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덧셈이 아니라 뺄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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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건강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는 “뭘 먹어야 몸에 도움이 될까요?”와 함께 의사로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악성신생물(암)이다. 열 명 중 네 명은 태어나서 한 번은 암에 걸린다. 그 네 명 중 한 명은 결국 암으로 생을 마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뭘 해야 하는지 묻는다. 그런데 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뭘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게 더 중요하다.
뭘 안 해야 할까? 담배를 안 피워야 한다. 모든 암의 30%가 담배 때문에 생긴다. 특히 구강암·식도암·폐암·기관지암의 경우 90%가 흡연 때문에 발생한다. 그러니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으면 담배부터 끊으면 된다. 담배 다음이 음식인데 암에 안 걸리는 음식은 없어도 암에 걸리는 음식은 있다. 소시지와 햄 등의 가공육, 탄 음식, 술. 모두가 아는 발암물질이다. 그러니까 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좋은 음식을 찾아서 먹는 게 아니라 나쁜 음식을 먹지 않으면 된다.
암 다음으로 많은 사망원인은 심혈관질환이다. 심혈관질환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빨대 크기의 관상동맥이 막히는 심근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다. 왜 혈관이 막히거나 터질까? 고령·고혈압·고지혈증·당뇨·흡연·유전 때문이다. 나이와 유전은 어쩔 수 없으니 담배를 끊고 고혈압·고지혈증·당뇨에 걸리지 않게 노력하면 된다.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답은 비만에 있다. 비만은 병이다. 비만인에게서 고혈압은 2.5배, 당뇨는 7~20배, 고지혈증은 3배 더 발병한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비만율이 급격히 증가했다. 병원에서 학생 검진을 시행하기 때문에 학생이나 학부모와 상담을 자주 한다. 비만인 학생에게 “자,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하면 대부분 “운동을 할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답한다.
“오늘 선생님에게 잔소리를 들었으니까 가는 길에 햄버거 세트를 먹어서 스트레스를 풀어야겠죠. 햄버거 세트 하나의 열량이 대략 1000㎉입니다. 그 칼로리를 소모하려면 20㎞를 뛰어야 해요. 햄버거 세트 먹고 20㎞ 뛸 수 있어요?”
학생과 학부모 모두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다이어트에서는 운동을 ‘더 하는 것’보다 음식을 ‘덜 먹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굶으면 지방과 함께 근육이 감소하기에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하지만 다이어트의 핵심은 역시나 음식에 있다.
건강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다. 몸과 건강을 위해 좋은 것을 하기보다는 나쁜 것을 하지 않으려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나쁜 것만 하지 않아도 좋다.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빛나는 외모만큼 눈부신 마음을 가진 의사.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서 2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작가이기도 하다.〈히틀러의 주치의〉를 비롯해 7권의 책을 썼다. 의사가 아니라 작가로 돈을 벌어서 환자 한 명당 진료를 30분씩 보는 게 꿈이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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