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자 한 글자가 모여 그림이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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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집안에는 사경(寫經)이라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습니다. 부처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경전을 베껴 쓰는 것입니다. 정광화의 <반가사유>(4폭 중 2폭)는 사경의 세계를 그림이라는 형식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글자가 곧 그림이니 서화는 근원이 같다는 서화동원론(書畵同原論)에 대한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같은 그림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것은 사경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되풀이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각 폭의 그림은 바탕에 <반야심경>이 적혀 있고 그림 중앙에는 황금빛으로 된 반가사유상의 형체가 보입니다. 각 폭은 모두 똑같은 포맷으로 그렸지만 세부에서는 미세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경할 때 글자를 한 자씩 직접 정성 들여 쓰는 것처럼 작가 또한 사경하듯 글자를 써넣었기 때문입니다. 한 글자를 쓸 때마다 매번 물감색을 바꿔가며 붓에 적셨을 테니 그 정성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아름다운 사경화를 감상하면서 부처님오신 날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도 눈부실 듯합니다.
조정육 미술평론가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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