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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자린고비, 짠테크 : ‘거지방’ 몰린 짠돌이 짠순이, 절약을 놀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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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을 유독 체감하는 요즘이다. 먹거리, 주유비, 전기·가스·수도 요금 등 안 오른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물가 상승 속도를 월급 인상 속도가 따라가질 못하니 실제 소득은 줄어들어 통장은 곧 ‘텅장(텅 빈 통장)’이 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를 기록하며 2022년 6월 이후 계속 기준값인 100을 밑돌았다. CCSI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가 경제 상황을 낙관한다는 의미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 돌파구를 ‘짠테크’에서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짠테크는 구두쇠처럼 인색한 ‘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다. 한때 ‘욜로(You Only Live Once·한번 사는 인생 제대로 즐기자)’, ‘플렉스(flex·돈 자랑)’에 대한 외침은 사라지고 ‘절약이 미덕’이란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고정 지출을 최대한 줄이려는 소비문화가 주목받으며 각종 절약법도 공유된다. 가계부 작성은 기본 냉장고 파먹기, 무지출 챌린지(도전) 등 노하우 공유는 물론 짠테크 경쟁이 넘쳐난다.



점심값 아끼기는 알뜰족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등장했을 정도로 외식 가격이 급등하면서 도시락을 선호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편의점 도시락 수요도 커졌다. 주요 편의점의 2023년 1분기 도시락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 내외로 급증했다. 도시락 값이 올라서 매출이 늘어난 건 아닐까 싶지만 오히려 5000원 이상인 도시락 판매량은 줄었단다. 더구나 대학가와 회사 상권에서 매출이 급증했다고 하니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소비를 줄이기 위해 한 선택이라고 해도 무방해 보인다.
여기에 편의점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할인도 받는다. 월 이용료를 내면 한 달 동안 일부 메뉴를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데 이용료보다 할인 요금을 키우는 전략을 쓰는 것이다.

기프티콘 시장 파고든 중고거래
중고거래를 통한 알뜰 찬스 활용도 다양하다. ‘당근마켓’이 아닌 ‘니콘내콘’, ‘팔라고’, ‘기프티스타’ 등의 기프리콘 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서다. 판매자는 선물 받은 기프티콘을 일정 조건에 맞춰 현금화할 수 있고 구매자는 원하는 상품을 저렴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앱들이다. 기프티콘은 보통 10~20%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데 커피는 약 1000원, 영화 관람권은 5000~6000원, 치킨은 2000~3000원 저렴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2월 ‘이쿠폰서비스’ 판매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13억 원(29.7%) 증가한 7039억 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기프티콘 중고거래의 신장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알뜰폰은 통신비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단이 됐다. 이용자의 약 70%를 MZ세대가 차지하면서 알뜰폰은 중장년층이 주로 이용한다는 통념을 깼다. 알뜰폰 비교·분석 플랫폼 ‘모요’에 따르면 2023년 1월 연령별 가입자 분포는 20대 35%, 30대 33%, 40대 15%, 10대·50대 이상 17%였다. 알뜰폰 서비스 ‘리브모바일(Liiv M)’ 가입자도 약 60%가 2030세대로 나타났다.
소비 생활을 공유하며 절약을 독려하는 ‘거지방’도 등장했다. 주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열리는 거지방에서는 참여자들이 소비를 기록하고 절약팁을 나눈다. 신랄한 채찍질이 동반되지만 자신의 소비를 되짚어보는 기회로 삼는다. ‘1100원짜리 생수 사서 마셨다’는 글에는 ‘물은 회사 가서 마셔라’, ‘오후에 비가 온다는데 좀 더 기다리지’ 같은 답변이, ‘음원사이트 구독료 지출했다’는 글에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독은 정기구독이다. 당장 해지해라’, ‘길 가다 음악이 들리면 멈춰서 들어라’ 같은 답변이 돌아오니 정신을 쏙 차릴 수밖에. 혼자 하면 자칫 어려운 절약 과정을 놀이로 풀어내며 즐기는 모양새다.

티끌 모아 큰 티끌 만들기
절약의 근육이 좀 붙었다면 짠테크의 다음 단계는 간단한 소득 올리기로 나아간다. 이른바 ‘티끌 모아 큰 티끌 만들기’다.
금융 플랫폼 ‘토스’의 만보기를 이용하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모을 수 있다. 1000걸음, 5000걸음을 완료하면 각각 10원씩, 1만 걸음을 걸으면 20원을 받는다. 만보기 앱 ‘캐시워크’에서도 하루 1만 보를 걸으면 100캐시를 쌓을 수 있다. 퀴즈를 풀면 10~20캐시를 받을 수 있는데 정답을 공유하는 오픈 채팅방까지 생겨났다. 삼성 금융사 통합 앱 ‘모니모’ 이용자는 매일 5000보를 걸으면 10~100원 사이의 무작위 보상을 받는다. KB 스타뱅킹 앱은 1주일에 3만 5000보 달성 시 100원, 7만보 달성 시 500원을 적립해준다.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에겐 일석이조의 효과인 셈이다.
H포인트(현대백화점), 신한플레이(신한카드), 리브메이트 앱 등에서 매일 퀴즈를 풀면서 포인트를 받기도 한다. 옛날 옛적 굴비를 천장에 매달아 반찬으로 삼은 자린고비를 보며 사람들은 그 인색함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신(新)자린고비의 절약법은 유쾌하다. 절약에 도전하는 과정을 누리소통망(SNS)에 공유하고 서로를 독려한다. 절약하는 자세를 폄하하기보다 각자를 돌아보고 이룬 성취라고 해석한다. 소비 다이어트를 고통이 아닌 그들만의 놀이 방식으로 재미있게 실천한다. 알뜰함의 기쁨을 맛본 젊은 세대가 미래를 위해 더 큰 목표를 세워가니 이처럼 큰 달성이 또 있을까? 삶을 주도적으로 가꿔가는 즐거움은 덤이다.

조이현 객원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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