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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전광판 하루 종일 번쩍번쩍 녹색산업 청년일꾼 ‘100명’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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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라 청년! 열어라 미래!’
2023 잡페스티벌 열리던 날
‘첫 번째 합격자 오*윤’
전광판에 이름이 떠오르자 주위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폐자원 재순환 스타트업 ‘수퍼빈’에서 첫 번째 채용 합격자가 탄생한 순간이다. 취업에 성공한 오상윤 씨는 “꿈만 같다”며 기쁜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 서구에 위치한 창업·벤처 녹색융합클러스터. 6월 26일 이곳에서 열린 2023 잡페스티벌 ‘잡+아라 청년! 열어라 미래!’ 행사에서는 하루 종일 전광판이 번쩍였다. 첫 번째 채용 합격자 오상윤 씨를 필두로 계속해서 합격자 탄생을 알리는 메시지였다. 이날 현장에서는 총 100명의 취업준비생이 ‘취뽀(취업 뽀개기)’에 성공했다. 모두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된 면접을 통해서다. 경쟁률은 최대 30대 1에 달했다.
환경부가 주관하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청년 구직자에게는 녹색산업 일자리를, 환경분야 기업에는 우수한 인력 채용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인천 창업·벤처 녹색융합클러스터에 입주한 녹색기업 33곳과 7개 협약대학(강원대·부천대·영남대·인천대·인하대·전주대·중부대)에서 서류심사를 통과한 대학생 1000명, 인천세무고·한국주얼리고등학교 학생 100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환경부는 “이번 행사는 2022년 시범행사에 이어 2회째 개최되는 것으로 지난해에는 33개 기업이 참여해 100명을 채용했다”면서 “2022년 12월 기준 근속률은 10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가치관이 채용 핵심
구직자들은 예정된 면접을 치르는 한편 기업별로 마련된 부스를 방문해 환경산업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했다. 특히 행사장에 마련된 홍보관 안에는 이번 잡페스티벌에 참여한 33개 기업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제시돼 있어 원하는 기업을 찾아가기 쉬웠다. 현장에서 만난 대학생 임대연·황지후 씨는 기업정보를 살펴본 뒤 소프트웨어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부스를 찾아다니는 중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탄소저감은 당장 전 세계 기업들이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구직자인 대학생들도 환경기업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교수님들이 특히 환경분야 스타트업에 관심을 많이 가지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하는 문희연·정재은 씨는 이번 행사를 통해 환경분야 취업에 대해 막연히 가져왔던 걱정을 덜었다고 털어놨다. 이른바 ‘스펙’으로 불리는 구직자의 자격기준에 대해 직접 기업에 묻고 답변을 들을 수 있어 구직정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두 사람은 각각 폐자원활용과 수질관리를 연구하는 환경기업에 관심이 있다고 털어놨다. 정 씨는 “어학이나 자격증보다는 자기소개서 위주로 평가한다, 전공과 관계없이 다양한 분야에 지원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이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이같이 구직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은 기업들도 “구직자들이 어떤 고민을 갖고 있었는지 알게 됐다”, “연봉·복지보다는 사업 내용에 대해 궁금해 하는 등 달라진 취업시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만족해 하는 모습이었다. 친환경·탄소저감 페인트를 개발하고 있는 ‘이유씨앤씨’ 최장식 대표는 올해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앞두고 5명의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고 했다. 최 대표는 “환경기업은 대부분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학력·경력보다는 성취욕과 진취적인 사고방식을 평가한다”면서 “아직 국내엔 탄소중립 전문가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기업에서도 채용 후 대학원 진학을 지원하는 등 직원들이 환경산업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말했다.
‘두루주’ 주원준 대표는 지난해 잡페스티벌을 통해 3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도 연구와 해외수출 업무를 담당할 인력을 현장에서 선발했다. 두루주는 버려지는 굴껍질 등을 활용해 플라스틱을 대체할 생분해수지를 개발하는 녹색기업이다. 주 대표는 “환경산업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현재는 연구인력 위주로 채용이 이뤄지지만 시장이 확대될수록 기업관리 및 수출인력, 나아가 자체생산을 위한 생산기술 인력의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직자를 평가할 땐 기존에 축적된 지식이 아닌 현장에서의 ‘습득력’을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환경산업은 학문적으로도 크게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 많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 특히 규제와 관련된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캠페인)’이나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환경표지인증 등에 대해선 잘 알아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참가기업들은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과 의식’. ‘사회적 역할에 대한 책임감’을 공통적인 채용기준의 열쇳말로 꼽았다.



