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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보호부터 주거·취업 지원까지 스토킹방지법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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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부터 시행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스토킹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취하는 데 충분하지 않았다. 이를테면 2022년 9월 일어난 ‘신당역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2021년 10월 가해자 전주환을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전주환은 적절한 처벌을 받지 않았다. 피해자는 보호받지 못하고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 이후로 더 견고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모아졌다. 7월 18일부터 시행된 ‘스토킹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방지법)’은 스토킹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제정된 것이다. 이 법은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스토킹범죄가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고 스토킹범죄 피해자를 추가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구체적으로 스토킹방지법은 체계적인 피해자 보호 서비스를 시행할 것을 명시했다. 스토킹처벌법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스토킹 신고체계를 구축하고 스토킹 예방·방지를 위한 조사·연구·교육·홍보를 시행한다. 피해자를 보호·지원하기 위한 시설을 설치하고 법률구조와 주거 지원 및 취업 등 자립 지원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회복을 위해 필요한 상담·치료회복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관련 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테면 스토킹범죄 피해자를 위한 ‘피해자 지원시설’이 설치될 수 있다. 주거지까지 침입받은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해도 별도로 분리해 보호할 수 없었던 것과 달리 지원시설이 세워지면 피해자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받을 수 있다. 지원시설에서는 피해를 상담해줄 뿐만 아니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고 법률적으로 도움받을 방법을 알려준다. 피해자가 범죄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는 등의 피해를 입었을 때에는 자립할 수 있도록 취업지원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경찰청(112)이나 여성긴급전화(1366)를 통해 피해 사실을 신고한 후 지원기관으로 연계받을 수 있다.
스토킹범죄 피해에 대한 지원은 단지 피해자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의 가족 구성원도 지원받을 수 있다. 경찰청이 2022년 발간한 ‘2021 사회적 약자 보호 치안백서’에 따르면 스토킹범죄 피해자의 80.8%가 여성이었고 그중에는 자녀가 있는 여성도 상당수다. 이들 자녀에 대한 보호조치도 취해지는데 스토킹방지법에 따르면 가해자로부터 피해자 자녀를 분리하기 위해 주소지 이외 지역 학교에 다녀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스토킹 예방교육 실시해야
스토킹방지법은 스토킹범죄에 대한 사회 인식을 높여 범죄를 예방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각 기관이나 학교에서는 가정폭력 예방교육, 성교육·성폭력 예방교육과 같이 스토킹 예방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수사기관 업무 관련자는 스토킹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7월부터 법무부, 고용노동부, 대검찰청, 경찰청 등 7개 부처 수사기관을 대상으로 ‘스토킹 예방교육 및 2차 피해 방지’ 전문강사 파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층 내실 있는 교육을 위해 예방교육 콘텐츠도 개발 중이다.
직장 내에서 스토킹범죄가 일어났을 때도 피해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규정했다. 이제 가해자 대신 피해자에게 직장을 그만두게 하거나 징계를 주고 전근시키면서 사건을 무마하려는 행동을 할 수 없다. 스토킹범죄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 때문에 집단 따돌림을 당하거나 폭언을 듣는 등의 2차 가해가 이뤄지는 것도 법에 어긋나는 행동이 된다. 피해자가 원한다면 근무지를 옮기는 등의 조치를 취해줘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고용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스토킹방지법 제14조는 스토킹처벌법보다 더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 조치를 규정해뒀다. 이에 따르면 경찰은 스토킹범죄 신고가 접수되면 ‘지체 없이’ 신고된 현장에 출동해야 한다. 스토킹처벌법에서도 ‘즉시’ 현장에 나가 스토킹 행위를 제지하고 서면경고를 해야 한다고 정해두기는 했다. 여기에 더해 스토킹방지법은 업무수행 방해행위에 대한 처벌도 규정해 적극적으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스토킹방지법에 따르면 경찰의 현장조사를 거부하는 등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사람에게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이와 함께 6월 21일 국회에서는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스토킹범죄에 대한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는 것이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말한다. 지금까지는 스토킹범죄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가해자가 피해자를 협박하고 회유하는 일이 종종 일어났다. 개정안에서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폐지된 이유는 이런 2차 가해를 방지하고 가해자를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스토킹방지법 시행과 관련해 “반의사불벌죄 폐지 등이 포함된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이 최근 통과된 만큼 스토킹 방지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며 “스토킹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지원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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