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이상 임금 체불사업주 대출 심사·카드 발급 막힌다

2022년 체불 임금은 1조 3500억 원이다. 이로 인해 24만 명의 근로자와 그 가족이 생계를 위협받았다. 특히 사회초년생인 청년의 임금이 체불되면 학자금대출 상환, 주거비 마련 등에 직접적 어려움을 겪고 신용불량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그럼에도 두 번 이상 체불이 반복되는 사업장이 전체의 30%, 전체 체불액의 80%에 달할 만큼 상습 체불사업주의 비율이 높다는 게 문제다.
정부와 여당은 5월 3일 당정 현안간담회를 열고 ‘상습체불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1년 동안 3개월분 이상 임금을 주지 않거나 ▲다수 근로자에게 5번 이상 체불하고 그 총액이 3000만 원 이상인 사업주는 상습체불자로 간주하기로 했다. 2022년 이 기준에 해당하는 사업장은 약 7600곳에 달한다. 체불액도 8000억 원에 이르렀다.
현재 체불을 반복하는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은 대부분 벌금형에 그친다. 벌금도 체불액보다 월등히 낮은 편이다. 벌금이 체불액의 30% 미만인 경우가 77.6%다. 앞으로 상습체불 사업주는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지원사업, 보조가 1년간 제한되고 공공 입찰 시 불이익을 받는다. 임금 체불에 관한 자료는 신용정보기관에도 공유돼 대출·이자율 심사나 신용카드 발급 등에 영향이 생긴다.

체불 청산 의지 있다면 융자 확대
동시에 사업주가 체불을 청산할 수 있도록 자금융자는 대폭 확대한다. 체불 청산 의지가 있다면 일시적 경영난과 같은 상황은 감안하겠다는 의미다. 까다로운 융자 요건을 없애고 융자 한도는 1억 5000만 원으로 높인다. 상환 기간도 최대 2배 연장한다. 근로자가 받지 못한 임금을 정부가 대신 지급하는 대지급금의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장기 미회수 변제금의 전문기관 위탁, 미변제 사업주 신용제재 등의 법 개정을 추진한다.
정부는 임금명세서 작성 프로그램의 기능을 대폭 개선한다. 사업주가 출퇴근 시간을 입력하면 근로시간, 임금, 각종 수당 등이 자동 계산된다. 근로자는 임금이 제대로 계산·지급됐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임금 관련 분쟁을 예방하고 잘못된 근로계약 관행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임금 체불은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임금 체불 근절이야말로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자 약자보호와 노동개혁의 초석”이라고 밝혔다.

선수현 기자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