‘1호’ 합격자, 환경부 장관과 ‘깜짝’ 만남
한편 이날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현장을 찾아 구직자들을 격려하고 기업 부스를 직접 방문해 산업 현황을 두루 살폈다. ‘수퍼빈’과 ‘에이테크’ 부스를 찾아서는 각 기업이 자체 개발한 자원순환 인공지능 로봇 ‘네프론’과 재활용품 선별 로봇 ‘에이트론’을 시연했다. 특히 한 장관은 네프론을 보고 직접 기계에 페트병을 투입해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기계는 사용자가 쓰레기를 투입하면 ‘라벨·뚜껑을 제거하라’, ‘종이를 섞으면 안 된다’는 등의 안내 메시지를 화면에 나타내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왔다. 분리수거가 완료된 뒤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보상금을 적립해준다. 제품 설명을 들은 한 장관이 “이런 로봇이 많이 보급되면 자원순환에 큰 도움이 되겠다”고 말하자 김정민 수퍼빈 대표는 “지자체가 먼저 제품을 도입할 수 있도록 정부지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자리를 옮긴 한 장관은 첫 번째 현장 채용 합격자 오상윤 씨와 만나 차담을 나눴다. 주최 측에서 ‘깜짝행사’로 마련한 장관과의 만남에 오 씨는 “이런 곳에서 장관님을 만날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장관이 “기업이나 정부에 바라는 점이 없냐”고 묻자 오 씨는 “환경문제는 기업과 정부가 다 같이 해결해나가야 하는 문제”라며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한 장관은 오 씨를 채용한 수퍼빈 측에 채용 시 평가 기준을 묻기도 했다. 수퍼빈 채용담당자는 “환경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공감”이라고 답하고 “사회적 가치에 의미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차이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스타트업에서는 대기업과 달리 직원 한 명 한 명이 잘 만들어진 시스템 역할을 해야 한다. 시스템 안에서만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환경기업도 구직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보상과 처우 등 업무환경을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녹색산업 미래 유망 산업으로 성장… 인력 수요 급증
한편 이날 별도로 마련된 행사장에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주제로 한 최고경영자(CEO)강연과 협약대학 댄스팀의 공연 등이 펼쳐져 잡페스티벌의 열기를 더했다. 또 참가자들이 행사장에 마련된 푸드트럭을 이용하면서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주최 측에서는 다회용 식기와 텀블러, 텀블러 자동세척기 등을 지원했다. 아울러 이력서 사진 무료 촬영, 면접 이미지 메이킹, 진로 및 커리어 상담 등의 부스가 마련돼 취준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을 제공했다. 특히 최근 청년층에서 크게 유행한 MBTI 성격유형검사를 통한 진로상담은 참가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취업포털 ‘커리어’ 성재임 컨설턴트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기 위해선 자신의 특성부터 알아야 한다. MBTI 검사는 자기객관화를 통해 취업에 접근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앞으로 잡페스티벌을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친환경 기업에 대한 지원과 함께 녹색산업 일자리를 더욱 늘려나간다는 구상이다. 한 장관은 “녹색산업은 2025년까지 연간 2조 달러 투자가 예상되는 등 미래 유망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녹색산업이 새로운 혁신 동력이 되도록 관련 기업과 청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조윤 기자

박스기사
2023 잡페스티벌 ‘1호’ 취업자 오상윤 씨
“돈을 좇기보다 사회에 도움되는 일 하고 싶다”



이번 행사의 첫 번째 취업자로 뽑힌 소감이 어떤가?
꿈꾸는 기분이다. 면접을 보자마자 현장에서 합격 소식을 듣게 돼 무척 기뻤고 환경부 장관까지 만나게 돼 더욱 놀라웠다.

‘수퍼빈’에 지원한 이유가 뭔가?
학생 주도 졸업프로그램으로 폐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는데 수퍼빈에서 비슷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었다. ‘쓰레기가 돈이 되고 재활용이 놀이가 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기업 가치관도 마음에 들어 지원하게 됐다.

면접에선 무슨 질문을 받았나?
스타트업이라 정보가 많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알고 지원했는지를 비롯해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전공과 상관없는 직무에 지원한 이유, 성격에 대한 장단점 등을 질문받았다.

녹색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생겼다.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면서 봄마다 극성을 부리던 미세먼지가 깨끗하게 사라진 걸 보고 ‘하늘이 이렇게 깨끗할 수도 있는 거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공(컴퓨터공학)과 환경산업이 관련이 있나?
환경산업은 새로운 기술이 많이 필요한 분야라 이공계 전공자의 수요가 크다. 하지만 신산업 분야기 때문에 연봉이나 복지 등의 근무조건을 생각한다면 조건이 좋은 다른 산업 분야로 취업했을 거다. 하지만 돈을 좇기보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앞으로 환경기업에서 하고 싶은 일은?
이공계 전공이지만 일반 경영분야 직군에 지원했다. 환경기업의 비전을 많은 이들에게 알려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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