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셔틀외교 정상화, ‘대립과 갈등’ → ‘윈윈’ 관계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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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과거사 문제로 인한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윈윈 관계로 변화되고 있다.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한일관계의 물꼬를 텄다. 3월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이어 5월에는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방한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 한일정상회담은 실현되었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2018년 2월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이후 일본 총리로 5년 3개월 만이다. 2021년 10월 취임한 기시다 총리의 첫 한국 방문이기도 하다. 그만큼 한일관계가 소원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는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에 기시다 총리도 적극적으로 화답하여 12년 만에 셔틀외교가 복원된 데에 있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4월 중순경 일본 정부로부터 타진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통일지방선거에서 자민당이 일정한 지지를 얻었고,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을 이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해 국민을 불안에 빠뜨린 시기였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윤 대통령과 함께 열 것이다”라는 적극적인 의지를 가졌다. 한일 정상들이 한일관계 개선에 의기투합함으로써 셔틀 외교는 복원되었다. 이번 셔틀외교는 실무회담의 성격을 넘어 앞으로 한일관계 개선의 방향성과 내용을 채워나갔다는 점에서 그 의의는 크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주목을 받았던 것은 기시다의 과거사에 대한 발언이었다. 기시다 총리는 강제 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 ‘당시 가혹한 환경 속에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한 것에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표명했다. 기시다는 3월 강제 징용 피해자 문제 소송을 놓고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했을 때 일본 정부가 기존 입장을 재차 언급하며 이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는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이번 총리 발언의 배경은 한일관계 개선을 주도한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윤 대통령의 결단에 보답하기 위해 다소 진전된 발언을 했지만 정부 입장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총리 개인의 생각’이라며 ‘마음이 아프다’고 표현함으로써 한국 측에 다가서는 형식을 취했다. 또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추모하겠다’고 밝히면서 행동을 시사하였다.
기시다의 발언은 일본의 정치적 상황과 한국 국민의 입장을 고려한 고심의 표현인 것임에는 틀림없다. 윤 대통령도 “과거사와 관련된 인식의 문제에서는 진심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호응했다. 한일관계는 ‘작은 일보 진전’이 쌓여나가는 과정에서 발전할 수 있었다. 이번 기시다의 발언 속에 담긴 한일관계 개선의 의지는 ‘일보 진전’이라는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리고 후쿠시마 오염수(일본에서는 처리수)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과는 달리 한국의 전문가 시찰단을 받아들였다. 또한 ‘일본 총리로서 자국민 및 한국 국민의 건강이나 해양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태의 방출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표명한 점이다. 한국 내 우려에 대해 기시다가 화답을 한 것이다. 이로 인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IAEA의 검증을 바탕으로 한일 양국이 투명한 절차를 통하여 정보 공유를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한일 양국의 현명한 해법을 기대한다.
이번 회의의 성과는 셔틀외교가 복원됨으로써 한일 양국, 나아가 동아시아 질서, 그리고 국제관계 전반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다. 현안인 북핵 문제에서도 한일 양국은 동일한 위기 인식을 가지고 함께 대응하는 데 힘을 보탰다. 경제안보에서는 반도체의 공급망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서로 윈윈할 것을 약속하였다.
미래 세대에 대한 지원책도 발표하였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역사 문제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안보 환경이 엄중해지는 가운데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한국)이라면 무조건 반대(비판)하는 태도를 버리지 않는 한 미래는 건설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부터 신뢰를 쌓아가며 한일관계 개선의 내용을 충실히 채워나가야 한다.
이번 한일 셔틀외교를 시작으로 지난 시절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한국 외교도 정상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미중 전략 경쟁과 북핵 위협이 고조되는 복합위기의 상황에서 한일관계의 악화는 한국 외교의 걸림돌이었다. 최근 10여 년간 한일 양국이 충돌하던 시기에 세계 정세는 격변했다. 미중 전략 경쟁의 심화, 에너지 정책의 변환, 디지털 전환 등의 변화로 인해 한일 양국은 같은 외교적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최근 한일, 한미, 앞으로 G7 정상회담에 한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윤 정부가 주장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는 본격적으로 가동할 수 있게 되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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