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 의한 평화! 역대 최대 규모 압도적 화력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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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군 75주년·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로 화력격멸훈련이 펼쳐졌다. 5월 25일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이하 승진훈련장)에서는 한미 양국 군 71개 부대, 장비 612대, 병력 2500여 명이 집결해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이하 화력격멸훈련)’을 했다. 승진훈련장은 단일 군사훈련장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화력격멸훈련은 국군과 미군이 연합해 육·해·공 합동 전력으로 적을 응징·격멸하는 능력을 과시하는 훈련이다. ‘연합’은 2개 이상 국가가 함께할 때, ‘합동’은 육군·해군·공군·해병대처럼 소속이 다른 군이 같이할 때를 말한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 육군·해군·공군·해병대와 미국 육군·공군이 참여했다.
북한 도발 대비해 실전과 같은 훈련
이날 화력격멸훈련은 북한 도발 시나리오에 기반해 실전적 기동과 사격으로 구성됐다. 첨단과학기술에 기반한 국군의 강력한 군사력을 국민에게 알리고 한미 연합·합동작전 수행력을 향상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훈련은 사전 훈련과 본 훈련(1·2부)으로 구성돼 두 시간가량 진행됐다.
오후 1시 30분. 승진훈련장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관람석(2000석)이 가득 찼다. 군 장병, 공개 신청으로 선발된 국민참관단(300명), 군인 가족을 비롯해 우리나라에서 교육받는 외국군 장교들도 있었다.
오후 1시 34분. 사전 훈련이 시작됐다. 직사각 튜브형 동체에 프로펠러 두 개를 나란히 얹은 형태인 치누크(CH-47) 헬기 2대가 승진훈련장 상공에 진입했다. 헬기 뒷문이 열리자 ‘세계 최정예, 대체 불가’라는 별칭을 가진 특전사(특수전사령부) 특전요원 14명이 낙하산으로 고공 강하했다. 유사시 특전요원은 적 후방이나 주요 지점에 은밀히 침투해 특수작전을 벌인다.
오후 1시 54분. 드론 80대가 대열을 갖추고는 관람석 정면으로 떠올랐다. 드론은 대형을 바꿔가며 ‘한미동맹’ ‘70주년’ ‘압도적인’ ‘군사능력’ ‘힘에 의한’ ‘평화구현’이라는 문구를 만들었다.
오후 2시 30분. 훈련부대장인 육군 제5군단장 김성민 중장이 훈련 개시를 보고했다.
“충성, 지금부터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시작하겠습니다.”
본 훈련 1부가 시작됐다. 1부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북한의 공격을 격퇴하는 시나리오다.
오후 2시 32분. 훈련장 가운데 구역에 화염이 피어올랐다. 북한 장사정포가 대한민국 영토를 공격했다. 우리 군은 대(對)포병탐지레이더를 가동해 적의 위치(표적)를 파악했다. 표적은 북한군 지휘부와 포병부대, 저항 세력이 위치한 곳이다.
압도적 화력으로 적 격퇴
우리 공군의 KF-16·FA-50 전투기 편대(각각 항공기 3대)가 차례로 훈련장 상공으로 진입해 관람석에서 3.5㎞ 떨어진 표적에 항공탄을 투하했다. 표적에서 번쩍이는 화염이 치솟고는 9초 뒤 “쿵” 하는 소리가 밀려왔다. 소리는 1초에 약 340m를 이동하니 표적이 3㎞ 거리에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곧이어 K-9A1 자주포(K-9 개량형), K-55A1으로 구성된 우리 포병이 북한군 포병부대로 가정한 표적을 향해 일제 사격을 가했다.
다연장로켓 ‘구룡’이 발사한 로켓이 훈련장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며 2㎞ 거리에 있는 표적에 명중하자 관람석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한미연합전력이 북한 포병부대를 타격하자 북한군은 일반전초(GOP) 일대에서 전투를 준비했다. 이에 국군은 군집드론(20여 대)을 띄워 전방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에 나섰다. 군집드론은 ‘감시정찰드론’, ‘자폭드론’, ‘소총드론’으로 구성된다.
감시정찰드론(작전반경 5㎞) 8대가 흩어져 전방을 정찰해 표적을 확인했다. 곧이어 자폭드론이 표적을 타격했다. 자폭드론은 작전반경이 10㎞, 오차범위는 1m 이내다.
군집드론에 이어 ‘탱크 킬러’ 아파치(AH-64E) 헬기 4대가 등장했다. 아파치가 전방 표적을 향해 로켓을 쏘자 K2 전차, K21 장갑차, K808 장갑차, 비호복합(대공포·대공미사일), 천호(대공포), 현궁(대전차 미사일)도 화염을 내뿜으며 표적에 화력을 집중했다.
K2 전차가 포탄을 쏘면 포신 끝에서 커다란 화염이 분출하며 땅이 울렁거렸다.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은 관람객들은 ‘지상전의 왕자’인 전차의 위용에 감탄했다. K2 전차는 ‘흑표’라는 별칭이 붙은 세계 정상급 전차로 폴란드에도 수출됐다.
비호복합과 천호는 분당 600발을 쏠 수 있는 벌컨포로 표적을 향해 직사했다. 벌컨이 만든 총성은 고막을 찢을 것만 같았다. 지상 무기의 총공격으로 표적은 포연과 흙먼지로 뒤덮여 형태를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미 연합·합동전력은 압도적인 화력으로 GOP 일대에서 적이 벌인 도발을 성공적으로 격퇴했다.
불굴의 자유 작전
이어진 본 훈련 2부는 대한민국을 침략한 북한군을 완전히 격멸하는 반격 작전이었다. 한미연합군은 ‘하늘의 지휘소’인 우리 공군 E-737 항공통제기와 무인항공기(UAV·드론)로 북한 지역의 핵심 표적을 식별했다.
