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근해 108곳 해양방사능 긴급조사

신속분석법 사용 세슘-137·삼중수소 분석 4일 이내로
7월 24일부터 가까운 바다 75곳, 먼바다 33곳 등 총 108개 정점에서 해양방사능 긴급조사가 실시됐다. 조사 결과는 ‘안전’, ‘관심’, ‘위험’ 3단계로 구분해 신호등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정부는 7월 24일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대응 일일브리핑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해양방사능 긴급조사는 우리 바다의 방사능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준비한 방안이다. 기존의 정밀조사는 조사 시점부터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최소 2개월이 걸렸다. 긴급조사는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전처리, 계측시간 등을 줄인 신속분석법을 사용해 해수 중 세슘과 삼중수소를 분석해낸다. 이를 통해 분석기간이 4일 이내로 줄어든다.
긴급조사는 연안의 경우 5개 권역으로 구분해 진행된다. 서남해역, 남서해역, 남중해역, 남동해역, 제주해역에서 권역별로 10일마다 5개 대표정점, 총 25개를 조사한다. 즉 한 달 동안 총 3회에 걸쳐 전체 75개 정점을 조사하게 된다. 원·근해에서는 33개 정점에 대해 월 2회 방사능 조사를 실시한다. 다만 선박을 이용해 시료를 채취하는 방사능 조사는 기상 여건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7월 24일은 남동·남서해역과 제주해역의 배가 예정대로 출항해 시료를 채취할 예정”이라면서 “그 밖의 해역은 기상상태를 봐가며 25일 또는 26일에 출항해 시료를 채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긴급조사 결과는 정밀조사 결과와 함께 국민이 이해하기 쉽게 신호등 형태로 제공된다. 안전·관심·위험의 3단계로 나눠 각각 초록·노랑·빨강으로 표시된다. 정부는 안전 단계 기준을 세계보건기구(WHO)가 설정한 먹는 물 기준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설정했다. WHO의 먹는 물 기준에 따르면 세슘 농도는 리터당 10베크렐,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1만 베크렐을 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안전 기준을 세슘 농도 리터당 0.1베크렐 이하, 삼중수소 농도 리터당 100베크렐 이하로 엄격하게 잡았다. 노란색으로 표시되는 관심 단계가 WHO의 먹는 물 기준과 같다. 위험 단계는 세슘 농도가 리터당 10베크렐을 초과하거나 삼중수소 농도가 리터당 1만 베크렐을 초과할 경우다.
긴급조사 시료분석 결과는 정부의 일일브리핑과 해수부의 해양·수산물 방사능 안전정보(www.mof.go.kr/oceansafety),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nsic.nssc.go.kr) 등을 통해 모두에게 공개된다.

모든 해수욕장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안전’
이와 더불어 정부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을 찾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국내 대표 해수욕장 20곳의 방사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7월 18일 일일브리핑에서는 해수욕장 개장 전에 실시한 검사 결과를 밝혔는데 모든 해수욕장이 특이사항 없이 안전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7월 24일 브리핑에서는 매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조사 결과가 일부 발표됐다. 제주 함덕, 인천 을왕리, 인천 장경리, 전북 변산 등 4개 해수욕장의 방사능 조사 결과는 ‘안전’이었다.
선박평형수에 대한 검사도 실시됐다. 선박평형수란 배의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배 밑바닥이나 좌우 탱크에 채워넣는 바닷물을 말한다. 화물을 싣고 내릴 때 바닷물을 내버리고 채워넣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우리 바다에 유입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해 2023년 1월부터 현재까지 일본 지바현, 이바라키현, 미야기현 등에서 입항한 선박 43척에 대해 실시한 방사능 조사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선박평형수의 안전성을 장담하는 이유는 선박평형수가 두 차례에 걸쳐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국내에 입항하는 모든 선박은 선박평형수관리법에 따라 언제 어디서 얼마만큼의 평성수를 주입하고 배출했는지 입항 24시간 전까지 관할 지방해양수산청에 신고해야 한다. 이 중 일본 후쿠시마 등 6개 현에서 평형수를 주입하고 입항하는 선박은 우리나라 관할수역 밖에서 평형수를 교환한 후 입항해야 하며 대상 선박이 입항하는 즉시 해양수산청 선박검사관이 승선해 평형수 교환 여부를 검증한다.
선박검사관은 국제협약에 따라 기록하고 관리하는 평형수 관리기록부, 평형수처리설비 운전기록, 평형수 탱크 용량 등을 대조해 확인한다. 선박에 설치된 평형수처리설비에는 평형수가 주입되고 배출된 시간과 위치, 평형수의 양이 자동으로 기록되고 저장되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선박검사관은 평형수 교환 사실을 확인하면 방사능 조사를 위해 전용 채수기로 시료를 채취한다. 채취된 시료는 1시간 이내 방사능을 측정해 안전성을 확인하고 있다. 박 차관은 “앞으로도 정부는 국민 여러분께서 우려하시지 않도록 선박평형수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효정 기자

박스기사
국민신청 수산물 방사능 분석 사업
국민이 직접 신청… 117건 모두 ‘적합’ 판정

‘국민신청 수산물 방사능 분석 사업’은 국민이 직접 원하는 수산물 방사능 검사 품목을 신청하고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민 누구나 주 1회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국민이 직접 신청한 수산물 검사 품목 중 가장 많은 신청이 들어온 10개의 검사 품목을 선정해 방사능 검사를 실시한다. 검사 항목은 세슘과 요오드로 세슘은 1㎏당 100베크렐 이하, 요오드는 1㎏당 100베크렐 이하로 검출돼야 적합 판정이 난다. 검사 결과는 ‘국민신청 수산물 방사능 검사’ 누리집(seafoodsafety.kr) 게시판에 게시된다.
7월 26일까지 검사가 완료된 항목은 117건으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7월 24일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수거한 고등어의 경우 세슘과 요오드가 모두 불검출돼 적합 판정을 받았고 7월 19일 목포수협 수산물위판장에서 수거된 갈치 역시 세슘과 요오드 모두 검출되지 않아 적합 판정을 받았다. 신청됐으나 아직 검사가 진행 중인 항목도 모두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