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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자주 화가 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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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자주 화가 날까요? 운전 중에 앞차가 조금만 느리게 운전해도 짜증이 나고, 카페 점원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주문을 받으면 내가 무시당하는 것 같아 분노가 솟구쳐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일에도 화가 나는 자신에게 자괴감이 든다며 공무원인 민서 씨는 고민을 토로했다. 요즘 민서 씨처럼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감정조절이 힘들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들에게 두드러지는 공통점은 말없이 인내해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주위 사람과 그런 식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다. 민서 씨도 주민센터에서 대민상담을 하고 있다. 규정에 맞지 않는 일을 처리해달라는 민원인들을 대하면서 감정의 동요 없이 일을 처리하는 상황을 하루에도 몇 번씩 겪고 있었다. 풀지 못한 분노는 마음에 쌓여 점점 커지고 결국에는 컵에 가득 찬 물처럼 조금만 건드려도 흘러넘친다.
이런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 표현이 자유로운 직업을 찾아 나서거나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대신 분노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분노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현명한 대처가 될 수 있다. 세계적인 평화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의 말씀을 빌리면 분노는 진흙 같은 감정이지만 한편으로는 냄새나는 진흙이 있어야 향기로운 연꽃도 피어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분노란 감정이 없다면 화해나 용서 같은 연꽃의 감정도 생기지 못한다. 이런 감정의 양면성을 이해하게 된다면 분노가 일어나는 순간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동시에 마음은 모든 것을 포용하며 아낌없이 내주는 대지(大地)처럼 관용과 사랑의 본성을 가지고 있음을 믿어야 한다. 믿음은 내가 품고 있는 분노 역시 따듯한 마음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깨달음은 나를 힘들게 하는 상대를 연민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한다. 만약 상대가 평온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를 괴롭히지 않았을 것이다. 마음의 본성을 알아가는 일은 상대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의 내면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마음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내가 품고 있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편견 없이 바라보며 수용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의 과정은 마음에 누적되는 분노를 조금씩 연소하는 역할을 해준다.
인식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실천적인 방법에는 명상이 있다. 명상은 생각이나 마음을 경작하고 계발한다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이때의 계발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창조(creation)가 아닌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성장(develop)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씨앗을 키워 열매를 맺게 하듯 마음이라는 대지에 뿌려진 분노의 씨앗에서 긍정의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이 명상이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하루에 15분 정도 어떤 해석이나 판단 없이 마음에서 일어나는 분노를 조용히 바라보며 힘을 빼고 편안하게 호흡하면 된다. 늘 밖으로 향해 있던 시선을 자기 내면으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얻게 된다. 그 작은 시작이 분노의 악순환을 끊어줄 가장 큰 힘이 돼줄 것이다.


신기율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마인드풀링(Mindfuling) 대표이자 ‘마음 찻집’ 유튜브를 운영하며 한부모가정 모임인 ‘그루맘’ 교육센터장이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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