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지킨 영웅들이 다시 왔다
작성자 정보
- 공감 작성
- 작성일
본문
국가보훈부, 정전 70년 맞아 유엔참전용사·가족 200명 초청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유엔군의 일원으로 파병돼 용전분투(있는 힘을 다해 용감하게 싸움)했던 역전의 용사들이 정전 7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를 다시 찾았다.
유엔 참전국(전투 지원 16개국, 의료 지원 6개국) 중 덴마크를 제외한 21개국 유엔참전용사(64명)와 가족 등 200명은 국가보훈부 초청으로 5박 6일(7월 24~29일) 동안 한국에서 시간을 보냈다. 참전용사와 가족들은 판문점, 부산 유엔기념공원, 용산 전쟁기념관 등을 방문했다.
유엔참전용사 재방한 초청은 보훈부가 유엔참전용사에게 정부 차원의 예우와 감사를 전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올해는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영웅들을 모십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재방한 참전용사 중 최고령은 헤럴드 트롬(95·미국) 씨다. 1950년 미 육군 이병으로 참전해 인천상륙작전과 장진호전투를 치렀다. 트롬 씨와 함께 장진호에서 중공군에 맞서 싸운 패트릭 핀(92·미국) 씨와 고든 페인(92·영국) 씨도 함께했다.
월튼 워커·밴 플리트 장군 후손도 방한
재방한 유엔참전용사 가족 중에는 월튼 워커 장군의 손자인 샘 워커 2세와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의 외손자인 조셉 맥 크리스천 주니어도 포함됐다. 미 8군사령관을 지낸 월튼 워커 장군은 한반도가 북한군에 92% 점령당한 상황에서 마산~왜관~영덕(240㎞)에 이르는 낙동강방어선을 지켜내 인천상륙작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워커 장군은 낙동강 전선에서 국군 장병들에게 “내가 여기서 죽더라도 한국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월튼 워커 장군의 아들 샘 워커도 아버지를 따라 6·25전쟁에 참전해 낙동강방어선전투 당시 중대장으로 싸웠다. 샘 워커 2세는 주한미군에서 헬기조종사로 복무했다. 워커 일가 3대가 대한민국을 위해 복무했다.
밴 플리트 장군은 미 8군사령관을 맡아 중공군의 공세를 꺾고 전선을 38도선 북쪽으로 끌어올렸다. 밴 플리트 장군의 아들 밴 플리트 주니어(1925~1952)는 6·25전쟁 당시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다. 그는 1952년 4월 4일 새벽 1시, 중공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야간 출격 작전에 나간 뒤 돌아오지 못했다.
4형제가 함께 참전한 아서 로티(91·캐나다) 씨는 아들과 함께 재방한했다. 4형제는 정전 후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갔고 다른 형제 3명은 모두 별세했다.
영연방 국가(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일원으로 영연방군(영연방 1사단)을 결성해 함께 싸운 용사들도 한국을 찾았다. 6·25전쟁 당시 격전 중 하나였던 후크고지(경기 연천)전투. 이 전투에 참전했던 호주 출신 로널드 워커(89) 씨, 렉스 매콜(92) 씨, 버나드 휴즈(92) 씨, 마이클 제프리스(90) 씨와 캐나다 출신 빈센트 코트니(89), 영국에서 온 피터 마시(92) 씨가 그 주인공이다.
코트니 씨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캠페인을 최초로 제안한 참전용사다. 턴 투워드 부산은 22개 유엔참전국이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 유엔기념공원이 있는 부산을 향해 1분 동안 묵념하는 캠페인으로 2020년 처음 시작됐다.
방문단에는 전쟁 당시 한국에서 맺은 인연을 찾고자 하는 참전용사도 있었다. 이번 초청으로 처음 방한하는 윌리엄 워드(91·미국) 씨는 전쟁 당시 부산 캠프에서 매일 자신의 빨래를 해주겠다던 12세 소년 창(Chang)을 찾고 있다. 에드워드 버커너(91·캐나다) 씨도 전쟁 당시 초소 청소를 했던 한국 소년(Cho Chock Song)을 만나고 싶다며 당시 찍은 사진을 보훈부로 보내왔다.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 참전용사 ‘아리랑’ 열창
영국 가요경연대회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 최고령 우승자인 콜린 태커리(93) 씨는 영국군 참전용사다. 그는 7월 26일 부산에서 열린 정전협정 70주년 행사에서 ‘아리랑’을 열창했다.
태커리 씨의 방한은 2023년 2월 영국을 방문한 박민식 보훈부 장관이 영국군 참전용사에게 재방한 초청장을 전달해 이뤄졌다. 당시 태커리 씨는 자신이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우승을 했다며 한국 민요인 ‘아리랑’을 박 장관에게 들려줬다.
태커리 씨는 15세에 영국군에 입대해 19세에 6·25전쟁 출전 명령을 받았다. 신혼이었지만 아내를 남겨두고 1950년 9월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327고지전투 등지에서 중공군과 치열하게 싸웠다. 함께 참전한 전우 6명 중 4명이 전사했다. 당시 전사한 전우 4명은 현재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다.
태커리 씨는 2019년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역대 최고령 출연자(당시 89세)로 참가해 우승했다. 그는 ‘아리랑’ 공연에 대해 “영국에서 배를 타고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곳이 부산이었는데 당시 전장에서 부르던 노래가 ‘아리랑’이었다.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기회가 될 때마다 함께 불러 이제는 한국을 떠올릴 때마다 ‘아리랑’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아픈 기억이 많은 한국이었지만 아직도 우리를 기억하고 감사를 전하는 한국에 다시 오게 돼 기쁘다. 유엔기념공원에 잠든 전우들을 위해 ‘아리랑’을 부르겠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출국한 유엔참전용사와 가족들은 최고의 예우를 받았다. 앞서 보훈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재방한 참전용사와 가족이 출입국하면 출입국 절차 간소화와 전용 출입국통로 등 최고의 예우를 갖추기로 했다. 공항에는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알리는 전광판과 가로등 배너 등이 설치됐다.
이경훈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