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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자리에 선, 시니어의 ‘나 다움’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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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조교수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조교수

‘오늘도 주인공’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개구리 왕눈이’의 캐릭터 ‘아로미’를 연기한 성우인 홍영란 지원자가 출연한 예고 영상을 보면서부터였다. ‘개구리 왕눈이’는 어린시절 정말 열심히 봤던 작품 중의 하나였기에, 호기심을 갖고 영상에 주목했다. 홍영란 님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과거의 텔레비전 앞에 앉았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목소리로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힘에 주목한 경연 콘텐츠의 매력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오늘도 주인공’은 6070 이야기 예술인을 다룬 서바이벌 오디션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야기 할머니’라는 이름이 조금 더 친숙하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닐 때, 이야기 할머니를 만나고 온 경험을 나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주인공’을 통해 직접 ‘이야기 할머니’를 만나면서, ‘이 분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중요한 삶의 한 장면을 만들어 주셨구나’란 생각이 스쳤다. 방송 중에 나온 “이분에게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은 정말 좋겠다”란 말에 유독 와닿았던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목소리를 통한 이야기 극은 가장 근원적인 예술의 분야이기도 하다. 화려한 시각적 자극이 가득한 시대에도, 여전히 아이들은 부모에게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요청한다. 목소리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각자의 마음 속에 다채로운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눈으로 보아야 할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도, 사람들은 오디오 드라마를 통해 목소리로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가장 오래된 이야기의 매체인 오디오는 지금도 그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다소 낡은 것처럼 보이는 ‘전통 이야기 구연’의 매력에 주목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시 목소리의 예술적 힘에 대한 관심이 나타나는 지금이야말로 가장 오래된 목소리로 전하는 이야기의 매력을 새롭게 보여줄 좋은 시기다. ‘오늘도 주인공’은 ‘이야기 구연’을 융복합 이야기극의 형태로 재구성하여 새로운 매력을 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때 ‘이야기 할머니’는 오랫동안 전해 내려 온 이야기의 힘을 누구보다도 잘 표현할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다. ‘이야기 할머니’를 ‘시니어 이야기 예술인’으로 불러드리기 시작한 것에도, 이러한 관점의 전환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어르신들을 바라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 틀의 전환과도 연결된다. 이야기 할머니 사업은 2009년부터 시작되어 많은 어린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의미있는 기회를 마련했지만, 여기에 참여하는 이들을 예술인이란 관점으로 접근하지는 않았다. 이런 점에서 이야기 구연을 ‘전통 이야기극’이라는 전통문화 콘텐츠로서 육성하고, 이야기 할머니를 창작예술인으로 바라보는 것은 의미있는 정책적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어르신들을 기존의 복지 정책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예술 창작자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늘도 주인공’은 노년층이 창작 예술인으로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나가는 변화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주인공 티저 영상 이미지(사진=문화체육관광부)오늘도 주인공 티저 영상 이미지(사진=문화체육관광부)

‘오늘도 주인공’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서바이벌 형식의 경연 콘텐츠의 형식적 특성 때문이다. 서바이벌 경연 콘텐츠의 장점은 참가자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과 더불어 그들의 삶의 모습을 담은 개인적인 서사에 주목하게 한다는 점에 있다. 그동안 다양한 세대의 취향을 고려한 작품들이 확대되어 오긴 했지만, 정작 시니어 세대가 직접 주인공이 되어 경쟁하고 경연하는 자리는 그리 많지 않았다. ‘오늘도 주인공’은 기존에는 반응과 관찰의 대상에 머물렀던 시니어 세대를 정말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그들의 삶에 주목한다. 각자의 삶의 여정 중에서 ‘이야기 할머니’로서 활동 하고 있는 이들의 사연과 열정이 경연의 과정에서 소개된다. 

특히 처음으로 ‘올 캐스팅’을 받았던 오세신 지원자가 ‘이렇게 나에게도 기회가 오는 구나’라고 말하는 순간은 이 콘텐츠의 본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9년차 ‘이야기 할머니’이자 극단에서 활동하는 배우에게 이번 경연은 자신의 기량과 진정성을 세상에 보여줄 중요한 기회였던 것이다. 많은 참가자들이 익숙치 않은 경연의 장에서 긴장을 견디는 모습에서도, 기회에 대한 갈망을 만날 수 있었다. 나이의 한계를 넘어선 기회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오늘도 주인공’이 가진 중요한 역할임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는 사실 서바이벌 경연 콘텐츠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던 춤, 국악, 밴드 음악 등의 매력을 서바이벌의 형식을 통해 소개하며 사람들의 주목을 집중시키고, 숨은 실력자들이 세상과 만나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왔다. ‘오늘도 주인공’이 ‘이야기 구연’이란 영역에서 다시 한번 이러한 순간을 만들어내길 기대하는 이유다.

‘오늘도 주인공’의 첫 방송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훌라 킴’이라 자신을 소개 한 김은혜 지원자에게서 나왔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를 선보인 김 지원자는, 이야기 할머니로서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모습과 함께 자신의 목소리와 밝은 에너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게 원래 나야!” 나 다움을 지키며, 그 모습 그대로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오늘의 주인공’ 들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 아닐까.

우리는 모두, 나 다움을 지키며,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자유와 기회를 원한다. ‘오늘도 주인공’은 그러한 자유와 기회가, 시니어 세대에게도 필요하며, 이들의 도전이 우리에게도 더 풍성한 문화의 저변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이어질 방송을 통해서, 시니어 이야기 예술인의 도전과 성취를 더 풍성하게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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