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이어 폭염… “추가 피해 막아라!” 기후변화 시대 재난관리체계 재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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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기상청이 올해 장마가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다는 발표가 나오자마자 이번에는 전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신속히 복구하고 폭염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독거노인·노숙인·쪽방주민 등 폭염 취약계층의 보호 및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현장 점검·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또 야외 근로자들의 작업시간 조정 등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수칙이 현장에서 지켜지도록 점검에 나선다. 폭염으로 인한 도로 시설물 및 철도 변형 여부 등의 점검을 강화하고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관리 강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7월 27일 취약계층 보호 등 폭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긴급지시하고 “재난문자, 전광판, 마을방송 등을 통해 폭염 상황을 신속히 전달하고 폭염 대비 국민 행동요령을 상세히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집중호우 피해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는 7월 26일 오전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관리체계를 재점검했다. 또 재난관리체계를 사후 복구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변환하기 위해 13개 중앙부처 차관급 공무원, 17개 시·도 부단체장과 영상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영상회의에서 7~8월 기상 전망과 호우 피해·복구 상황을 보고받은 이상민 장관은 “현재 우리나라 재난관리체계가 기후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자연재난 대응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행정상 이유로 복구사업이 지연돼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복구사업에 대해 별도의 패스트트랙(법안 신속처리)을 마련하고 재해 예방과 피해복구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대본 회의를 마친 이 장관은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충남 청양군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했다. 다음 날인 27일에는 경북 봉화군·영주시를 찾았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7월 19일 영주시·봉화군·청양군 등 13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피해 현장을 점검한 이 장관은 장기 임시 거처가 필요한 이재민에게 조립주택이나 임대주택을 신속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붕괴주택 정리와 하천제방 응급 복구 작업을 하는 자원봉사자·현장 공무원 등도 격려했다.
행안부는 7월 27일 호우 피해로 응급 복구에 많은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충북·경북 등 9개 시·도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130억 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앞서 7월 17일 1차로 106억 5000만 원을 긴급 지원한 바 있다. 집중호우 피해 현장을 방문한 이 장관은 신속한 복구를 위해 응급 복구비 규모를 예년보다 확대해 총 236억 5000만 원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지자체는 응급 복구비로 지원된 특별교부세를 비탈면·하천·도로 등 피해 시설 임시복구와 호우피해 잔해물 처리 등 시설물 원상회복 전 긴급 조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피해 확산 방지·안전 대책 마련과 이재민 구호활동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행안부는 민간 전문가와 회의체를 구성해 지하공간 침수, 산사태 등 분야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위험 상황에 대응해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피시설과 이에 대한 사전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는 방안을 구상할 예정이다.
농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 마련
농림축산식품부는 7월 26일 집중호우에 따라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농축산물에 대한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이는 앞서 7월 21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의 후속 조치다.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상추 등 시설채소와 육계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배추·무 등 나머지 농축산물 수급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나 앞으로 폭염이 지속될 경우 생산량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직접 침수 피해·일조량 부족에 따른 출하량 감소로 가격이 상승한 상추 등 시설 채소 재배 농가를 적극 지원한다. 피해가 없는 지역의 농산물도 운송비·수수료 등 출하장려금을 지원해 생산량 증대와 도매시장 출하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닭고기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하반기 할당관세 물량(3만 톤)을 8월 말까지 조기 도입하고 필요시 추가로 수입한다. 소비자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매주 가격이 급등한 품목을 선정해 할인(1주일 1인 1만 원 한도 20%, 전통시장은 30% 할인)을 추진한다. 매주 선정한 할인 품목은 농식품정보누리(foodnuri.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수해 지역 영농 피해를 신속하게 복구하고 영농 재개를 지원하기 위해 4개 소속 연구기관(국립농업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각 지역 농촌진흥기관과 함께 일손 돕기와 기술 지원 등을 벌인다. 농촌진흥청은 7월 25일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했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7월 26일 전북 김제시·부안군 일대 논콩 재배단지를 방문해 피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의견을 들었다. 조 청장은 “농촌진흥기관의 인력과 기술, 장비 등을 가능한 한 최대로 동원해 영농현장 복구, 병해충 방제, 농기계 수리 지원에 힘을 보태겠다”며 “수해 농가가 시름을 덜고 일상을 회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농촌진흥청은 7월 26일부터 실·국·부 단위로 20~30명의 지원단을 편성해 피해 복구를 돕고 있다. 복구 지원에는 농촌진흥기관 직원 1500여 명도 동참한다. 앞서 농촌진흥청은 ‘농업기계 응급 복구 지원단’을 조직해 충남 공주시에 파견했다. 침수 농기계 점검과 수리 작업을 하고 있으며 전북 익산시와 경북 지역에서도 농기계 점검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과 소속 연구기관 직원들은 수해 복구와 이재민 생활 안정 지원을 위해 성금을 모금하고 8월 중 성금을 기탁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호우 피해 특별재난지역(13곳)에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해썹) 인증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최고 30% 감면한다고 밝혔다. 수수료 감면 혜택은 오는 12월 31일까지며 식품·축산물 업체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실시한다. 수수료 감면에 대한 내용은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누리집(www.haccp.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 기업의 현장 애로를 해소하고 집중호우 피해 예방을 당부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7월 26일 경기 성남시에 있는 한 자율주행차 부품장비 기업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예방을 독려했다. 이 장관은 제5호 태풍 ‘독수리’ 영향으로 언제라도 집중호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기업·산업단지 관리기관 등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철저한 안전시설 관리와 점검을 통해 예방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산업부는 같은 날 충남 지역 광산 안전 현장점검도 실시했다. 4개 권역 광산안전사무소장, 한국광해광업공단·대한석탄공사 안전본부장 등을 화상으로 연결해 집중호우로 인한 광산 피해 여부와 안전관리 현황 등을 점검했다.
정부는 또 특별재난지역 호우 피해주민에게 시내전화와 인터넷전화 월이용요금 100%, 초고속인터넷 월이용요금 50%를 1개월간 감면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전국 13개 지역 피해주민의 경제적 부담완화 및 생활안정 지원의 일환으로 전기통신사업법, 전파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정보통신·방송·전파분야 지원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별재난지역을 대상으로 이동전화, 유선전화·인터넷전화 및 초고속인터넷 등의 통신서비스 요금 감면과 IPTV(인터넷TV), 케이블TV, 위성방송과 같은 유료방송서비스 요금 감면을 추진한다. 호우로 주거시설이 유실되는 등 장기간 통신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해 이용자가 서비스 해지를 요청할 경우 위약금 없이 해지가 가능하며, 이용약관에 따른 위약금 면제 사유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유료방송서비스 요금은 특별재난지역 내 유료방송사와 협의를 거쳐 기본료 1개월분에 대해 50%를 감면한다. 한편 요금감면 절차는 피해주민이 해당 지자체에 신고하면 통신·유료방송 사업자가 일괄 감면하는 것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폭우·폭염 대응 특별 현장점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7월 26일을 폭우·폭염에 따른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폭우·폭염 대응 특별 현장점검의 날(2차)’로 추가 지정하고 오는 8월 31일까지 산업현장을 일제 점검한다. 지난 1차(7월 12일) 특별 현장점검의 날에는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공단, 응급 복구재해예방기관이 5400여 개 사업장을 점검했다.
고용부는 이번 폭우·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노동관서 및 안전보건공단, 응급 복구재해예방기관 인력을 총동원해 대응할 계획이다. 필요하면 산업현장 일제 점검 기간도 연장할 방침이다.
이경훈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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