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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혁신 1년, 현장은 변화 중…남은 4년, 필요한 것은 ‘중꺾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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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김종문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

‘정부는 먼 미래의 고매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우리 눈앞에 존재하는 문제를 제거해야 한다’는 칼 포퍼(Karl Popper)의 주장은 당면한 규제로 인한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규제혁신의 당위성을 지지해준다.

지난 5월 10일은 규제혁신을 강조하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 계기에 국무조정실은 1년간의 규제혁신 성과에 대한 브리핑을 실시하고, 현장을 찾아다니며 제작한 17건의 영상을 사회관계망에 올렸다. 영상을 올린 것은 우리 삶의 구체적인 문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다 생생하게 국민 여러분께 알리고 싶어서였다.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1027건의 규제개선 과제를 완료하였다. 단순히 개선방안을 발표한 것이 아니고, 실제로 법령개정 등을 끝내고 현장에서 시행되는 것만 종합한 것이다. 그 중 경제적 효과 산출이 가능한 152건을 뽑아보니 향후 4년간의 투자유치, 매출증대, 부담감소 등으로 약 70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추정되었다.

이러한 1000여건의 개선건수, 70조라는 수치에 구체성을 더하고 싶었다. 국민들이 흔히 말씀하시는 ‘그래서 도대체 뭐가 달라진거야?’라는 물음에 응답하기 위해 규제혁신과 관련한 현장을 직접 방문하였다. 바뀐 규정으로 인해 실제 달라지고 있는지, 현장에서는 체감하고 있는지, 추가로 개선할 것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였다.

대표적인 현장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경기도 광주에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고도제한 등 규제를 받아왔던 조선백자 가마터가 있다. 지난 해 11월,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문화재의 특성과 중요성 등을 종합 고려하여 문화재 보존지역을 용도지역별로 합리적으로 재조정하기로 하면서, 첫 현장사례로서 해당 가마터 반경 200m 이내에 적용되던 규제를 50m까지 축소하기로 하였다.

그 결과 해당 지역에서 광고물 제조업 소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울상사는 2층으로 증축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늘어난 업무공간을 활용하여 추가 인력 채용을 고려하고 있다.

이번에는 공항으로 가 본다. 지난 3월,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신고대상 물품이 없는 여행자의 휴대품 신고서 작성의무를 폐지키로 하고, 5월 1일부터 신속하게 시행하였다.

신고대상 물품이 있는 경우에는 모바일과 종이 등을 통해 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신고대상 물품이 없는 경우에는 신고서 작성없이 별도 통로로 세관을 통과하도록 하여 국민들의 소중한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99.9%가 신고사항이 없었던 외국인들이 입국과정에서의 불편함을 하나라도 덜어낸다면, 우리 관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 현장은 LG화학이 위치한 당진공장이다. 그동안 정유업으로 보아야 할 지, 화학업으로 보아야 할 지가 불분명하여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은 산단 입주가 어려웠으나 이를 화학관련 업종으로 명확히 하여 입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시설을 소각시설에서 재활용 시설로 보도록 환경규제를 개선함으로써, LG화학은 지난 3월에 3100억원 규모의 열분해공장과 차세대 단열재 공장을 착공하였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여 열분해유를 생산하고, 자체연료 또는 석유화학제품 원료로도 사용이 가능해져 친환경시장의 육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규제혁신 1년, 현장의 변화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1년 동안 많은 정부기관은 규제혁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도록 정부는 남은 4년도 규제혁신의 길에서 ‘용맹정진’ 할 것이다. 규제혁신, 특히 체감도가 높고 중요한 규제를 혁신하고자 할 때는 이해관계 조정을 둘러싼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이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이해관계자의 반대로 규제이슈가 논의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고, 입법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렵다고 외면하거나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끊임없이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면서 한걸음이 아니면 반걸음이라도 전진하겠다는 마음을 꺾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남은 4년도 첫해와 같은 마음으로 우리 국민과 기업인들이 불편을 겪는 불합리한 규제들을 바꿔나갈 것이다. 국민들의 응원과 비판을 동력 삼아 구체적인 삶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 4년 후에 윤석열정부의 규제혁신은 달랐고, 현장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는 평가를 국민들과 기업인들에게서 들을 수 있기를 꿈꾸면서 말이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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