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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위용과 고뇌 혼이 담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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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살아서 남긴 난중일기와 서간첩, 임진장초 등 문헌이 놓여 있다. 이들 모두 국보로 지정돼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개봉을 미뤘던 대작 영화들이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7~8월을 맞아 잇따라 간판을 올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영화 중 하나는 역사물인 (7월 27일 개봉)이다. 제목에서 눈치챘겠지만 이 영화는 이순신 장군(이하 이순신)과 조선 수군이 왜군을 격파한 한산해전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 ‘명량’(2014)에 이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특히 2022년은 한산대첩 430주년으로 그 의미를 더한다. 김 감독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역사적 인물을 그리는 애티튜드(마음가짐)는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난중일기에 충실하면 된다. 이순신 장군이 저술한 난중일기를 따랐다”고 말했다.

국보 제76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는 이순신(1545~1598)이 군에서 쓴 친필 일기다.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 1월부터 노량해전의 승리를 앞두고 이순신이 전사하기 직전인 1598년 11월까지 7년간 매일의 흔적을 기록한 일기로 총 7책 205장의 필사본으로 엮여 있다. 국보 제76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2013년)돼 있다.
사실 이순신은 글을 작성하며 스스로 표지에 ‘난중일기’라는 제목을 붙인 적이 없다.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이순신은 살아서 7권의 일기(임진일기, 계사일기, 갑오일기, 병신일기, 정유일기, 속 정유일기, 무술일기)와 시, 장계(왕에게 보고한 문서) 등을 남겼다. 이순신이 세상을 떠난 지 200여 년이 지난 1794년 그를 충애한 정조가 이순신이 쓴 글을 모아 를 간행하는데 당시 편찬 과정에서 편의상 붙여진 이름이 바로 난중일기다.
난중일기는 무인 관료가 전장에서 느낀 개인적 감상과 역사적 사실을 서술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형식은 일기지만 매일 벌어지는 교전 상황과 그때마다 떠오른 이순신의 소회는 물론 당일의 날씨와 전장의 지형, 서민 생활상까지 세세히 기록돼 있다. 임진왜란 관련 전쟁 자료 가운데 육지에서 벌어진 기록들은 여럿 존재하지만 해전을 다룬 사료는 난중일기가 유일하다.
이순신의 위용과 기개, 고뇌, 번민은 난중일기의 간결하면서도 거침없고 미끈한 복합적 문체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특히 이순신이 지은 문학적 가치가 높은 여러 편의 시도 난중일기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한산대첩의 승전지인 한산도에는 제승당이 있는데 이곳은 이순신이 삼도수군을 이끌며 해전을 지휘했던 본영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읊어봤을 시조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던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도 바로 제승당에서 지었다.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에 있는 수루의 현판에 이순신 장군이 지은 시가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

해전 연구 전문가들의 최고 참고서
이순신을 논할 때 거북선은 바늘과 실처럼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세계 최초의 장갑선으로 알려진 거북선 관련 기록과 거북선을 이용한 전술이 온전히 담겨 있는 난중일기는 해전을 연구하는 전쟁사 전문가들의 최고 참고서이기도 하다.
난중일기에는 임진왜란 직전인 1592년 3월 거북선이 완성됐다는 기록이 등장한다. ‘맑고 바람도 없다. 아침밥을 먹은 뒤 배를 타고 소포에 갔다. 거북선에서 대포 쏘는 것도 시험했다.’(1592년 3월 27일) 이순신의 일기에서는 그가 유비무환, 임전무퇴의 자세로 얼마나 철저히 전쟁을 준비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는 명량대첩을 앞두고 전장에 나서는 수군에게 이순신이 남긴 유명한 어록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 즉 ‘반드시 죽으려 하면 살고, 반드시 살려 하면 죽는다’는 말이다. 조선 수군이 보유한 단 13척의 함대로 왜군 330여 척을 상대해야 하는, 도저히 승리의 빛이라고는 한 줌 보이지 않는 그 절박한 순간에 번뜩인 이순신의 비장함이 이 여덟 글자에 그대로 묻어난다.
난중일기를 보면 새삼 기록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전란의 한가운데에서도 기록에 천착해 하루하루를 꾹꾹 글로 눌러쓴 이순신의 혼이 담긴 일기가 없었다면 조선땅을 지키다가 이름 없이 쓰러져 간 장병들의 넋조차 달랠 길이 없었을지 모른다.

김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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