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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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했다. 기술적 문제로 비록 하루의 연기가 있었으나, 고흥 반도 상공에 멋드러지게 휘날리는 용(龍)꼬리 화염을 토해내며 하늘로 사라져 우주로 올라갔다. 예정된 783초의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차세대소형위성과 7개의 소형 위성들을 550km 태양동기 궤도에 투입해 발사체로서 첫 실제 임무를 성공했다. 몇몇 큐브위성과 접촉이 아직 없다고 전해지나 원하는 궤도에 위성들을 투입하는 발사체의 임무는 완전히 성공했다.
지난해 2차 발사가 개발한 우주발사체의 기술과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R&D 발사였다면 이번 3차 발사는 민간업체가 참여해 발사운영의 노하우에 대한 기술 이전도 있었지만, 누리호라는 발사체의 품질보증을 확보하기 위한 실용화 시도가 첫번째 목표였다.
1·2차 발사와 달리 이번 발사는 위성이 원하는 궤도와 운영을 고려한 발사 시간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 발사 시퀀스를 조정하는 등 기술적 조정을 했다. 이번 발사를 통해 누리호의 기술적 우수성과 품질의 완전함을 어느 정도 입증했기 때문에 남은 3번의 발사가 모두 성공한다면 우리나라는 이제 우주선진국으로 도약할 것이 확실하다. 실제로 이란과 북한은 우주발사체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용적 위성 발사를 하지 않아 다른 목적을 위한 시험 수단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용발사라는 것은 성능 검증이 목적이 아니라 이미 개발된 발사체가 어떤 조건에서도 동일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조, 조립, 시험 및 평가 과정을 보다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만드는 방법이며 만일에 있을 수 있는 0.1%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기술적 신뢰도를 높여 발사 성공을 보장하기 위한 시험과정이다. 실용발사 과정이 모두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상업 발사를 모색하면서 상업 발사 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발사에는 한화 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해 발사체 기술이전과 발사과정 전체에 참여하고 있다. 국가가 계획하고 개발과 운영까지 담당하는 우주개발의 독점적 주도권이 민간 기업으로 이전하게 돼 기업이 추구하는 혁신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우주기술을 개발했으나 그 성능을 검증할 기회가 없었던 중소기업들이 자신의 기술을 우주환경에서 검증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등 우주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한 의미 있는 시도가 있었던 발사였다.
그럼에도 3차 발사 성공이 우주개발의 종착점이 아님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주발사체는 우주개발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지만 발사에 성공해도 위성발사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개발이다. 즉, 우주발사체는 위성을 정확히 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성능이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적절한 발사 비용도 중요한 요소이다.
뉴 스페이스는 단지 어느 특정한 우주개발 시기를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라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수요와 공급의 관점에서 위성 발사와 경제적 이익의 창출을 추구하는 우주개발의 시대를 일컫는다. 스페이스 엑스와 같은 기업이 혁신 기술로 발사 비용을 대폭 낮추고, 비싼 비용으로 만들었던 위성을 동일한 성능의 저가, 소형위성으로 대체 하면서 나타난 세계적인 우주개발 방향이다. 따라서 뉴 스페이스의 우주개발은 우주발사체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발사 비용을 적정한 수준으로 저감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3차 발사가 성공해도 당장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우주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아주 어릴 적에 우리의 가전제품은 외국 제품에 비해 품질도 좋지 않고 비쌌지만 정부의 수입제한과 강력한 ‘국산품 애용’ 정책으로 국민들은 국산품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많은 불만에도 국산품을 꾸준히 사용하면 궁극에는 좋은 성능에 저렴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그 인내의 바탕에 있었다. 다행히 산업체는 정부가 마련해준 국내 수요를 기반한 기술발전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게 됐고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가전제품 생산국이 됐다.
현재 누리호는 다른 나라 발사체에 비해 위성발사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 항공우주연구원의 진단이다. 스페이스 엑스의 팔콘 9 로켓에 비하면 거의 6~7배 정도의 비싼 것이 사실이다. 막 개발을 마친 누리호와 이미 상업적 경쟁력을 갖춘 발사체의 발사 비용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진정한 발사체의 실용화는 발사 비용에 대한 경쟁력을 어느 정도라도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할 수 있다. 3~6차발사를 거치며 발사 비용의 저감이 얼마나 가능한지 확인하는 작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하는 이유이다. 비싸지만 적정한 수준으로 발사 비용이 낮아져야 ‘발사체 국산품 애용’이 가능하고 우리나라의 위성 발사 수요를 바탕으로 꾸준한 발사 서비스와 지속적인 우주 산업의 육성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누리호의 3차 발사 성공은 분명히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에서 매우 중요한 성과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과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지속적인 위성 수요의 창출과 우주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누리호의 발사 비용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과 정책의 지원이 필요하며 새로운 ‘우주항공청’의 주요업무 중의 하나는 발사 비용의 저감을 위한 정책이어야 한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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