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씩, 자연 그림을 그렸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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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가의 종합 베스트셀러 코너에 자기계발서가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대개의 자기계발서는 성공과 실패, 부와 가난의 양극단을 설정한 뒤 독자에게 성공과 부를 위해 좀 더 열정적이고 공격적인 삶을 살 것을 요구한다. 뚜렷한 대조를 통한 동기부여는 명확한 목표 설정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동기부여가 오래 지속되거나 반복될수록 마음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성공에 대한 집착이 과하면 이기적인 판단을 하기 쉽고 습관적으로 상대를 의심하며 경계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그래서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사회적 성취를 이루고 경제적 부를 이룬 사람 중에는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고 마음이 공허해지는 정서적 허기를 호소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미국의 존 바그(John Bargh) 예일대 교수는 성공 지향적인 마음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두 가지 실험을 통해 보여준다. 연구팀은 18~22세 대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월급, 승진, 성공 등 돈과 관련된 단어 다섯 가지를 주제로 줬다. 다른 그룹에는 하늘, 나무, 구름 등 자연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주며 10분 동안 글을 쓰게 했다. 해당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글쓰기가 끝났을 때 실험자는 일부러 수십 자루의 연필 뭉치를 실수인 척 떨어트리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돈과 성공에 관한 글을 쓴 그룹의 70%는 떨어진 연필을 줍고 있는 실험자를 도와주지 않았다. 반면 자연에 관한 글을 쓴 그룹은 70%의 학생이 실험자를 도왔다. 월급이나 승진, 돈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 이타성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글쓰기를 끝낸 학생들이 자신이 쓴 글을 주제로 토론하기 위해 서로 마주 볼 수 있도록 의자를 배치했다. 낯선 사람과 대화할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1m 정도의 거리를 둔다. 1m는 서로 팔을 뻗었을 때 닿을 듯 말 듯한 거리다. 실험 결과 자연을 주제로 글을 쓴 그룹은 가깝게는 0.8m에서 멀게는 1.2m까지 평균 1m 정도 거리를 두고 의자를 배치했다. 반면 성공을 주제로 글을 쓴 그룹은 평균 1.2m 이상의 거리를 두고 의자를 배치했다. 좀 더 멀리 떨어져 의자를 놓은 이유는 조금 더 상대를 잘 관찰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단 10분간의 글쓰기 실험만으로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 매일같이 돈과 성공을 생각하며 지내는 사람들의 마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더 이기적이고 배타적으로 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기계발을 위한 인내와 노력은 우리의 삶을 성장하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 집착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마음이 없다면 자신을 위한 노력이 오히려 자신을 점점 더 고립시키는 적이 될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도 존 바그 교수의 실험처럼 하루에 10분 정도 자연에 대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보는 건 어떨까? 물론 산이나 바다를 찾아 온몸으로 자연을 느끼면 좋겠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면 하늘과 바람과 별과 바다와 구름을 생각하며 내 마음을 표현해보는 것이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삶이 힘들고 어려워도, 고단한 일상이 똑같이 반복되더라도 마음만은 푸른 하늘의 여유로운 구름처럼, 밤하늘의 별처럼 평안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랬을 때 성공을 위한 노력이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열정이 될 수 있다.
신기율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마인드풀링(Mindfuling) 대표이자 ‘마음 찻집’ 유튜브를 운영하며 한부모가정 모임인 ‘그루맘’ 교육센터장이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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