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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서 농사 지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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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박물관쌀박물관

관람 정보
관람 시간 매주 화~일요일
(휴관 매주 월요일, 1월 1일, 명절, 근로자의 날 및 법정 공휴일)
하절기(3~10월): 오전 9시 30분~오후 6시
동절기(11~2월):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
입장 시간 오후 5시까지 | 관람료 무료
주소 서울 중구 새문안로 16 농협중앙회
문의 02-2080-5727





“농업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합니까? 중요하니까 가장 중심에 있어야죠.”
4월의 화창한 봄날, 서울 중구에 자리 잡은 농업박물관쌀박물관(이하 농업박물관)을 찾았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박물관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사대문 안에 농업박물관이 있다고 하니 신기했다. 농업박물관은 지방이나 특산품이 유명한 곳, 농업과 유래가 깊은 유적지에 있는 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이 발동한 탓이었다.
게다가 농업박물관 앞에 쌀, 보리, 밀, 부추에 콩, 목화까지 제법 규모 있는 야외농원이 자리하고 있어 더욱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야외농원 한쪽의 원두막에는 인근 직장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주변으로는 마을 앞 넓은 마당이나 정자나무 아래 설치해두고 공동으로 사용하던 연자방아, 나락뒤주(탈곡한 벼를 저장하는 곳간) 같은 농업 관련 아이템들이 설치돼 있었다. 고층빌딩 숲 사이로 푸릇푸릇한 농원의 밭이며 농기구들이 이질감 없이 잘 어울렸다.
“농원의 규모가 생각보다 크다.”
“원두막과 넥타이 맨 직장인이 예상 외로 잘 어울린다.”
문석근 농업박물관장을 만나자마자 박물관 입구에서 받은 인상부터 쏟아냈다. 문 관장은 “다들 그렇게 말한다”면서 “서울 사대문 안 도심 한복판에 농업박물관이 있는 것에 우리 농업인들은 굉장히 자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과 관련 없는 도시와 또 그 안의 도시민들이 이곳과 잘 어울리는 것은 그만큼 농업이 우리의 뿌리이기 때문이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아이들 역시 이곳에 오면 농업이 자신과 관련이 깊다는 것을 바로 알게 된다”고 덧붙였다.



농업은 강력한 교육 콘텐츠
농업박물관 최윤희 학예실장은 박물관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반응만으로도 농업이라는 콘텐츠가 교육적으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농사라고 하면 도시의 아이들은 대부분 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농사의 역사부터 살펴보기 시작하면 농업이라는 것이 도시에 살고 있는 자신의 일상과 크게 동떨어진 것이 아니고 굉장히 관련이 깊다고 생각하게 된다.”
여느 박물관처럼 관람하고 체험하는 과정이야 대동소이하다 해도 관람 전후 인풋(input·입력)과 아웃풋(output·출력)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요즘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되는 ‘농업’이 ‘박물관’과 만나면서 어떻게 ‘농업박물관의 인기 있는 교육 콘텐츠’로 거듭났는지 더 궁금해졌다.
박물관은 농업박물관과 쌀박물관 두 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중심이 되는 농업박물관은 농업역사관, 농업생활관, 농업홍보관 등 3개의 전시관과 전통 논, 밭 등이 있는 야외농원으로 구성돼 있다. 쌀박물관은 1층에 쌀역사관, 쌀사랑관, 스마트팜 등이 있고 2층은 스마트팜체험, 요리체험 등을 할 수 있는 교육공간으로 돼 있다. 1987년 개관 당시에는 농업박물관만 있었으나 2012년 쌀 소비 촉진 향상을 위해 쌀박물관을 추가로 개관했다.
관람은 1층 농업역사관에서 시작한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농업 발달사를 중심으로 한반도 농경의 시작부터 농사도구의 발달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특히 디딜방아도가 그려진 황해도 안악군에 위치한 고구려 안악3호분 모형과 삼국시대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저수지 벽골제의 당시 모습 및 축조과정 등이 실감나게 재현돼 있다. 2층 농업생활관은 농경민속, 농가주택, 전통장터 등 옛 농촌의 일상이 사실적으로 꾸며져 있어 마치 테마파크에 온 것 같다. 최윤희 학예실장은 “요즘 박물관은 미디어라든지 첨단기술을 많이 활용하는데 아날로그 방식의 전시실에서 오히려 아이들의 호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달 전 예약은 기본! 인기 만점 스마트팜
농업박물관은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내 농장’처럼 느끼게 해준다. 박물관의 목적을 전시, 단순 관람에 두기보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교과서와 연계하는 등 실제 체험에 중점을 뒀다.
요즘 가장 잘나가는 프로그램은 쌀박물관에 설치된 스마트팜 체험이다.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등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원격·자동으로 온습도·빛·이산화탄소(CO2)를 제어하고 작물의 생육환경을 유지·관리하는 미래형 농장이다. 고부가가치 샐러드 상추류인 버터헤드(butterhead), 로메인(romaine), 카이피라(caipira), 이자벨(ezabel) 등을 심어 아이들이 수확할 수 있게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직접 식물을 수확해보는 기쁨뿐 아니라 첨단과학이 적용된 시설을 통해 농업이 과거의 것이 아닌 미래의 산업임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도심 안에서 쉽게 경험해볼 수 없는 체험이라 한 달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는 ‘어린이 농업탐험대’도 매달 선착순으로 신청자를 받는데 금세 마감된다. 이 프로그램은 농업박물관 상설전시를 중심으로 교과서와 연계해 농경의 역사 및 촌락의 변화,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농업에 대해 학습한다. 과제를 제출해야 하는데 1대 1로 학예사가 꼼꼼하게 피드백을 해줘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다.
주말 프로그램 ‘신비한 농산물사전’도 유명하다. 야외에서 재배하는 제철 농산물을 직접 관찰하고, 만져보며 기록하는 체험활동이다. 농업박물관 야외농원 작물 중 ‘다년생 채소, 부추’ ‘5월은 모내기철’ ‘땅속 기운 가득한 땅콩’ 등 월별 주제를 정해 해당 농작물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활동지에 기록해 참여에 따라 거의 1년 농사를 짓는 셈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동화책으로 듣는 농경문화이야기’ 프로그램의 반응이 뜨겁다.
“매월 선정된 그림책을 박물관 농업생활관 농가 앞에서 읽어준 후 관람하는 프로그램이다. 구연동화 선생님이 동화책을 실감나게 읽어주는데 사실적으로 재현된 농가에서 읽어주니 아이들의 몰입도가 대단하다.”
농업박물관 김수미 학예사의 설명이다. 김 학예사는 “전래동화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똥이 나오면 아이들은 박장대소한다”면서 “똥이 거름으로 어떻게 활용됐는지 전시된 농기구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내용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유치원 단체 프로그램으로 기획됐지만 인기가 높아 개인들이 자체적으로 팀을 짜 예약문의를 할 정도다.



