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개 지점서 수층별 방사능조사 후쿠시마 사고 이전과 유사한 농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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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환경공단 해양환경조사연구원 고병설 원장
높아지는 수온 탓에 해양생태계는 지금도 변하고 있다. 늘어나는 바다 쓰레기로 청정해역도 줄어들고 있다. 우리 바다의 건강은 괜찮은 걸까? 날마다 변하는 바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곳이 있다. 해양환경공단 소속 해양환경조사연구원이다. 부산 영도구 해양클러스터에 있는 연구원에서는 우리 바다의 해양환경, 해양생태계, 해양방사능과 관련된 조사를 실시한다. 연구원에서 관찰한 자료는 해양수산부의 정책 수립에 필요한 과학적 기초자료가 된다. 연구원이 담당하는 바다가 전국 해역에 걸쳐 있는 만큼 연구원은 해양 과학자들의 허브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연구원의 주된 조사 활동 중 하나는 해양방사능조사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어느 때보다 바다 안전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이에 해수부는 ‘해양·수산물방사능안전정보’ 누리집(mof.go.kr/oceansafety) 및 해양환경정보포털(meis.go.kr)을 통해 해양방사능조사 결과를 매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 방사능조사 결과는 해양환경조사연구원이 실시하는 해양방사능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연구원이 어떻게 조사를 하는 것인지, 신뢰할 만한 자료를 생산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국민들도 있다. 고병설 원장은 “해양환경조사연구원은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깨끗한 바다를 지키려 노력하는 곳”이라며 연구원의 조사 과정과 방법, 결과는 모두 국민에게 그대로 공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 원장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우리 바다의 방사능조사는 언제부터 시작됐나?
몇 명의 연구인력이 어떤 검사설비를 갖추고 조사하나?
해양환경공단(KOEM)은 2015년부터 해양수산부 해양방사능측정망 사업을 통해 우리 바다의 해수, 해저퇴적물, 해양생물의 방사능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원에는 방사성 핵종별로 분석이 가능한 분석장비가 9종, 22기가 있는데 실험실은 모두 6곳이다. 현재 환경방사능 관련 전문인력 13명이 조사·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해양방사능조사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만큼 분석 장비와 인력 또한 늘어나고 있다.
방사능조사 지점(정점)은 모두 52개다. 이 정점을 조사하면 우리 바다가 안전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나?
해양환경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수행 중인 해양환경측정망이 있다. 측정망의 조사 정점은 모두 425개인데 이 중 최외곽 정점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우리 바다에 유입되는 방사능을 조사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 우리 바다 연안으로 유입되는 해류는 구로시오해류의 지류인 대마난류, 제주난류 등이 있는데 이 해류의 이동경로와 주요 수산물이 생산되는 해역을 중심으로 조사 정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유입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국내 연안을 전수조사하는 것보다 표본조사를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바다 깊이에 따라서도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 52개 조사 정점 중 4개 정점에서는 수층별 방사능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조사를 위한 바닷물과 퇴적물은 어떻게 채취하나?
우리 바다의 바닷물과 퇴적물은 주로 공단이 보유한 해양환경조사선을 이용해 채취한다. 바닷물은 52개 정점에서 2월, 8월에 채취하는데 이 중 29개 주요 정점에서는 4월, 6월, 10월, 12월 등 격월로 추가 조사를 한다. 퇴적물은 전국 연안 45개 정점에서 매년 2월에 조사를 하고 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분석한 국내 연안 방사능조사 결과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과 유사한 농도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계절이나 시간대별로 차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채취한 바닷물과 퇴적물은 어떤 조사 과정을 거치나? 검사 방법과 결과는 얼마나 신뢰할 만한가?
해양방사능조사는 7개 항목에 대해 실시하고 있다. 방사성 세슘(134Cs, 137Cs), 삼중수소, 스트론튬-90, 플루토늄(239+240Pu, 240Pu/239Pu), 전베타에 대해 실시한다. 분석 핵종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시한 제2014-12호 ‘원자력이용시설 주변의 방사선환경조사 및 방사선환경영향평가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선정했다.
예를 들어 해수 중에 들어 있는 방사성 세슘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해수에서 방사성 세슘만 추출하고 농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해수 60리터에 AMP(Ammonium phosphomolybdate)라는 시약을 투입한다. AMP에 흡착된 방사성 세슘만 가라앉혀 분리시킨 후 ‘감마스펙트로미터시스템’이라는 장비로 감마선을 계측하면 최종 농도로 변환된다.
연구원은 방사능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최신 분석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으로 매년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미국환경자원협회(ERA)가 주관하는 국내외 방사능 분야 숙련도시험에 참가한다. 이를 통해 공단이 분석하고 있는 방사능 자료의 정확도를 인정받고 있다.
검출된 방사능농도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 ‘불검출’은 아예 물질이 측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나?
