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의 경제부문 성과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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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이다.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동맹으로서 군사안보를 비롯해 공급망, 첨단 과학기술, 문화에 이르기까지 양국간 협력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과 미국은 그동안 강력한 동맹 관계를 바탕으로 점점 고도화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안보 측면에서는 물론 경제 및 기술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을 강화해 왔다.
특히 지난해 5월 양국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번째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합의하며, 경제안보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양국간 협력 수준을 끌어올리자는 데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지난 달 개최된 한·미 간 정상회담은 이전 회담에서 양국간에 합의한 내용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코로나19 팬데믹, 러-우 전쟁 등의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주요 품목 및 산업 분야에서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한·미 간 협력을 강화하자는 양국의 의지는 변함없이 확인됐다.
미국은 국가안보에 중요한 전략물자인 반도체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자국 내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며, 이에 메모리 반도체·파운드리·전기차 배터리 제조 분야에 강점을 가진 한국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이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대해 한국 기업들이 느끼고 있는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한미 양국이 그동안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으며 해당 법 발효 이후 기업활동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약속했다는 공동성명의 내용을 통해 확인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배터리·바이오·자율주행 등을 비롯한 첨단산업과 수소·암모니아, 소형원전(SMR), 핵심광물 등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양국 기업 및 기관간 다수의 업무협약(MOU)이 체결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핵심 및 신흥 기술을 보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민관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당시에는 양국간 기술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대화채널인 기존의 국장급 ‘산업협력대화’를 장관급으로 격상했다는 성과가 있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다양한 MOU는 이전 회담에서 원론적으로 논의한 기술협력의 내용 및 범위를 정하는 한편, 양국간 협력의 주체가 확정됐다는 점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양국간 협력 체계가 마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미래 먹거리로 분류되며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배터리나 자율주행 분야에서 인증 및 표준 협력을 강화하고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수소 및 소형원전 분야 공동 R&D 및 수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정상회담을 통해 공개된 양국간 ‘공급망·기술 파트너십’의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방미 일정은 미국 주요 기업의 한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중요한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윤 대통령은 넷플릭스 CEO와의 면담을 통해 K-콘텐츠 분야에 25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 것을 필두로 미국 내 첨단산업에 종사하는 온세미컨덕터, 플러그파워 등 6개 기업으로부터 총 19억 달러를 투자받기로 했다.
더불어 소재 전문 미국 기업인 코닝사로부터 15억 달러를 투자받기로 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총 59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는 지난해 미국이 약속한 한국 직접투자액의 3분의 2에 달한다. 이러한 미국 기업의 대규모 한국 투자는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품목이자 경제안보에 핵심인 반도체 산업은 물론 수소 등 친환경 분야를 아우르는 첨단 기술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번 미국의 한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공급망 및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난해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양국 관계를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초석을 다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미국의 대규모 한국 투자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 양국은 해당 투자 유치 분야에서 기업간 기술 교류는 물론 공동 R&D 촉진을 목적으로 산관학이 참여하는 정례 협의체를 구성하는 한편, 폭넓은 고급 인재 교류를 위해 비자 요건 완화, 기술인 네트워킹 행사 개최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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