농사 지으러 박물관 가요
시기별 진행 차이는 있지만 온·오프 상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방학 특별 프로그램, 단체 및 개인 프로그램, 인근 학교들과 연계한 교육 기부 프로그램과 시즌별 이벤트 행사까지 더하면 농업박물관의 교육 프로그램은 수십 개에 이른다. 농업박물관이 교육을 통해 전달하려는 것은 단순히 농업의 중요성이나 우리 농산물에 대한 우수성을 알리는 것이 아니다.
“내가 먹는 밥 한 공기의 쌀, 반찬의 채소를 누가 심고 어떻게 키우고 언제 수확해서 우리 집 식탁까지 오르는지 아이들은 박물관을 통해서 또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친밀하게 이해한다. 우리 아빠가 농부도 아니고, 우리 집은 도시에 있지만 농업이 우리와 동떨어진 게 아니게 되는 것이다.”
농업박물관 문석근 관장은 자연의 소중함은 물론 농경문화의 협동정신을 보여주는 두레와 품앗이 등의 전통가치도 훌륭한 교육적 콘텐츠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농산물에 친밀감을 느끼고 편식을 고치는 아이들도 있으니 농업이 얼마나 대단한 거냐”며 웃는다.
농업박물관이라고 하면 새로운 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틀렸다. 봄에 씨를 뿌리고, 뜨거운 여름 내내 가꿔, 가을에 수확하고, 겨울이면 다음 해 농사를 준비한다. 논과 밭은 1년 사계절 동안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계절마다 절기마다 작물마다 보여줄 것도 알려줄 것도 많다. 그래서 늘 새로운 곳이다.

강은진 객원기자

박스기사
농업박물관 대표 인기 프로그램



쌀박물관 스마트팜 체험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원격 및 자동으로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스마트 실내농장으로 직접 작물을 수확해볼 수 있다. 체험을 원할 경우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하면 된다.(참가비 3000원, 가족당 1포기 수확 기준)

어린이 농업 탐험대
교과서와 연계해 학습하고 탐구하는 온라인 프로그램이다. 총 3회 차로 구성됐는데 차시마다 ‘정리 콕콕, 사고력 쑥쑥’ 과제를 통해 개인별로 학습내용을 정의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참가 어린이들은 온라인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제출한 과제에는 학예사의 1대 1 피드백이 뒤따른다. 매달 100명 정원으로 농업박물관 교육카페(cafe.naver.com/agrimuseum)에서 신청을 받고 있다. 수료생은 봄부터 가을 수확까지 농업박물관 야외농원의 재배 작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현장심화교육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동화책으로 듣는 농경문화이야기
농경문화를 주제로 매월 선정된 그림책 이야기를 박물관 농업생활관에 있는 농가 앞에서 실감 나고 생생하게 읽어주는 유아 단체 프로그램이다.
※ 각종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 안내와 신청은 누리집(www.agrimuseum.or.kr)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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