할이다. 얼마 전에는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울면서 ‘제발 나가라고만 하지 말아달라’는 환자도 있었다. 폐경이 돼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여기저기서 너무 많이 들은 나머지 또 진료를 거부당할까봐 겁부터 먹은 환자였다.

그 환자의 진료를 맡았나?
해결하지 못하는 난임은 없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한다. 여차저차 많은 노력 끝에 단 한 개의 배아를 얻어냈고 무사히 이식했다. 그 아이가 얼마 전에 태어났다.

생명 하나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다.
진료를 시작한 지 35년이 다 돼가지만 매일매일 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산다. 그 한 명을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지, 결국 그렇게 만나게 된 아이가 너무 소중하고 반가워서 울고 웃는 모습을 보며 매일 행복감을 느낀다. 마음속으로 ‘앗싸, 내가 해냈다’고 소리 지른다.

기억에 남는 환자도 있나?
아무래도 특별히 더 어렵게 아이를 가진 환자들은 다 기억에 남는다. 46세에 초산을 한 환자가 두 명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얼마 전에 출산을 했다. 또 서울에 있을 때의 이야기인데 미국에 살면서 여러 기관을 다 찾아다녔는데도 임신을 못해 결국 한국에까지 와서 임신에 성공한 환자도 있었다. 아직도 종종 연락을 주고받는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올 정도로 우리나라 난임치료 수준이 높다는 얘기인 것 같다.
배양기술 등은 이제 세계에 수출할 정도다. 예를 들어 우리 병원은 호주에도 진출해 있는데 제일가는 난임치료 병원으로 꼽힌다. 웬만한 선진국에는 비할 바가 아니고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 미국에 비해서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저출생 상황에서 난임치료가 희망의 씨앗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난임은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런데 예전에는 경제적으로 물리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는 사람이 많았다. 지금은 지원이 늘어나서 상황이 무척 좋아졌다. 아이를 가지고자 하면 결국 가질 수 있게 됐다. 난임지원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생명이 빛을 보게 된다.

더 많은 환자를 만나기 위해 대구에 내려왔다고 했는데?
지방의 많은 환자들이 어렵게 상경해 진료받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다. 배우자인 강인수 교수도 기꺼이 동의해줬기 때문에 함께 대구로 내려와 새로운 환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제 대구·경북권은 물론이고 동남권 많은 환자들이 서울에 가지 않고도 충분한 수준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환자들이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곤 하는데 나를 믿고 와주는 환자들에게 내가 도리어 더 감사할 따름이다.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사실 이제 체력이 달려 마음처럼 많은 환자를 만나지 못한다. 체력이 닿을 때까지는 한 명의 아이라도 더 태어나게 하는 것이 꿈이다. 그리고 지금도 너무나 유능한 우리 후배들이 간절한 사람들의 소원을 이뤄낼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더 많이 연구하고 훈련해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세상을 가득 채우고 싶다.김효정 기자

난임 지원 정책 어떻게 달라졌나
10년 전엔 생애 2회 불과…
출산 때마다 최대 25회 시술 지원
난임부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난임문제를 사회현상으로 보고 시술비 등을 지원해주는 정책은 해를 거듭하며 확대됐다. 2006년 처음 체외수정시술비를 지원하기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원횟수는 생애 2회로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130% 이하 소득가구만 1회당 155만 원, 기초생활수급자는 255만 원 범위 내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2009년에 지원횟수가 2회에서 3회로 늘어나고 2010년에 선정기준이 전국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로 확대되며 인공수정시술비도 별도로 지원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난임부부의 부담은 컸다. 2014년에는 최대 6회 차까지, 2016년에는 최대 7회 차까지 지원횟수가 확대됐고 소득기준도 완화돼 기준 중위소득 200%를 초과하더라도 제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2019년에는 시술비 지원을 받는 여성의 연령제한이 폐지됐고 체외수정시술의 경우 최대 12회까지 지원받도록 개선됐다.
제도는 점차 개선됐지만 소득기준과 나이의 제한이 엄격해 결과적으로는 제한적인 지원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정부는 2023년 3월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 방향’ 및 2023년 7월 ‘난임·다둥이 맞춤형 지원 대책’에 따라 2024년부터 전폭적으로 지원을 확대했다.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체외수정은 20회, 인공수정은 5회 등 총 25회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난자채취에 실패하는 등 시술이 불가피하게 중단되더라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 실효성을 높였다. 11월부터는 이러한 시술비 지원이 출산당으로 개선돼 추가 임신을 원할 경우 기존에 받은 지원횟수에 상관없이 최대 25회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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