공군 RF-16 전술정찰기도 출격해 적 후방 지역의 영상·신호 정보를 수집했다. RF-16은 KF-16 전투기를 개조한 항공기로, 각종 탐지 장비를 장착해 100㎞ 이상 떨어진 곳의 정보를 수집한 후 실시간 전송했다.
공군 항공기는 플레어를 내뿜으며 승진훈련장 상공을 누볐다. 실전과 같은 기동이었다. 플레어는 열추적 미사일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어 수단으로 고온의 불꽃을 방출한다.
공군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A가 적 후방 지역을 타격하기 위해 등장했다. 스텔스기는 레이더에 식별되는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 적진 깊숙이 침투해 주요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 F-16 편대가 표적에 폭탄을 투하하자 K-9A1·K-55A1 자주포와 다연장로켓도 표적을 향해 합동 타격을 가했다. 적을 충분히 제압했다고 판단한 공격부대장은 공격 명령을 내렸다.
“현 시간부로 공격 명령이 하달됐다. 전 부대원은 신속히 공격하여 목표를 탈취하라. 이상.”
공격 명령이 떨어지자 아미 타이거(Army TIGER) 전력이 선두에 섰다. 아미 타이거는 드론, 로봇 등을 활용하는 우리 육군의 유·무인복합전투체계다.
곧이어 훈련장 좌우(가·라 고지) 기동로를 따라 우리 육군의 차륜형 장갑차(K-808),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미군 화생방정찰장갑차(NBCRV) 수십 대가 주요 지점을 선점하기 위해 줄지어 진격했다. 아군을 엄호하기 위해 표적에 대한 사격이 쉬지 않고 이어졌다. K2 전차도 중앙 기동로를 따라 목표지점을 향해 달려나갔다.
훈련장은 포성과 포연, 흙먼지로 가득했다. 한미연합군의 진격을 뒷받침하기 위해 아군 공격 헬기가 상공을 휘저으며 지원 사격을 계속했다. 기관포부터 미사일까지 포탄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적을 향해 쏟아부었다.
적이 강하게 저항하자 한미연합군 공격부대장은 근접항공지원을 요청했다. 근접항공지원은 항공기를 이용해 지상군의 작전을 돕는 것을 말한다. 우리 공군의 KF-16, F-15K, FA-50 전투기가 속속 등장해 표적을 향해 항공탄을 쏟아부었다.
근접항공지원에도 불구하고 적이 계속해서 저항하자 한미연합군은 사거리전투를 시작했다. 사거리전투는 북한군보다 우세한 국군의 화기로 적의 유효 사거리 밖에서 적을 격파하는 사격이다. K2 전차, K21 장갑차 등이 표적을 향해 일제히 사격했다.
곧이어 한미연합군은 전투장갑도저(KM9ACE), 유·무인복합체계(MUM-T·멈티)를 활용해 북한군이 설치한 지뢰·장애물 지대를 개척하고 기동로를 확보해나갔다.
K2 전차가 연막탄을 터뜨리곤 포를 쏘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K2가 앞서가자 좌우 기동로에서 대기하던 해병대 장갑차와 미군 장갑차도 K2를 뒷받침했다. K2 전차 뒤편에선 한미 양국 군의 다연장로켓 M270이 적 진지를 초토화했다. 한미연합군 기갑 전력이 거점을 확보하자 5군단 특공연대 장병이 탑승한 수리온 헬기 4대가 가·라 고지에 접근했다. 특공대원들은 로프를 타고 급속 강하를 해 고지를 점령했다.
적 격퇴하자 대형 태극기 펼쳐져
목표를 확보했다는 무전이 전해지고 7번 표적 상공에서 북한군 격퇴를 의미하는 녹색 신호탄이 터졌다. 다 고지에선 승리를 상징하는 대형 태극기가 펼쳐지고 국군의 헬기 11대가 줄지어 연막탄을 터뜨리며 개선 비행을 했다.
적을 섬멸한 한미연합군의 전차와 장갑차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게양하고 흙먼지를 일으키며 돌아왔다. 공군 항공기도 플레어를 아낌없이 쏘며 승리를 축하했다. 5군단 포병은 11개 대포가 동시에 포를 쏴 공중에서 ‘V’자를 만들며 이날 훈련 종료를 알렸다.
화력격멸훈련을 지휘하는 김성민 중장은 “훈련을 준비하면서 자신감 넘치는 한미 장병들의 눈빛과 의지를 통해 압도적인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변함없는 한미동맹의 결속력을 볼 수 있었다”며 “역대 최대 규모로 시행된 화력격멸훈련으로 국민 여러분이 우리 군의 위용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느끼실 수 있는 기회가 돼 더 의미가 크다”고 했다.
육군 제8사단 32전차대대(대대장 김현규 중령) 소속으로 4월 15일부터 승진훈련장에서 맹훈련 중인 이석영 중사는 “드넓은 훈련장에서 자유롭게 기동하며 마음껏 사격할 수 있어 더없이 소중한 기회”라며 “화력격멸훈련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김현규 중령은 “32전차대대는 K2 전차를 최초로 전력화한 부대”라며 “우리 부대가 전차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K-방산 수출 성과도 달라진다. ‘대한민국 대표 전차부대’라는 자부심으로 더욱더 실력을 고도화하고 K2 전차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했다. 김 중령은 “북한이 도발하면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으로 지상전에서 반드시 승리해 영토와 국민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국방부는 “대한민국 국군은 건군 75주년 및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미 군사동맹을 한층 강화해 나가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억제 및 대응 능력과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통해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한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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