대부분 방사성 핵종은 바다에서 낮은 농도로 존재하고 있다. 낮은 농도 수준까지 측정하려면 많은 양의 시료와 계측 시간이 필요하다. 항상 그렇게 농도를 측정할 수 없으니 필요한 시료량과 계측 시간을 고려해 최소검출가능농도(MDA)를 설정해 그에 맞는 분석법을 사용한다. 따라서 ‘불검출’이란 완전히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최소검출가능농도 미만의 농도값으로 나왔다는 의미다. 일반적인 최소검출가능농도 이하라면 사실상 불검출이라 할 정도로 무의미하게 낮은 농도라 할 수 있다.
바닷물의 방사능농도와 현재 검출되고 있는 연안의 방사능농도에 차이가 있나?
전 세계 바다에는 1950~1960년대 실시된 핵실험에 의해 생성됐거나 대기에서 생성된 방사성 핵종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현재 해수 중 세슘-137의 농도는 1㎏당 1~3마이크로베크렐 정도로 일반적인 해수의 방사능농도 범위다.
우리 바다의 안전에 대해 염려하는 국민이 많다. 연구원은 바다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어떤 활동 계획을 가지고 있나?
연구원은 해양 환경과 생태계를 올바르게 진단하기 위해 정확한 관측 자료를 생산하고 분석하고 있다. 이 자료들은 지금처럼 앞으로도 해양보전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연구원은 앞으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양환경 정보를 공개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효정 기자
박스기사
“방류 오염수, 우리 해역 도달 10년 안팎 걸려”
정부는 6월 15일부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브리핑을 열고 있다. 잘못되거나 부족한 정보로 인해 국민의 우려가 커지는 것을 막고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정확히 제공하기 위해서다.
6월 29일 일일브리핑에서는 국내외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와 그 의미를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방류된 오염수 대부분이 해류에 의해 우리 해역에 도달하기까지는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단 극히 일부는 4~5년 후에 도달할 것이지만 이에 의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우선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유출된 방사성 물질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수행된 연구로는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소와 서울대 해양연구소의 시뮬레이션 결과가 있다. 독일 헬름홀츠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일본 동쪽 해역에 유출된 세슘-137의 농도를 1이라고 할 때 220일 뒤에 1조 분의 1에 해당하는 세슘-137이 제주도 인근 해역에 도달한다. 서울대 연구진의 시뮬레이션에서는 원전 사고 이후 9년 뒤에 대만 주변에 ㎥당 0.01~0.02베크렐 정도만 도달하고 우리 해역에는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쿄전력이 제시한 해양 방출 계획을 토대로 수행한 시뮬레이션은 중국 제1해양연구소와 중국 칭화대의 연구, 우리나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공동연구가 있다. 중국 제1해양연구소의 연구로는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가 방류 5년 뒤에 ㎥당 0.001베크렐의 농도로 우리 해역에 도달한다. 칭화대는 오염수 방류 뒤 일본 동쪽 해역의 삼중수소 농도를 1이라고 했을 때 10년 뒤에 0.01에 해당하는 삼중수소가 우리 해역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공동연구에서는 오염수가 방류된 4~5년 후부터 제주도 인근 해역에 유입돼 10년 뒤에는 삼중수소 농도가 ㎥당 0.001베크렐 내외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종합하면 후쿠시마 앞바다에 유출되거나 방류된 방사성 물질이 국내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 이는 해류 때문인데 방류된 오염수가 구로시오해류를 타고 태평양 북쪽을 가로질러 북미 대륙 인근 해역에 우선 도착한 뒤 적도 근방에서 동남아시아 쪽으로 이동하는 긴 여정을 거치면서 많은 양의 해수와 희석되기 때문이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일본 측이 당초 계획에 따라 제대로 오염수를 정화하고 희석해 방류한다면 우리 해역은 여전히 안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스기사2
해양·수산물방사능안전정보 모두 여기에서!
해양수산부가 제공하는 ‘해양·수산물방사능안전정보’ 누리집(mof.go.kr/oceansafety)에서는 수산물방사능검사 결과와 해양방사능조사 결과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생산단계의 수산물방사능검사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실시한다. 2023년에 실시한 검사 건수는 7월 초까지 4800건이 넘지만 부적합 건수는 한 건도 없었다. 유통단계의 수산물방사능검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실시하는데 6월 중순까지 1만여 건의 수산물을 검사해본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수산물은 역시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 해수부는 지금까지 약 3만 건의 생산단계 수산물방사능검사가 실시됐지만 부적합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바다의 해양방사능조사 결과는 52개 정점을 중심으로 누리집에 공개되고 있다. 지도상의 각 정점을 클릭하면 조사 시점별 바닷물과 퇴적물의 방사능 조사 결과가 상세하게 나온다. 먼바다의 조사 정점에 대한 조사 결과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공개하는 해양환경방사능 감시 누리집(nsic.nssc.go.kr/rad/environRadiation.do#ocean)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 조사 정점은 2020년 22개에서 해마다 늘어 2023년 40개가 돼 촘촘한 조사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정점을 클릭하면 세슘-137과 삼중수소 농도를 알 수 있는데 해마다 이를 정리한 보고서도 공개되고 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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