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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국 하늘 넘나들며 국민 생명 지켜 “우린 항상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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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미스 공군 작전팀이 말하는 ‘수단 교민 탈출’ 막전막후

4월 28일 ‘프라미스(PROMISE·약속)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프라미스는 수단에 고립된 우리 교민 28명 모두를 구출한 작전이다.
아프리카 북부에 있는 수단(수도 카르툼)은 홍해를 사이에 두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각선으로 마주하고 있다. 위로는 이집트, 5시 방향에는 에티오피아가 있다.
4월 15일 수단에서는 군대 통합을 두고 정부군(SAF)과 신속지원군(RSF) 간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약 500명이 사망하고 40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국방부·외교부·합동참모본부(합참) 등 외교안보 당국은 하나(One team)가 돼 교민 무사 구출을 위한 작전을 열흘간(4월 18~28일) 폈다.
4월 18일부터 국방부와 합참은 해외 정보망을 모두 가동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정보를 수집했다. 4월 21일 교민 구출 작전을 위해 공군과 육군에 작전 병력 투입 명령이 내려졌다. 이날 오후 4시 53분 공군 수송기(C-130J)가 정비사, 의무인력, 특수임무대원(공군 CCT, 육군 707특임단) 등 약 50명을 태우고 경남 김해기지(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5비)를 이륙했다.
다음날인 4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은 우발 상황에 대비해 해군 청해부대를 수단 근처 해역으로 이동하도록 지시했다. 미국 국빈 방문에 나선 윤 대통령은 워싱턴행 비행기(4월 24일)에서도 위성을 통해 작전을 지휘했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 작전이 전개됐다. 4월 24일 오전 교민들은 공군 수송기를 타고 수단 포트수단에서 빠져나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착륙했다. 곧이어 장거리 운항을 할 수 있는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로 갈아탄 뒤 4월 25일 오후 3시 57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교민 전원 구출에 성공한 프라미스 작전을 이끈 공군 4인방을 만났다. 임무통제관 안효삼 대령, 수송기 C-130J 조종사 윤정한 소령,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조종사 엄기수 소령, 공군 공정통제사 A요원이다. A요원은 임무 특성상 신원을 노출할 수 없어 계급과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다.



작전명이 왜 ‘프라미스’인가?
안효삼 대령(이하 안)
‘대한민국은 언제 어디서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최우선으로 지킨다’는 가치를 갖고 있다. 이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이번 작전 이름도 프라미스로 정했다.

임무통제관의 역할은 무엇인가?
현장 지휘관이다. 작전 현장에서 요원들이 각자 맡은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조정한다. 외교부나 현지 대사관 등과 협력한다. 해외 작전은 그 특성상 실시간으로 정보를 파악하기 힘들어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이번 작전에서도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즉각 파악해 계획을 수정했다.

작전에 투입된다는 소식을 언제 알았나?
투입 가능성은 22시간 전에, 임무 하달은 15시간 전에 내려졌다. 정보 제한으로 현지 상황 파악이 쉽지 않아 우발 상황에 많은 대비를 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장거리 임무 특성상 정신적·체력적으로 힘들겠다고 예상했다.
윤정한 소령(이하 윤) 이륙 3시간 전에야 투입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4월 중순부터 수단에서 벌어지는 소식을 접하곤 ‘우리 군이 투입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엄기수 소령(이하 엄) C-130J가 먼저 투입된 후 추가로 KC-330도 임무에 투입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모든 준비를 마친 후 이륙 명령만을 기다렸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모셔 와야겠다’는 사명감으로 4월 23일 김해기지를 이륙했다.
A요원(이하 A) 임무 투입 하루 전에 들었다. 반드시 교민을 안전하게 귀국시켜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수송기에 올랐다.

비행 거리와 시간은 어떻게 되나?
12개국 영공을 통과했다. 김해기지에서 이륙해 수단 인근 지부티(1만 1300㎞)까지 3개 조(조종사 6명, 2인 1조)가 교대하며 24시간 24분 동안 쉬지 않고 비행했다. 급유를 위해 태국과 인도에 잠시 들렀다가 곧장 이륙했다. 지부티에서 포트수단으로 가 교민을 태웠고 사우디 제다에 교민을 내리기까지 27시간 30분 비행했다. 준비·대기 시간을 제외하고 2만 4000㎞, 총 48시간 50분 동안 비행했다.
10개국 영공을 지났다. 3개 조(6명)가 5시간씩 왕복 약 1만 9000㎞를 비행했다. 김해에서 제다까지 14시간 30분, 제다에서 서울공항까지 13시간, 서울공항에서 김해까지 약 50분 등 준비·대기 시간을 빼고 비행만 총 28시간이 넘는다.



공정통제사(CCT)의 임무와 역할은 무엇인가?
A
공정작전의 선봉에 서는 특수부대다. 육군의 특전사와 역할이 비슷하다. 평시에는 대테러 임무, 항공기 유도 통제, 수송기 화물 투하 훈련을 한다. 한미연합훈련, 타군과 합동 훈련을 통해 전술을 개발한다. 유사시에는 가장 먼저 적지에 침투해 공군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든다.
공정작전은 적을 공격하거나 아군 지원을 위해 항공기에 병력이나 장비를 실어 공중으로 침투하는 작전을 말한다.

교민들을 처음 봤을 때 어땠나?
현지 상황이 불안정해 작전 계획도 일부 변경됐다. 당초 수도 카르툼에서 교민을 구출할 예정이었으나 구출 지점이 변경됐다. 이 때문에 교민들이 36시간 넘게 육로로 이동해 포트수단에 도착했다. 긴장 속에 작전을 지속하느라 힘들었지만 교민을 만난 순간 피로가 풀렸다.
작전 완료까지 임무가 절반 남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교민을 사우디까지 안전하게 모셔야겠다고 다짐했다.
C-130J 수송기를 타고 제다에 도착한 교민을 보니 안전하게 수단에서 탈출했다는 생각에 다행이라고 느꼈다. 먼저 작전에 투입돼 임무를 수행한 동료들도 자랑스러웠다.
A 현지 상황이 좋지 않아 교민들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교민들을 만나 정말 반가웠다.

이번 작전에서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
상황이 급변하다 보니 작전 계획이 변경되고 대기 시간도 길어져 힘들었다. 24시간 넘게 비행해 지부티에 도착한 뒤 피로가 갑자기 몰려왔다. 작전 계획이 변경되는 바람에 포트수단으로 긴급히 이륙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포트수단에 도착했으나 정작 교민들은 차 고장으로 이동이 지체됐다. 초조한 마음으로 22시간을 기다렸다. 이때가 가장 힘들었다.
A 정보가 제한돼 수단 내부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교민 구출 작전 계획을 세우고 우발 상황에 대비해야 했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머릿속으로 작전 계획을 반복해 되뇌며 이미지 트레이닝(상상훈련)을 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교민들이 C-130J에 모두 탑승하고 포트수단을 이륙한 뒤 임무 기장(조종사)이 “무사히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내 방송을 했다. 교민들이 박수로 화답해줬다.
지칠 대로 지친 교민들이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이번 임무를 맡겨준 국가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중요한 작전에 참가할 수 있어 감사하다. 교민들을 무사히 서울공항에 내려주고 기지로 돌아오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
A C-130J 수송기에 교민들이 탑승하고 이륙했을 때 교민들이 안도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

이번 작전을 통해 얻은 교훈이 있나?
지휘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이번 작전은 현지 작전부대와 합참(상위 부대)이 직접 소통하며 진행됐다. 덕분에 불필요한 절차가 없었다. 현장 지휘관의 상황 판단·결정을 존중하고 지휘 체계와 지원 체계를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정확한 정보, 때에 맞는 정보가 있어야 작전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A 군인은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

군인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사명감과 전문성, 소통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명감 없이는 헌신·희생할 수 없고 전문성이 없으면 임무를 완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명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불확실한 실전에 대비하기 위해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안주하면 안된다.
사명감이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인 공군의 일원으로 맡은 바 임무를 열심히 해나가겠다.
A 국가와 국민에 대한 충성심과 어떠한 일이 있어도 임무를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사명감이다.

어떤 군인이 되고 싶나?
언제, 어디서, 어떤 임무를 맡더라도 반드시 완수해내는 군인, 부하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지휘관이 되고 싶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수송기가 활약하는 빈도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전력 증강을 위한 대형수송기 도입을 위한 실무 단계에 참여해 후배 조종사들이 더 큰 작전을 수행하는 데 밑바탕이 되고 싶다.
각자 맡은 역할을 묵묵히 해내는 동료 군인에게 감사하다. 주어진 소명에 최선을 다하는 군인이 되고 싶다.
A 우리 군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항상 준비돼 있다.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군인, 국민에게 믿음을 받는 군인이 되고 싶다.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4월 30일 귀국한 윤 대통령은 다음 날 귀국 후 첫 일정으로 프로미스 작전 관계자들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우리 군이 최단 시간 내 작전에 투입돼 임무를 완수함으로써 우수한 작전수행능력을 보여줬다”고 격려했다.

이경훈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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